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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빠르망 | 질 미무니

짝사랑은 이기적인 것.

by 글너머

뱅상 카셀과 모니카 벨루치가 결혼 했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영화는 한번도 보지 못했던 차,

왓챠를 뒤적거리는데 둘의 영화가 있길래 바로 선택해 영화를 감상했다.

오랜만에 보는 프랑스 영화에, 연출도 세련되다고 느껴서 보는 맛이 나는 영화였다.

아, 물론 뱅상 카셀과 모니카 벨루치의 미모가 한 몫 함.

한 마디로 이 영화는 '지독하게 얽히고 설킨 사랑관계'를 말한다.

이미 영화의 첫 장면부터 반지 세개를 다 가지겠다고 말하는 막스 그리고 직장에 가서도 약혼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비서에게 은근슬쩍 플러팅을 하는 장면에서부터 캐릭터 설명은 마쳤다.

하지만 그런 막스에게도 평생 잊지 못하는 그녀가 있었으니 바로 그녀가 리자였다.

바람둥이 막스에게 불현듯 찾아온 리자의 실루엣을 시작으로 그의 미행은 시작된다.

그는 그의 출장도 미룬 채 리자의 뒤를 쫓으며 결국 리자의 집까지 잠입하는 데 성공하지만 그 여자는 사실 동명이인인 다른 여자였고 역시 바람둥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그녀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그의

'리자'가 아닌 다른 '리자'와 동침한다.

하룻밤을 보내고 난 후 진짜 '리자'를 찾는 걸 포기한 막스는 다시 출장을 가려고 하기 직전 그는 예상치 못했던 진실을 알게 된다. 그 모든 진실을 알고 난 후에 내리는 그의 결정이 이 영화의 포인트.

스포일러를 아주 조금만 주자면 그 모든 진실을 알고 난 후에'도' 라고 할 수 있겠다.

저 '도'라는 조사가 많은 것을 설명한다는 건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막스를 통해 사실로 치부되는 듯한 가설 '남자들은 새로운 여자에게 제일 매력을 느낀다'.

보면서 뭐 이런 놈이 다 있어를 몇 번 외치게 되는. 물론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이게 아니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특히 짝사랑할 때 과연 그 사랑의 욕심은 어디까지 뻗칠 수 있는가.

그리고 거짓말은 얼마나 돌이킬 수 없이 불어나는가. 또 짝사랑을 하며 만들어지는 환상은 이루어지고 나면 단지 사상누각에 불과하단 것도 .

짝사랑'하는'행위는 결국엔 '레이스' 같은 것이라 그 사람의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나만의 경주 같다.

그 경주 과정에서 결승점을 향해 빠르게 달려가다가도 돌부리에 채여 넘어져서 피를 흘리기도 하고 절뚝거리기도 하지만 결국 결승점에 도달했을 때. 그 기쁨도 일시적인 환상이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지만,

단지 누군가의 마음을 얻는 과정과 그 안에서 얻을 수 있는 기쁨 그리고 쟁취했을 때의 쾌감을 위해서 달려가는 사랑도 결국엔, 표면적으론 짝사랑이다. 사람은 그리고 사랑은 이기적인 것이니까.

PS. 진짜 '리자'가 사실 제일 불쌍하다. 아, 루시엔도.

막스가 제일 나쁜 자식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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