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센잉 Sep 06. 2022

나에게 솔루션을 던져주는 가계부

뱅크샐러드로 보는 PD Life Cycle

인생에 있어서 돈 관리에 대해 얼마나 신경 쓰는가?

이전부터 자산 관리는 꾸준히 이어져 왔습니다. 전문직이나 대기업, 고연봉을 받는 직업 이외의 평범한 직장인들은 욜로족으로써 자기만족을 하며 돈을 쓰거나 여가, 결혼, 자녀, 노후 준비로 인해 재테크, 투자 등을 하며 돈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돈을 관리하다가도 '내가 이렇게 관리하는 방법이 맞는가?'를 생각하면서 유튜브나 아티클을 둘러보는 일이 흔합니다.

이처럼 돈을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관리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 또한 아르바이트비가 들어오면 내가 얼마를 쓰는지, 어디에 쓰는지, 얼마가 최종적으로 남는지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가계부는 내 단어가 아니라고 생각했죠. 주변 친구들도 가계부를 사서 펜을 들고 카드 내역을 보며 분석하는 일까지는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르바이트비나 수익이 들어와도 금방 '텅장'이 된다고 웃고 떠들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하지만 요즘 사회는 돈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뒤쳐지기 쉽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스마트폰이 발달하면서 작은 화면 안에서 돈을 보내고 받는 일이 쉬워졌고 돈을 굴리는 방법도 쉬워졌으며 무엇보다도 관리를 하기가 쉬워졌습니다.


그렇기에 첫 프로덕트 분석으로 돈 관리를 하는 앱 중 '뱅크샐러드'라는 앱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뱅크샐러드 앱을 들여다보기 전,


PD Life Cycle이란?

Product Development Life Cycle로, 제품개발 생애 주기를 말한다.

[기회 포착 및 계획] -> [솔루션 디자인] -> [솔루션 구축] -> [솔루션 공유] -> [솔루션 평가]라는 다섯 단계를 도는 사이클을 의미하는데 확실한 것은 모든 프로덕트는 이 사이클을 굴리고, 이 지식을 알던 모르던 모든 기획자들은 이 사이클을 통해 매니지먼트한다고 보면 된다.


각 단계마다 던지는 질문들에 맞춰 뱅크샐러드라는 앱을 분석해보려 한다.




1. 기회 포착 및 계획

Q. 회사 또는 개인이 발견한 가장 큰 기회는 무엇인가?

뱅크샐러드 김태훈 대표이사 (출처: 뱅크샐러드)

뱅크샐러드라는 앱의 도메인은 핀테크이니 대표이사가 금융 관련 경력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호떡 장사'를 했다는 경력을 가지고 있다. 대학 시절 자신의 사업 능력을 시험해보고자 부산에서 직접 '씨앗호떡' 레시피를 배워와 서울에서 호떡 장사를 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김태훈 대표이사는 생애 첫 신용카드를 고르다가 2,000여 종이 넘는 신용카드 중 자신에게 맞는 신용카드가 뭔지 알 수 없다는 사실에 문제의식을 느꼈다고 한다. 이로 인해 각 금융사에 흩어져있는 나의 데이터를 한 곳에 모으는 쉬운 금융 플랫폼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뱅크샐러드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한다. 


확실히 아무리 서칭을 해봐도 어떤 카드가 괜찮은지, 어떤 적금이 금리가 높은지 등 금융에 대한 정보를 찾기가 어렵다. 한 은행의 적금을 개설하더라도 며칠 뒤 다른 은행의 금리가 더 높다는 것을 깨닫고 후회한 경험을 많이 해봤을 것이다.


사람들의 불편함을 먼저 겪어보고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하여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부분이 사이클의 첫 단계라고 할 수 있다.




2. 솔루션 디자인

Q. 회사는 어떻게 문제를 정의했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가?

출처: 뱅크샐러드

당시 몇몇의 고액 자산가들이 이용했던 개인 자산관리 서비스는 소수만 이용할 수 있었고, 개인자산관리사에게 직접 맡기는 것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일반인들은 잘 이용하지 못했던 서비스였다.

또한, 기존 금융사들도 각자가 갖고 있는 정보로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려웠고 초기에는 정보 제휴에도 선뜻 나서지 않았다고 한다.


