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이룩한 자들만이 그 과실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물려받은 자유는 규정된 자유란 이름으로 그 의미를 상실한다. 세대를 넘어 물려받은 우리의 자유는 이미 썩어버린 뒤인 걸지도.
12월 3일의 밤에 우리는 다시금 자유의 의미를 곱씹었다. 우리가 누리던 모든 자유를 떠올렸다. 우리가 사랑하는 가족, 연인, 친구들과 세대를 건너온 아픔을 떠올렸다. 우리는 같은 자유를 누리고 같은 아픔을 물려받았다. 우리는 같은 시대를 살고 같은 두려움에 떨었다. 하지만 우리가 가진 자유는 이미 그 의미를 상실했는지 모른다. 짧고도 길었던 12월 3일의 밤이 지나고 해가 뜨기까지 그 짧은 순간조차 우리는 서로를 의심하고 물어뜯었다.
병든 사회에서 우리는 스스로가 병들진 않았는지 끊임없이 의심해야 한다. 우리가 가진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되내어야 한다. 우리의 본질이, 우리의 존재가 병드는 것을 막아야 한다. 세대로, 성별로, 색깔로 사람을 나누는 이 사회에서 우리 자신이 희석되게 두어선 안된다. 검정 아스팔트 안에서도 모래 알갱이 하나를 찾아내어야 한다. 우리는 자유란 이름 아래 하나이자 우리 자신으로 존재해야 한다. 우리의 자유가 서로 다른 이름으로 규정된 지금, 자신을 잃어버린 이들이 너무도 많다.
우리는 모두 자유를 물려받았음에도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는 스스로를 규정하고 자신의 자유를 품지 못한다. 우리가 물려받은 한 줌의 자유마저 빼앗길 순간에도 그 슬픔을, 그 분노를 다른 곳으로 돌려버리고 만다. 우리는 하나가 되지 못한다. 다른 생각과 다른 이념을 가진 우리를 하나로 묶던 자유는 이미 썩어버렸으니.
우리는 새로운 자유를 찾아내어야 한다. 우리가 이룩한 자유를 품고 살아가야만 한다. 더는 자신을 규정해서는 안된다. 어떤 뜻을 품고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일지라도 그 본질은 자신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규정된 자유 아래 스스로를 잃어버려선 안된다. 자유란 본디 물려받는 것이 아닌 찾아내는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