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해를 먹고 광합성을 한다

나는 열에 아홉이 되고 싶었다

by 김조금

남들과 같이 평범하게 살고 싶었다. 나만 툭 튀어나와 보였고 못나보였다. 괜히 옷에 튀어나온 실밥처럼 잘려나갈 운명이 될 것 같고 그랬다. 그마저도 손으로 뜯겠다고 손가락에 피가 안 통할 때까지 쥐어짜다가 제대로 깔끔하게 자르지도 못하는 그런 거.


노력이 재능이라는 말은 백 번 맞는 말이다. 노력하는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을 보았는가? 그게 바로 나다. 평범하게 돈도 모으고 다이어트도 하고 내 할 일 1인분 어치 하는 삶. 그게 그렇게 어렵더라. 내가 많은 걸 바란 건가 싶어졌다. 돈은 있는 족족 써버리고 할 일은 하지 않으며 다이어트는 무슨 폭식을 일삼았다. 전공을 살리고 싶어 하면서 노력은 안 하고 우울해했다. 노력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시기하고 질투했다.


그럼 노력하면 되잖아?


말이 쉽지. 방금도 말했듯이 노력은 재능이다. 나는 노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은 노력만 하면 될 걸 나는 기본적으로 두 번에 걸쳐서 끙끙대야 한다는 소리다. 한 번 행동하기 위해 걸리는 속도가 느리고 스위치를 누르는 것부터 일이다. 딜레이 시간이 오래 걸린다. 아, 지금 생각하면 정말 지긋지긋하다.


마음가짐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 문제점을 고치고 싶어 발악해도 게임에서 능력치 부족으로 보스몹을 못 잡는 것처럼 튕겨나가 죽어버린다. 그리고 다시 부활. 그나마 공격해 둔 몬스터의 생명력은 새것처럼 살아나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정말 의지가 팍 식어버려 게임기를 꺼버린다. 나라는 게임기를.


그렇다. 나는 회피형 인간이다. 하기 싫은 일들을 미루고 미루다가 보고 질려 나가떨어지며 완벽주의 성향까지 있다. 미운 모습의 나를 버티기 힘들어하고 그 문제들을 마주하기 싫어하다 정말 잊어버린다. 성장하지 못하는 지나가는 행인 1조차 안 되는 거다. 물론 지금까지는 그랬다.


올 초 2월부터 미라클모닝을 시작했다. 반 정도는 성공했다. 일찍 일어나는 건 이랬다 저랬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 같이 미라클모닝을 진행하는 인원들과 함께하니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주축이 되는 인원 한 명이 아침에 성경 말씀 한 장을 올려준다. 아침을 알려주는 신호탄이다. 얼마 전까지 하던 아침 루틴은 아침 요가 15분 스트레칭과 프리라이팅이라 부르는 모닝페이지를 진행한다. 아침 요가는 현재 일어나는 시간이 늦어져 요가는 패스하게 되었지만. 모닝페이지는 살아남았다.


요즘 시간을 허투루 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회사를 출근하게 되면서 전공을 위해 노력하는 시간이 줄어서 아쉽지만 덕분에 아침에 일어나는 생활을 하게 되었으니 어찌 보면 잘 된 일이다. 규칙적인 생활은 정말 중요하더라. 특히 나 같이 게으른 인간에게는. 아침에 일어나고 해를 맞으면서 광합성을 해야 인간도 살아갈 수 있는 일이다.


몇 년 전 방에 있던 암막커튼을 치웠다. 어두운 생활을 청산하려고 걷어냈다. 햇빛이 주는 정신 건강은 생각보다 컸다. 아침인지 저녁인지도 모르고 사는 삶에 벗어나야 좀 사람답게 사는 것 같았다. 여느 사람들처럼. 어떤 유명한 미술가가 사는 지역이 해가 많은 지역으로 달라졌을 때 화풍이 달라진 것처럼.


오늘도 바람 막으려고 닫아뒀던 블라인드를 조금 걷어냈다. 침대방에 아침 해가 잘 안 들어오길래 걷었다. 겨울을 좋아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해가 짧아진다는 점이다. 가을을 맞이하지도 않았는데 훌쩍 다가온 겨울은 꽤나 춥다. 덜덜 떨다가 목에 담이 올 뻔했다. 추운 겨울에 따뜻한 해를 동시에 맞을 때 행복을 얼른 느끼고 싶다. 눈아! 예쁜 쓰레기야, 얼른 내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