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것은 여자가 아니라 여자의 약진입니다
서던 덴마크대학의 역학(疫學) 전공 교수인 버지니아 자룰리 박사는 지난 8일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논문에서 "기근(飢饉)과 전염병이 창궐하는 극한 상황에서도 여자가 남자보다 생존력이 더 강했다"라고 밝혔다.
기근이나 전염병이 창궐했을 때 남녀 수명 차이가 대부분 유아기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즉 후천적 직업이나 행동 차이보다는 타고난 생물학적 차이가 수명 차이를 불렀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성(性) 호르몬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인체의 면역 기능을 강화해 감염병을 예방한다고 알려져 있다. 세포에 손상을 주는 산화작용도 막는 효과가 있다. 동물실험에서 에스트로겐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는 암컷들은 오래 살지 못했다.
반대로 남성호르몬은 남성의 수명을 줄인다. 가축에서 거세된 수컷의 수명이 늘어나는 것이 그 방증이다. 2012년 국내 연구진은 사람에서도 같은 효과를 확인했다. 조선시대 환관(宦官·내시)과 양반의 족보를 비교한 결과, 양반의 평균수명은 51~56세였지만 환관은 평균 70세까지 살았다.
-- 중략 --
- 조선일보 [이영완의 사이언스 카페] 2018.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