이로 인해 뱅크샐러드 서비스 초기에는 금융사 홈페이지마다 공지되어 있는 정보를 일일이 수집했다고 한다. 즉, 뱅크샐러드는 가장 먼저 고객의 문제와 불편함부터 해결하려고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뱅크샐러드는

은행이나 신용카드, 개인연금 등 개인의 자산 정보를 금융회사별로 제각각 제공하다 보니 나의 금융 상태를 종합적으로 알 수 없다는 한계점을 문제로 정의했다.




3. 솔루션 구축

Q. 회사는 정의된 문제와 프로토타입을 어떻게 구축했는가?

출처: 뱅크샐러드

1) 데이터 기반의 금융 관리 시장을 구축

카드 혜택 데이터를 모아 알려주는 서비스를 시작으로 사용자 패턴에 맞는 금융 상품 추천을 하며 뱅크샐러드의 데이터는 금융회사가 아닌 '고객'에 초점을 맞춰서 제공된다.

- 통합 자산조회 : 내 자산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관리 가능
- 자동 가계부: 모든 거래내역이 자동으로 등록 / 어디에 돈을 많이 쓰고 있는지 분석
- 금융 비서: 주간/월간 보고서부터 개인 맞춤형 조언
- 맞춤 상품 추천: 실제 소비내역을 분석해서 혜택이 큰 카드/대출/보험/연금 추천


이와 같이 고객 데이터에 기반한 알고리즘으로 상품을 추천된다. 하지만 스크래핑(웹사이트에서 원하는 정보를 추출)해서 정보를 모으는 것은 불완전했다.



2) 마이데이터 구축

개인이 그간 내 것이라 말하지 못했던 금융 정보의 주권이 개인에게 있다고 확인한 것과 개인이 원하는 곳에 일괄로 데이터를 모으고 연결,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사실 첫 번째 구축안과 비슷해 보여도 나의 데이터를 한 번에 모아서 볼 수 있는 기능으로 나의 금융 상태를 종합적으로 알 수 없다는 한계점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현재 뱅크샐러드에서는 오픈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로 안전하고 빠른 방식으로 금융회사와 직접 연결해 데이터를 연동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스마트폰에 은행 앱을 여러 개 설치하여 자산을 관리하지 않고 뱅크샐러드를 통해 한 번에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뱅크샐러드는 고객의 금융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의 돈 관리 조언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중립을 지키는 것이 원칙이기에 앞으로도 금융사가 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개인에게 초점을 둔 금융 혁신에 뜻을 함께할 금융사들과 적극적으로 협업함으로써 고객들의 금융 라이프를 향상시키는 데 몰두하겠다.
- 김태훈 대표이사 -




4. 솔루션 공유 (마케팅)

Q. 회사는 만들어진 제품을 고객들과 시장에 어떻게 알렸는가?

1) 모든 것은 핸드폰으로부터, SNS을 통해 홍보하는 퍼포먼스 마케팅

레이니스트 권수진 마케팅팀장 (출처: 프래텀)

권수진 마케팅팀장은 뱅크샐러드의 초반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 페이스북의 그룹 기능을 활용하여 시범 서비스를 운영했다. 얼리어답터 1천 명을 페이스북 그룹에 초대하여 그룹을 운영하면서 피드백을 서비스에 즉각 반영하고, 이들을 집중 타겟팅하는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초기 10만 명의 사용자를 이런 방식으로 모았고 결국 이 집단이 뱅크샐러드 초기의 다양한 비즈니스 지표를 견인해주었다.


이러한 퍼포먼스 마케팅을 통해 10개월 만에 100만 유저를 달성하였고 여기서 그친 게 아니라 소비자의 사용 경험을 반영하기 위해 기존 어플들을 사용해 본 사람들을 인터뷰하여 불편했던 포인트나 좋았던 포인트에 대한 정보를 전부 수집하여 어플 개발에 반영했다.



