일상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를 온 지
어느덧 삼 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이도시는 모르는 것 투성이이다.
내가 좋아하는 산책을 하면 동네를
알아가는 시간들.
조금 천천히 느리게 걸어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차장 밖으로 휙휙
지나갔더라면 놓치고 말았던
것들.
골목길 안에 숨어있는 청국장
맛집, 순댓국 맛집을 발견하고
담쟁이넝쿨이 낙엽이 앙상하게
이층까지 휘감고 있는 집이 나를
멈추게 했다. 저 집의 여름 무성한
초록을 상상하며.
넓은 마당 정원이 유난히 예쁜 집
잘 관리된 잔디와 감나무, 덩굴장미,
이름 모를 정원수가 낮은 담 사이로
보이면 사계절 변할 이 집의 정원이
사뭇 궁금해진다.
북적이는 식당 앞의 소음에 멈춰
서고 어떤 음식 맛집일까,
이 집의 시그니쳐 메뉴는 무얼까?
"다음엔 꼭 여기서 밥을 한 번
먹어봐야지'
혹 잊어버릴까 폰에다 굳이 사진을
찍어놓는다.
몇 발자국 겨우 걸었을 뿐인데
꽃집이 보였다.
'아 다음 기념일엔 여기에서
꽃을 사가야지"
후리지어가 쇼윈도에 나와있으면
한 묶음 사다 식탁 위 화병에 담아
봄을 맘껏 즐겨야지 하는 생각이
머물고 골목마다 제각각의
이야기는 쉴 새 없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가보지 못한 골목길 호기심이
한가득 쌓이고 돌다 보면 어느덧
한 시간이란 시간이 후닥닥
지나가버린다. 내일은 도로 건너
반대편 골목길이 기다리고
있다. 나에겐 모든 게 처음인
이 도시의 골목길 여행은 설렘
가득한 발견의 연속이다.
매일 문밖 산책으로
마음은 벌써 이 동네를 오랫동안
산 사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