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감 관리: 중요한 순간의 침착함
골프를 하다 보면, 스트레스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명랑 골프라고 하더라도, 때로는 이상하게 스윙이 안되거나, 다른 이유로 심리적인 압박감을 받을 때가 있지요. 일반적인 주말 골퍼 들에게 가장 큰 압박감은 내기겠지요. 물론, 선수들은 매 순간이 압박감이겠지만, 이를 극복해야만 훌륭한 선수가 되는 것이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리더들에게도 항상 압박감이 따릅니다.
우리 시대의 럭셔리 시계 브랜드들이 있습니다. 여기 시계 브랜드 리더들이 어떻게 압박감을 극복하고 누구나 가지고 싶어 하는 시계 브랜드를 이끌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럭셔리 시계 산업의 역사에서 2000년대 이후 가장 극적인 반전을 만들어낸 세 명의 리더, 장 클로드 비버, 조지 컨, 장 프레데릭 뒤포의 리더십과 위기 극복 서사를 상세히 정리해 드립니다.
각 인물별로 그들이 마주했던 압박의 실체와 이를 타개한 구체적인 판단력을 중심으로 구성했습니다.
장 클로드 비버 (Jean-Claude Biver) -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융합의 리더'
2004년 장 클로드 비버가 위블로(Hublot)에 합류했을 당시, 브랜드는 사실상 거의 문을 닫기 직전의 상태였습니다(이 시계 이쁩니다). 1980년대에 골드 케이스와 러버 스트랩의 결합으로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2000년대 초반에는 정체성이 모호해지며 연간 매출이 2,000만 스위스 프랑(약 300억 원) 미만으로 추락했습니다. 게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가 닥치면서 럭셔리 소비 시장 전체가 침체하는 최악의 외부 환경까지 겹쳤습니다.
하지만, 비버는 패닉에 빠지는 대신, 위블로의 역사에서 가장 빛나던 단 하나의 요소인 '금과 고무의 만남'에 집중했습니다. 그는 이것을 '융합의 예술(Art of Fusion)'이라고 창하면서 거대한 철학으로 확장했습니다.
그는 단순히 시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소재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조했습니다. 탄소 섬유, 세라믹, 마그네슘 등 당시 시계 산업에서 생소했던 소재를 과감히 도입해 '빅뱅(Big Bang)' 컬렉션을 탄생시켰습니다.
금융 위기 당시 다른 브랜드들이 마케팅 예산을 삭감할 때, 비버는 오히려 "남들이 물러설 때가 우리가 나설 때"라며 유로 2008, F1, 페라리 등과의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이는 대중에게 위블로가 '건재함'을 알리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비버의 리더십 아래 위블로의 매출은 4년 만에 5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그는 압박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브랜드의 정체성을 재정의했으며, 위기 상황에서의 과감한 마케팅 투자가 브랜드 인지도를 얼마나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는지를 증명했습니다.
조지 컨 (Georges Kern) - 보수적인 틀을 깨는 '실용주의 전략가'
2017년 브라이틀링(Breitling)의 CEO로 부임한 조지 컨 앞에는 거대한 벽이 놓여 있었습니다. 브라이틀링은 '항공 시계의 명가'라는 자부심이 강했지만, 역설적으로 그 자부심이 독이 되어 있었습니다. 디자인은 지나치게 투박하고 컸으며, 마케팅은 남성 중심적인 마초 문화에 고착되어 젊은 층과 여성 고객들로부터 외면받고 있었습니다. 매출은 정체되었고, 브랜드는 올드한 이미지가 고착되고 있었습니다.
조지 컨은 부임하자마자 브랜드의 모든 것을 해체하고 재구성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는 수십 가지에 달하던 복잡한 모델 라인업을 '하늘(Air), 땅(Land), 바다(Sea)'라는 명확한 세 가지 축으로 재편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브라이틀링의 상징이었던 '날개 로고'를 떼어내고 단순한 'B' 로고로 교체했습니다(이것이 아주 멋진 신의 한 수였습니다). 골수팬들의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지만, 그는 "항공에만 갇혀 있으면 브랜드의 확장이 불가능하다"며 냉정하게 판단력을 유지했습니다.
그는 엄격하고 권위적인 기존 시계 매장의 분위기를 버리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인더스트리얼 로프트' 컨셉을 도입했습니다(백화점 같은 곳에서 브라이틀링 매장을 보신 분은 아실 겁니다). 또한 소셜 미디어를 적극 활용해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넓혔습니다.
결국, 그의 판단은 적중했습니다. 브라이틀링은 팬데믹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매출이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으며, 2020년대 들어 가장 힙하고 트렌디한 럭셔리 워치 브랜드로 부활했습니다. 그는 전통과 혁신 사이에서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실리를 택하는 리더십의 표본이 되었습니다.
장 프레데릭 뒤포 (Jean-Frédéric Dufour) - 기본으로 승부하는 '원칙주의 리더'
장 프레데릭 뒤포는 두 번의 위기에서 압도적인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첫 번째는 2009년 파산 직전의 제니스(Zenith)를 맡았을 때입니다. 전 CEO의 무리한 디자인 실험으로 브랜드 정체성이 완전히 붕괴된 상태였습니다. 두 번째는 2014년부터 현재까지 롤렉스(Rolex)의 수장으로서, 폭발적인 수요와 공급 부족, 리셀 시장의 과열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관리했습니다.
뒤포의 리더십 키워드는 '절제'와 '본질', 이 두 가지입니다.
그는 제니스 CEO로 부임하자마자 800개가 넘던 비효율적인 모델들을 단숨에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전설적인 무브먼트인 '엘 프리메로'에 다시 집중했습니다. 화려한 겉모습보다 '정확한 기계식 시계'라는 본질로 회귀한 그의 판단은 1년 만에 적자 기업을 흑자로 돌려놓았습니다.
또한, 롤렉스 CEO로서 그는 시장의 과열에 휘둘리지 않습니다. 생산량을 갑자기 늘려 희소성을 해치거나, 일시적인 유행을 따르는 모델을 내놓지 않습니다. 대신 '중고 인증 프로그램(CPO)'을 도입해 2차 시장의 질서를 잡고 브랜드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는 제니스를 명가로 복귀시켰고, 롤렉스를 전 세계 시계 시장의 독보적인 지배자로 만들었습니다. 압박이 심할수록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집중하는 그의 태도는, 복잡한 상황일수록 단순한 원칙이 가장 강력한 해결책이 됨을 보여줍니다.
훌륭한 리더들은 압박감을 즐기기도 한다도 합니다. 그래야 뭔가 일에 더욱 집중하고 성취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골프도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뭔가 압박감이 들 때, 더 집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압박감을 즐기는 노력, 저는 오늘부터 다른 일에서도 한번 시도해 보려 합니다.
오늘도 여러분의 굿샷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