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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물여덟 Sep 05. 2023

낭만과 경리단길

과소비된 낭만


낭만이란 무엇일까? Romance에서 출발한 이 단어는 결국 로마로 돌아간다. '로만어로 써진 책 같다'가 낭만이라. 이 또한 낭만 아닌가? 그래 더 이상 정의하지 않겠다. 개인이 가진 추상적 형태가 있을 테니.


낭만이라는 단어가 한국에서 지금처럼 주목받는 시대가 있을까? 이세계의 낭만젊음사랑 이라는 노래가 숏폼에 사용되면서 일종의 낭만 신드롬이 불어왔다.


처음에는 우리가 낭만이라고 생각했던, 추억들, 여행 속 재미있던 에피소드 등을 소재로 제작되었던 영상이 어느새 억지 낭만으로 흘러갔다. 비를 맞는다거나, 술을 마신다거나, 둘 다 한다거나. 낭만이란 탈을 쓰고 추는 춤사위는 퍽이나 우스웠다. 아름다운 추억이었던 낭만이 반복되는 숏폼 영상, 억지 낭만들로 인해 이세계님의 노래마저 질려 숏폼을 보다 낭이라는 말이 들리면 넘겨버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너무나 빠르게 타올랐던 화재는 꺼지긴커녕 혐오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마치 낭만이 젠트리피케이션 되어버린 것 같다. 경리단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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