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동 호서비 Jul 07. 2024

나는 스마트폰 글쟁이.

모바일로 끄적이는 글이 수필이 되다.

나는 스마트폰 글쟁이다. 어디를 가든지 폰을 잡고

글자를 적는다. 카페에누군가 얘기를 하다가도, 마음 내키는 대로 쓴다. 한때 수첩에다 적이기도 했는데 이젠 폰 메모쓴다. 머리에 기억하지 못한다. 돌아서면 잊어버리기 일쑤고 다시 검색해도 찾지 못할 때가 많다. 그래서 적고 있다. 쓰고나면 올릴 곳도 많다. 페이스북, 브런치, 오마이뉴스 등이 나의 글 공간이다. 소셜 미디어에 나의 생각을 보내면 읽어주는 독자가 있고 그들과 자연스럽게 공유하면서 즉각적인 피드백도 받는다. 특히 여러 사람에게 내세울 글은 아니지만 누군가 읽는다는 생각에  정제된 글이 나온다. 내용은 물론 맞춤법, 띄어쓰기에 신경 쓰이고 글의 흐름도 다시 한번 살핀다. 무엇보다 사진을 찍어 곧바로 올리고 설명을 곁들일 수 있다. 긴 글을 쓰지 않아도 사진으로 할 말을 대신하는 것도 스마트폰 글의 장점이다.  다만 작은 화면에 작은 글씨가 나를 괴롭힌다.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으니 가성비는 높다.

안동 송강미술관 야외 작품

아침부터 장맛비가 세차게 내렸다. 천둥 번개도 쳤다.  오후 들어 잠시 갠다. 그 틈을 타서 시 외곽의 카페에 나왔다.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몸을 맡긴다. 아니나 다를까 폰을 들고 끄적인다. 아니 이젠 적이는 게 아니고 두드린다고 해야 하나?

안동 송강미술관과 카페

이곳은 옛날 초등학교라 운동장이 넓고, 시인이 운영하는 미술관 부설 카페여서 카페와 미술관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좋다. 카페 주변은 논이다. 카페에서 내려다 보니 파릇파릇하게 올라온 벼가 잔디처럼 보인다. 장마 후 한 여름의 폭염이 닥치겠지만 좋은 날씨는 가을 결실로 이어지니 인간의 욕심은 버리고 자연의 순리를 따를 수밖에. 

카페 창밖은 논이다

바람이 다시 분다. 비 오고 흐렸던 하늘이 개는 듯하더니 다시 바람에 빗방울이 떨어진다. 장마기간이니 수시로 비 쏟아지고 개는 날씨가 반복되지만 조용히 내리고 피해만 없으면 이 비도 반갑지 않을 리 없다.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바깥을 보니 자연이 보인다.

작가의 이전글 엄마는 쓸개 빠진 여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