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번 홀

워터 해저드: 예상치 못한 장애물 극복

by Free Free

골프장을 설계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든 골퍼들을 골탕을 먹일 수 있는 것들을 곳곳에 만들어 둡니다. 예전에 공부할 때, 골프장 설계를 공부한 적이 있습니다. 유명한 선수이자 많은 골프장을 설계했던 잭 니클라우스(Jack Nicklaus)는 골퍼가 매 샷마다 '선택'을 하게 하는 것을 가장 우선시했다고 합니다. 이게 은근히 무서운 말입니다. 즉, 선택을 한 후의 모든 결과는 골퍼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겠지요.

제가 싫어하는 골프장의 장애물들 중에 워터 헤저드(water hazard)가 있습니다. 규칙을 다양하게 적용해야 하고, 공이 어디를 지나갔냐 따져야 하는 등, 하여간 타수를 잃습니다. 이러한 장애물을 만났을 때, 한타로 잘 극복할 수도 있지만, 와르르 무너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 할 리더들은 어떻게 무너지지 않고, 예상하지 못한 장애물을 잘 극복했는지 알아보려 합니다.




1. 리처드 브랜슨(Richard Branson: 버진 그룹 창립자)

리처드 브랜슨의 시작은 중고 레코드 통신 판매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것을 '버진 레코드'라는 회사로 키우고, 나중에 항공사를 설립합니다. 대단하죠?

리처드 브랜슨은 사업을 하면서 수많은 예상치 못한 장애물(항공기 사고, 경쟁사의 공격, 투자 실패 등)을 겪었지만, 낙천적인 태도와 도전 정신, 그리고 타고난 위기회피 능력으로 이를 극복하고 버진 그룹을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시킨 기업가입니다. 일단 이 분은 외모도 범상치 않습니다.

버진 아틀란틱 항공을 설립하면서 브랜슨은 기존 항공사들의 강력한 견제와 항공 산업 특유의 높은 리스크(유가 변동, 사고 위험, 경제 침체 영향)라는 예상치 못한 장애물에 직면했습니다. 사실, 버진 아틀란틱 항공에서 처음으로 이코노미 좌석에 시트 내장형 텔레비전을 도입하고, 여러 가지 혁신적인 기내 서비스를 시행했습니다. 그래서, 경쟁항공사들이 매우 싫어했겠지요. 특히, 1990년대 영국항공(British Airways)의 '더티 트릭스(Dirty Tricks: 아래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캠페인과 같은 노골적인 공격은 버진 아틀란틱의 존립을 위협하는 심각한 장애물이었습니다.

1990년대 초, 영국항공은 버진 아틀란틱의 고객 정보를 빼돌려 예약을 취소시키거나, 브랜슨의 개인적인 정보를 수집하여 언론에 흘려 그와 그의 회사에 악영향을 주려고 했습니다. 이것은 이제 막 시작하려는 신생 항공사에게는 치명적이고 예상하기 힘든 장애물이었습니다.

브랜슨은 그의 성격답게 이러한 공격에 굴하지 않고, 영국항공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골프로 이야기한다면 앞에 있는 워터 헤저드에 쫄아서 끊어 가지 않고, 과감하게 투온을 시도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결국, 그는 영국항공의 비윤리적인 행위를 대중에게 폭로하고, 법정에서 싸워 승리했습니다. "See you in the court" 딱 떠오르는 말입니다.

소송에서 승소한 브랜슨은 영국항공으로부터 받은 배상금을 자신이 아닌, 직원들에게 'BA 보너스(영국항공을 엿 먹인다는 의미)'로 나누어 주었습니다. 이는 개인적으로 매우 화가 나고, 승리의 기분도 있었겠지만, 대신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대중의 지지를 얻는 보다 멀리 보는 리더로서의 전략이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브랜슨의 버진 아틀란틱의 브랜드 이미지를 크게 높였습니다.

리처드 브랜슨.png

브랜슨은 항공 산업의 높은 리스크를 인지하고, 단일 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피하기 위해 미디어, 통신, 금융, 우주 관광 등 다양한 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이는 특정 산업의 예상치 못한 장애물이 발생했을 때 조직 전체가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한 위험 분산 전략이었습니다.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을 통한 우주 관광 산업으로의 도전은 그중 하나라고 하겠습니다.

