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이젠 조금 알려져서 비밀은 아니다. 주말과 휴일에 관광객이 많기는 하지만 아직 널리 소문나지는 않아 아주 복잡하지는 않다. 나도 잔차를 타고 한달에 두 세번 이상 찾는 곳이다. 안동댐밑 낙강물길공원이다.
이번에는 한 3주 만에 온 듯하다. 이전은 금계국이 한창 필 때 였는데 지금은 모두 졌다. 여름을 알리는 꽃들은 모두 사라지면 조만간 백일홍이 여름을 반길 것이다. 장마 기간이라 하지만 비가 잠시 그치고 해가 났다. 모레부터 다시 장맛비가 온다는데 그 사이에 갇혀 무척 덥다. 습도가 높아 푹푹 찌는 날씨다. 바람이 있는 듯, 없는 듯 하면서 그늘 찾기가 바쁘다.
낙강물길공원은 인공적으로 만든 작은 연못이다. 꽃 모양의 분수와 낙차를 이용한 폭포 그리고 연못은 유명한 서양 화가 클로드 모네의 작품 ' 수련'을 연상케 한다. 마치 프랑스의 어느 정원에 온 듯한 이국적인 풍경이다.
한국 전통의 도시 안동이라 하지만 이곳은 안동도 아니고 한국적이지도 않다. 도심에서 불과 20여 분 떨어진 곳에 이런 풍광이 있을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치 못한다. 물길공원에 오는 길에는 유명한 월영교가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월영교만 보고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
월영교에서 물길공원까지는 차로 5분 거리도 되지 않지만 공원의 존재를 알아야 들릴 수 있다. 메타세콰이어 나무 그늘 아래서 커피 한 잔을 곁들이면 여름 무더위가 말끔히 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