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영화 산업의 트렌드 - 2

시리즈 영화들이 증명한 영화의 흥행 공식

by 이승원

2025년은 한국 영화 역사상 시사하는 바가 많은 한 해였다. 지난 글에서 소개했던 아니메 영화의 흥행, 팬데믹 시기를 제외한 14년 만의 천만 관객 돌파 작품이 없는 해, 그리고 [주토피아 2]의 관람객 수 1위 기록이다. 이번에는 2025년에 개봉한 [아바타: 불과 재]와 [주토피아 2] 그리고 범죄도시 시리즈 사례를 중점으로 '시리즈 영화들의 양날의 검'에 대한 고찰을 제시하겠다.


역사상 아동용 애니메이션이 천만 관객을 돌파하는 경우는 2번 있었다. 바로 [겨울왕국]과 [겨울왕국 2]로 이번 주토피아 시리즈처럼 1편의 성공이 2편의 흥행으로 이어지는 구조였다. 그러나 이번 [주토피아 2]의 경우 비록 천만 관객은 돌파하지 못하였지만 아동용 애니메이션이 이례적으로 한 해 관람객 수 1위를 차지한 첫 사례인 점을 주목해야 한다. 2025년에는 비록 한국의 흥행 보증수표와 같은 [범죄도시] 시리즈는 개봉하지 않았지만 대형 블록버스터 작품인 [아바타: 불과 재]와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이 개봉했었다. 특히 [아바타: 불과 재]의 경우 전작들이 전부 천만 관객을 돌파하였기에 이번 역시 천만 관객을 돌파하거나 국내 관람객 수 1위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예상과 달리 대략 지난번 관람객 수 2/3인 660만 수준에 그쳤다. 당연히 손익분기점은 가뿐히 넘겼고 절대적인 기준으로는 성공이었지만, [주토피아 2]와 전작들에 비해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을까? 답은 시리즈 영화들의 특징에 있다.


첫째는 전작에 대한 경험이다. 사람들이 극장가에서 영화를 고를 때 크게 작용하는 요인 중 하나는 리스크의 최소화다. 지난 글에서 말했듯이 OTT의 보급으로 사람들은 보고 싶지 않은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으로 가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전작에 대한 경험은 이러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데 가장 최적화되어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번 만족하게 된다면 별도의 불편함을 겪기 전까지 기존의 소비 패턴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고 이를 '로열티(고객충성도)'라고 한다. 이는 정보가 넘쳐나는 현대 시대에 사람들이 지나치게 기회비용을 고려하지 않게 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점은 [아바타: 불과 재]의 전작에 비해 다소 아쉬운 성적은 외려 천만 관객을 돌파한 [아바타: 물의 길]의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아바타]의 압도적인 흥행과 13년 만의 후속작이라는 점은 사람들로 하여금 [아바타: 물의 길]의 관람으로 이어지게 하였다. 하지만 [아바타: 물의 길]의 생각보다 긴 러닝타임과 전작에 비해 아쉬운 딜레마 연출 등이 일부 관객들에게 피로감으로 다가왔고 이는 [아바타: 불과 재]의 관객수 이탈로 연결되었다. 반면 [주토피아 2]의 경우 첫 후속작으로, [주토피아]에서 느꼈던 만족감이 그대로 이어지는 경우이며 이번 작품 역시 전작과 비슷한 수준의 만족감을 제시하였다고 생각한다. 이후 [주토피아 3]가 개봉하게 된다면 아동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에 피로감을 느낀 사람들의 이탈이 발생할 수 있겠지만, 장르의 특성상 새로운 유입층이 늘어나기 쉬우므로 관람객 수는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는 스토리, 에피소드, 옴니버스 구성의 차이다. 간단하게 구성에 대해 설명하자면 하나의 큰 흐름, 큰 흐름은 있지만 각각의 흐름, 그리고 큰 흐름 없이 각각의 흐름 이렇게 나뉜다. 대표적인 작품을 각각 예로 들자면 아바타 시리즈, 주토피아 시리즈, 그리고 범죄도시 시리즈이다. 아바타 시리즈의 경우에는 후속작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작들의 시청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며, 한 번 이탈하게 될 시 후속작에 대한 재진입 장벽이 굉장히 높은 편이다. 주토피아 시리즈의 경우에는 후속작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주인공인 '주디'와 '닉'이 주토피아를 나은 세상으로 만드는 과정에서의 성장 스토리라는 설정만 알면, 이탈하게 되어도 후속작에 대한 재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다. 마지막으로 범죄도시 시리즈의 경우에는 작품 간의 관계가 거의 없으므로 후속작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마석도'란 캐릭터 하나만 알면 전작을 보지 않아도 전혀 상관이 없어 재진입 장벽이 아예 없는 수준이다. 이러한 구성의 차이는 꾸준히 관람객 수를 확보할 수 있느냐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아바타의 시리즈의 경우 후속작들이 비슷한 수준으로 개봉하게 되면 이탈률은 증가하지만 유입층이 적어 꾸준히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며, 반면 범죄도시의 경우 후속작이 작품 개별로 평가되며 현재로서는 관람객 수가 감소할지 증가할지 예측이 어렵지만 단번에 변동폭이 크게 변화하진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시리즈 영화들은 단순히 연속된 작품들을 넘어 하나의 IP(지식재산권)로 발전하게 된다. 현재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이러한 굳건한 IP는 관객들의 로열티로 이어지게 되어 장기 프로젝트의 근간이 될 수 있다. 단순히 IP를 만드는 것 을 넘어 어떻게 IP를 유지관리할지가 앞으로의 영화 산업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작가의 이전글최신 영화 산업의 트렌드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