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을 잃어버린 신데렐라
by 김편선
12월의 거리는 온통 축제인데
요정을 기다리던 신데렐라는
드레스도
호박마차도
유리 구두도 없었다
재를 치우면서도
드레스를 준비하고
호박마차도 준비했어야 했는데
신데렐라는 요정만 기다렸다
요정이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서야
은빛 머리 신데렐라는
낡은 옷 빨아 레이스를 달고
낡은 구두 뒷굽도 갈고
호박 마차 대신할 택시앱도 깔았다
12월의 거리는 온통 축제인데
요정을 잃어버린 신데렐라는
드레스도
호박마차도
유리구두도 없었다
그러나
은빛 머릿결 쓸어올리며
축제의 거리로 나섰다
요정을 잃어버린 신데렐라는
신데렐라
그녀가 요정임을
알아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