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한 선택이라고 흔들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보통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말이 종종 나온다.
하지만 나는,
해외영업을 하게 될 줄을
"알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신중히 선택하고 지원한 것이었다.
그래서 괜찮을 줄 알았다.
적어도 내가 알고 선택한 길이니까,
흔들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막상 일을 시작하고 나서
가장 먼저 찾아온 건
의외로 자신감이 아니라
조용한 의심이었다.
‘내가 생각한 이 길이 맞나?’
‘내 선택이 나를 어디로 데려가고 있지?’
누가 틀렸다고 말한 것도 아닌데,
괜히 스스로에게
자꾸 같은 질문을 하게 됐다.
이상했던 건
일이 잘 안 풀릴 때보다
일이 그럭저럭 잘 돌아갈 때
오히려 더 흔들렸다는 점이다.
크게 실패한 것도 없고,
눈에 띄는 성과가 없는 것도 아닌데,
마음 한편에서는
계속 확신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 처음 알았다.
선택이라는 건
결정을 내리는 순간에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이후의 시간을
혼자 견뎌내는 일이라는 걸.
우리는 흔히
확신이 생기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지만,
현실에서는
나아가고 나서야
조금씩 확신이 생긴다.
그래서 나는
기준을 하나 바꾸기로 했다.
이 길이
당장 나를 멋지게 만드는지 보다,
오늘 하루를
버텨낼 수 있게 하는지를
보기로 했다.
불안이 없는지를 묻는 대신,
불안한 상태에서도
계속 해 나가고 있는지를
스스로에게 확인했다.
신기하게도
그렇게 기준을 바꾸고 나니
흔들림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아도,
스스로를 의심하는 횟수는 줄어들었다.
나는 여전히 불안했지만,
동시에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조금씩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느껴지는 날이
점점 늘어갔다.
혹시 지금 누군가가
스스로 선택한 길 위에서
자꾸 마음이 흔들린다면,
그래서 괜히
‘잘못 가고 있는 건 아닐까?’
의심하고 있다면.
그건
당신이 못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제대로 해 나가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겪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흔들린다는 건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이고,
계속 고민하고 있다는 건
그만큼
이 길을 진지하게 걷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