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의 날 3. 나들이

집돌이 남편과 나들이 가기

by 김편선

남편은 집돌이다.

그나마 사진(사진보다는 카메라와 렌즈)에 취미를 붙이면서 나를 따라나서기도 하고, 가끔은 먼저 나들이를 가자고 말해오곤 했다.



남편은 운전면허가 없다.

우리가 나들이를 가려면 반려견 초롱이 준비부터 시작해서 운전까지 모두가 내 몫이다.

남편은 딱 자신의 카메라 가방만 챙긴다.

그럼에도 난 그 나들이가 좋았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우리의 결혼 생활 중 대부분이 이랬다.

나만도 힘든데, 남편까지 들고 가야 했던 나들이처럼.



남편이 쓰러진 후 병원 생활을 할 때도 나는 종종 남편과 나들이를 했다.

슬프게도 그 나들이는 대부분 다른 병원 진료를 보기 위한 것이었다.

휠체어의 무게까지 더해진 나들이.

비라도 올라치면 그 무게가 한층 더해졌다.



이제는 그 나들이마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지나간 것은 모두 그리워진다."라는 말이 있는 모양이다.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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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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