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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선 Jan 09. 2024

일단은 대기중

오지 않았으면 좋을 연락을 기다리며

일단은 대기중     


                                            by  김편선


이제 막 비행기에서 내려

캐리어를 끌며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대체로 평화롭지만

대부분 무거운

나의 일상으로


    

달달한 믹스커피로

빈 위장 속 어둠을 걷어내는

뚱냥이의 보드라운 체온으로

지친 몸 위에 어둠 한자락 덮어주는


    

그곳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띠 띠디디 띠띠

띠 띠디디 띠띠

울리는 전화벨이

달달달달 굴러가는

캐리어에 매달렸다     



콧줄만도 힘겨운데

날 봐달라는 듯 내리지 않는

남편의 열이 함께

캐리어에 매달렸다   


  

대체로 평화롭지만

대부분 무거운

나의 일상    


 

그 상태로

일단은 대기중     





14년인가 15년 만에 다녀온 해외여행

공항에서 경전철을 타고 돌아오는 중에

남편이 입원해 있는 병원에서

상황 봐서 큰 병원(3차병원)으로 옮겨야 할 수도 있다는 연락을 받은 날.


아무 일도 없는 듯 싶지만,

아무 일도 없는 것은 아닌 그 날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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