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익숙해지고, 고민은 점점 늘어났다.

by 글너머

비교는 이만 접어두고!

난 꾸준히 컨텐츠를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다. 두 계정을 운영하는 건 사실 그렇게 힘에 부치지 않았다.

사이드잡이 아니었기 때문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고 내가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 몇몇

지인들은 나보고 대단하다고 말해줬지만 정말 겸손한 척 하는게 아니라,..

메인 잡이 없으면 할 수 있다. 남아도는게 시간인데 그 시간동안 이 두 계정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건

게으름의 소산이라고밖에 할 말이 없으니.


꽤 늦게 시작한 만큼(물론 시작에 늦는 건 없지만)나름 빈틈 없이 살아가려고 노력했던 나는 컨텐츠를

매일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힘들지 않았던 또 하나의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소재였고, 이번 계정 운영으로 무언가를 디자인하는 것, 그리고 한 주제에 따라 큐레이션 하는 것도,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걸 사람들한테 소개하는 것도.

꾸준함의 큰 동력이 될 수 있는 건 무엇보다 의욕이고 그 의욕의 동력도 여러가지겠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얼마나 그에 몰두 할 수 있을만큼 열정과 애정을 가졌느냐 일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랬으니까.


하지만 매번 크리에이티브하게 구상해야 하는 컨텐츠의 구성은 제하고라도,

디자인 툴에 익숙해지고, 편집 프로그램에 익숙해지다 보니 제작하는 시간도 짧아지고 처음 시작했을 때의

치열한 고민 같은 건 조금씩 사라져갔다.

물론 항상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이 곧 성장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고, 어느 정도 익숙해지는 건 안정감을

가지게 되었다는 뜻이니 그것도 그거 나름대로 좋지만 내 성향이 그걸 가만 두지 못했다.

계속해서 힘들게 뭔갈 짜내고, 그래서 결국엔 만들어내야만이 성취감을 느끼는 사람으로서 점점 생각없이

만들어가는 것만 같은 하루하루 또 조금씩 남아도는 시간이 내 스트레스 지수를 높여갔다.


게다가 계정을 운영하다보면, 아 내 계정의 팔로워들은 어떤 걸 더 원하는구나를 알게 된다. 그야 가시적인

지표들이 있으니까 그건 쉽다. 내 계정에서 인기가 많은 게시물은 글귀나 책들의 소개/ 또는 영화였다.

물론, 그들의 니즈를 파악해 컨텐츠를 만드는 건 중요하지만 내 첫번째 계정이 추구하는 건 그거 말고도

많았는데.. 내 계정이 눈에 보이는 것에만 휩쓸려 편향된 큐레이션만 하는 건 아닐까 라는 고민도 얹어졌다.

뭐 팔로워들이 엄청나게 많지도 않은 주제에 벌써부터 너 아이덴티티를 고민하고 있는게 섣부른 생각

아니냐는 엄마의 말도 물론 일리가 있지만 차라리 그럴거였으면 처음부터 글귀나 책을 소개하는 계정으로

갔었어야 함이 맞지 않았겠냐는 내 마음 속의 생각은 가시질 않았다. 공연한 고민일지는 몰라도, 그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고 이는 첫번째 계정뿐만 아니라 두번째 계정인 영어 계정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고민이었다.


나의 고민을 누군가는 꾸준함으로 봐줄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안주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적어도 나는 똑같은 형태를 견지하는 것이 과연 맞는가? 내가 단지 이렇게 똑같이 달려가면, 그리고

간헐적으로 반응이 오는 컨텐츠들에 가끔씩 또 팔로워 수가 오르는 그런 패턴에만 기댄다면

난 과연 성장을 할 수 있을까? 난 또 다른 성장을 필요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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