2004년에 브랜슨은 민간 우주 관광 사업인 버진 갤럭틱을 설립하며 우주라는 영역에 과감하게 도전했습니다. 이는 기술적 난이도가 높고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예측 불가능한 도전이었지만, 그는 미래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밀어붙였습니다.

그 결과 버진 그룹은 예측 불가능한 환경 속에서도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갔고, 버진 갤럭틱은 세계 최초로 민간 우주 관광 시대를 열며 그의 도전 정신을 증명했습니다.

2021년, 7월 11일, 리처드 브랜슨은 직접 자신의 우주 비행선, VSS Unity를 타고 고도 86km까지 올라갑니다. 이 정도 고도면 우주 맞습니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보다 9일 먼저 우주에 도달했다는 겁니다. 부자들의 'Star Wars.'

리처드 브랜슨은 예측 불가능한 장애물이 닥쳤을 때, 좌절하기보다 낙천적인 태도로 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는 불필요한 싸움은 피하지만, 핵심적인 가치와 미래를 위한 멀리 내다보는 안복의 리더십을 보여주었습니다.




3. 박용만 (前 두산그룹 회장)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은 소비재 중심의 두산그룹을 인프라 지원 사업(ISC) 중심의 중공업 중심 그룹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예상치 못한 장애물을 '과감한 매각'과 '미래 사업 투자'라는 도전 전략으로 극복한 리더입니다.

2000년대 초, 두산그룹은 OB맥주, 코카콜라, 두산타워 등 소비재와 유통 사업으로 성장을 하던 기업입니다. 그러나 박용만 회장은 이러한 소비재 중심의 사업 모델이 장기적으로 그 성장의 한계가 있음을 예측하고, 미래에 기업의 중심분야를 인프라 지원 사업(발전, 건설 기계, 담수 등)으로의 전환을 추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성공적인 사업을 매각해야 하는 위험성과 새로운 사업 분야의 불확실성이라는 예상치 못한 장애물에 직면했습니다. 또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는 이러한 전환에 큰 어려움을 더했습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 두산그룹은 박용만 회장의 주도하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쳤습니다. OB맥주, 한국코카콜라보틀링, 두산타워 등 주력 소비재 사업들을 과감하게 매각하는 것을 결정한 것입니다. 이는 단기적으로 기업의 전통적인 이미지를 버리고, 상당한 규모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전략이었습니다.

이러한 결정은 그룹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룹의 중심 사업을 매각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박용만 회장은 두산의 미래 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결정을 밀어붙였습니다.

매각을 통해 확보된 자금은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등 인프라 지원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M&A를 위한 실탄이 되었습니다.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미국의 밥캣(Bobcat)과 루마니아의 메가(Megha), 스코틀랜드의 로스 로스(Ross Ross) 등 세계적인 건설 장비 및 발전 설비 기업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하게 됩니다. 특히 2007년 밥캣을 포함한 3개 건설 장비 회사를 49억 달러에 인수했던 것은 두산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의 M&M였습니다.

그러나 밥캣 인수 직후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가 닥치면서 건설 경기가 급격히 나빠졌고, 밥캣은 막대한 손실을 기록하며 승자의 저주라고 불리며 위기에 처하였습니다. 이는 예상치 못한 거대한 장애물이었습니다.

박용만 회장은 이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밥캣의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기술 개발과 시장 다변화에 집중했습니다. 그는 직접 현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고,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단기적인 손실을 감수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위하여 정면돌파를 택한 것입니다.

그 결과, 두산그룹은 위기 속에서도 인프라 지원 사업의 글로벌 리더로 자리 잡게 됩니다. 밥캣은 이후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두산인프라코어(현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핵심이 되었고, 두산은 발전, 담수, 건설기계 등 B2B 중심의 기업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했습니다.

두산 박용만 회장.png

박용만 전 회장은 전통적인 사업의 한계 앞에서 과감하게 기존 사업을 회피하고,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도전을 통해 그룹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의 리더십은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냉철한 판단과 과감한 실행력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오늘은 2026년 새해 첫날입니다.

건강이 제일입니다.

하시는 모든 일에, 행운이 뒷받침되어 노력이 더욱

빛나는 한해가 되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여러분의 굿샷을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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