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일상의 초대 중에서
기억하지 못하지만 우리는
by 김편선
일곱 살의 나는
동네 깨복쟁이 친구들 다 가는 학교를 가겠다며
일주일을 울었다 한다
국민학교 졸업한 단발머리 언니 따라
가슴에 하얀 손수건 한 장을 꽃다발인 양 매달고
입학식도 며칠이 지난 교정을 종종걸음으로 걸어간 기억만 있는데
여든일곱 살의 엄마는
일곱 살의 나보다 더 어린 아기가 되어
일요일에도 대문 밖에서 노란 봉고차를 기다린다
가는 곳이 어디인지 알지도 못하는데
주머니마다 마스크며 손수건이며 사탕이며
기억에도 없는 추억일망정 주섬주섬 담아둔 채
밤 한 솥 끓여낸 가마솥의 온기처럼 포근했던 엄마의 품
이제는 내가 울 엄마를 품어본다, 뜨겁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