2) 궁금증을 유발하는 마케팅 '유전자 검사'

출처: 뱅크샐러드

뱅크샐러드는 개인의 건강 데이터 활용 경험을 확장한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오픈했다. 뱅크샐러드는 국내 1위의 유전체 분석업체 '마크로젠'과의 서비스 제휴를 통해 프리미엄 유료 서비스인 '유전자 검사 패키지'를 무상 제공했다. 뱅크샐러드의 유전자 검사는 뱅크샐러드 애플리케이션 내 선착순 신청을 통해 매일 500명을 한정해 제공된다. 뱅크샐러드 앱 사용 고객이라면 누구나 무료 신청이 가능하다.


유전자 검사의 배경에는 뱅크샐러드가 진행한 설문조사가 있다. 뱅크샐러드는 고객 대상의 자체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94%의 고객이 유전자 검사에 대해 알고 있지만 실제 유전자 검사를 받아본 경험이 있는 고객은 2%에 불과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즉, 유전자 검사가 많이 알려졌지만 문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뱅크샐러드는 마크로젠과 함께 유전자 검사 문턱을 낮추는 역할을 했다.


이러한 검사로 인해 자연스럽게 마케팅이 되었고 경쟁사인 토스와 카카오뱅크에 밀려 감소했던 월간 이용자 수가 다시 상승했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는 앞서 언급한 마이데이터와도 연관이 된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뱅크샐러드는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맞춤형 정보 제공을 통해 건강 분야의 마이데이터 혁신을 이끌어 나가게 된다.




5. 솔루션 평가

Q. 회사는 솔루션에 대해 어떻게 성공/실패를 판단하고 개선해 나가고 있는가? 

뱅크샐러드의 평가 이전에 볼 자료는 현재 사람들의 금융 관련 정보를 어떤 루트를 통해 얻는지에 대한 설문조사이다.

출처: opensurvey

자료와 같이 자산 관리 앱은 증감하는 중이다. 금융 관련 정보는 각 은행, 금융사 앱마다 들어가서 일일이 찾아보기가 힘들기 때문에 자산 관리 앱에서 금융 관련 정보를 찾는 것이 점점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출처: 뱅크샐러드

실제로 뱅크샐러드는 2021년 앱 누적 다운로드 수가 100만 건을 돌파했다. 이는 솔루션에 대한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앱 론칭 10개월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는 것인데 그만큼 회사가 발견한 문제점과 이에 대한 기회 포착, 솔루션 구축이 모든 사람들이 느꼈던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뱅크샐러드의 2021년 순이용자 지표 (출처: 모바일인덱스)

하지만 뱅크샐러드는 100만 다운로드에 이어 급격한 이용자 이탈세에 직면했다. 그간 덩치를 불려 나갔지만 주식투자 기능을 더한 토스-카카오페이와 식권 등으로 B2B 확장에 나선 NHN 페이코에 밀리면서 고객 이탈이 가속화되었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이탈세의 원인은 단순 자산조회 및 상품 추천에 그쳤던 뱅크샐러드와는 달리 경쟁사들은 신규 기능을 추가해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뱅크샐러드는 잦은 오류와 서비스 운영상의 미스로 인해 이탈에 영향을 끼쳤다.


이후 뱅크샐러드는 또다시 PD Life Cycle의 첫 단계로 올라가 '건강관리'에 대한 어려움이라는 기회를 포착했고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뱅크샐러드는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활용해 미래 질병의 통계적 발병률을 제공하는 '내 위험 질병 찾기' 서비스를 공식 출시했다. 사용자의 개인 건강 정보를 바탕으로 주요 질병에 대한 통계적 발병 가능성을 예측하는 서비스인데 10년 단위의 주요 질병 발병률 예측 그래프와 모니터링 서비스를 통해 제공된다.


뱅크샐러드는 지금까지의 한눈에 볼 수 있는 서비스인 보험, 연금을 넘어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넓혀 '내 위험 질병 찾기'라는 서비스를 출시한 것이다. 위 자료와 같이 금융 관련 정보를 얻는 루트와 더불어 건강 관련 정보를 얻는 것도 쉽지 않다. 이에

금융 마이데이터에 이어 활용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인 '건강'에 맞춰서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건강관리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면서 한눈에 볼 수 있는 자산관리, 마이데이터에 대한 세부적인 것들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출처 및 자료

뱅크샐러드

Platum

opensurvey

매거진의 이전글 PM(Product Manager) 톺아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