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티샷: 리더의 첫인상과 시작의 중요성
저의 연재 많이들 기다리셨죠(근거 없는 자신감)? 설정을 매일 올리는 것으로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골프샷이 신중해야 하듯, 신중하게 글을 올리는 것이 예의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 잡습니다.
드디어, 1번 홀, 시작입니다.
먼저, 리더의 첫인상에 관하여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전형적인 리더의 모습이 있을까요?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리더의 모습, 은연중에 우리의 머릿속에 리더의 모습을 만들어 두고 있지는 않나요?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리더에는 누가 있을까요? 저는 자신 있게 세종대왕과 이순신장군을 꼽겠습니다.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이 두 분의 실재 초상화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두 분 모두 표준영정으로 기록이나 자료를 통하여 창작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얼굴을 무의식적으로 두 분의 얼굴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학교 교과서에 나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 지폐와 동전에 그 얼굴이 있기 때문입니다. 만 원권 지폐에 세종대왕, 백 원 동전에 이순신 장군의 얼굴이 있습니다. 혹시. 지폐와 동전에 있는 두 분의 얼굴을 자세히 보신 적이 있나요(화폐 이미지는 함부로 쓰면 안 되는 것으로 압니다)?
제 눈에는 두 분이 묘하게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때, 천 원 지폐의 율곡 이이 선생님의 얼굴을 잘 접으면 그 얼굴이 영화배우 소지섭 씨의 얼굴과 매우 흡사한 모습이 공유하기도 했었지요. 다시 돌아가서,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두 분 모두 눈매가 날렵합니다(날카로움과는 차별화된다고 생각합니다). 입술의 모양도 단호하면서 단단한 느낌이 들지요. 전체적인 표정은 위엄 있고, 의지가 강하며, 믿음을 주는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서운데 인자한 느낌. 어떤 느낌인지 아시겠죠?
이처럼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리더의 모습에 대한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고정관념은 실제로 리더십 발휘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만약에 우리가 알고 있는 세종대왕이나 이순신장군과 같은 이미지의 리더가 나타나서, "나를 따르라!" 하면 저는 "네"하고 따라갈 것 같습니다.
첫인상의 과학적 메커니즘이 존재한다는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인간의 뇌는 생존을 위해 상대방을 빠르게 판단하도록 진화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첫인상의 과학적 근거입니다. 프린스턴 대학의 심리학자 알렉산더 토도로프(Alexander Todorov)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단 100밀리 초(0.1초)만에 상대방의 매력도, 신뢰도, 능력, 공격성 등을 판단한다고 합니다. 토도로프와 그의 동료 재닌 윌리스(Janine Willis)가 2006년에 발표한 핵심 연구에서는 100밀리 초(0.1초) 동안 얼굴을 본 후 내린 판단이 시간제한 없이 내린 판단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매력도(attractiveness), 호감도(likeability), 신뢰도(trustworthiness), 능력(competence) 등 다양한 특성을 측정하였는데, 토도로프는 후속 연구에서 100밀리 초, 500밀리 초, 1초 동안 얼굴을 노출시켜 비교했으며, 심지어 더 짧은 노출 시간도 사용했습니다. 놀랍게도 노출 시간이 늘어나도 첫인상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토도로프의 연구는 매우 실용적인 정보를 제공합니다. 좋은 첫인상과 나쁜 첫인상을 만드는 다양한 얼굴 특성들을 보여주며, 이 정보는 소셜 미디어나 다른 상황에서 자신을 대표하는 사진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Todorov & Willis, 2006). 작은 차이가 사람을 다르게 보이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으로, 한때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었던 마이크 타이슨이 한 말 중에 제가 좋아하는 말이 있습니다. "누구나 그럴 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나한테 쳐 맞기 전까지는." 이 사람이 이렇게 말하니까 참 잘 먹힙니다. 골프가 이 말이 잘 적용되는 운동 중에 하나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많이 쳐 맞아봤습니다. 아픕니다. 금융놀이의 희생양이 된 날이면 더 아픕니다. 이렇게 살아 뭐 하나 그런 생각도 듭니다. 어렵습니다, 골프.
골프에서 첫 홀의 첫 티샷이 그날의 18홀 플레이를 결정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초반끗발 개끗발’이라는 말고 있지만, 첫 티샷이 멋지게 날아가는 모습을 보게 되면, 긴장이 금방 풀어지면서, 왠지 라베(Lifetime Best Score: 가장 적게 친 점수: 간혹 반대로 생각하는 분들이 존재)를 기록할 것 같은 기분이 들지요. 게다가, 보통 첫 홀에서는 뒷팀이라는 뜻하지 않은 갤러리가 첫 티샷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상 4,5명의 갤러리가 있게 되고, 이들의 굿샷, 또는 스윙 좋다는 소리를 듣게 되면 프로가 된 듯한 느낌까지 듭니다. 간혹, 앞팀에서 무전이 올 때가 있습니다. "방금 날아온 공, 여기 고객분 다치실 뻔했어요. 비거리 많이 나시는 분 조심 부탁드려요." 이러면, 기고만장이 하늘을 찌릅니다. 반대로, 첫 샷을 쳤는데, ‘어, 나갔나요?’, ‘에헤이...’, ‘가서 치시죠’ 또는, ‘멀리건?’이라고 하면, 오늘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요. 게다가, 뒤에 뒷팀이 보고 있다면, 덤으로 쪽팔림까지. 골프 참 어렵습니다.
첫 샷을 페어웨이에 잘 보냈는데, 너무 잘 보내서 놀란 건지, 두 번째 샷을 뒤땅을 빡 쳐서 부추전 같은 잔디 뗏장이 저 멀리 날아가는 모습을 보면 어처구니가 없어집니다. 골프 다시 한번 참 어렵습니다.
한 조직의 리더가 되는 일은 이보다 수백 배는 어렵겠죠?
먼저, 사례들을 볼까요?
"007 같은 수트빨은 아니지만 “
모임에서 알게 되어 지금은 호형호제하게 된 대기업을 임원으로 은퇴한 지인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30년 전 신입사원 시절,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발표 내용은 엉덩이에 습진이 생길 정도로 앉아서 노력한 덕분에 누가 봐도 훌륭했지만, 아침에 급하게 나오느라 셔츠를 다리지 못하고, 머리도 좀 덥수룩하였다고 합니다. 특히, 목 주변의 깃이 눈에 띄게 구겨져 있었습니다(하늘 방향으로). 화장실에서 물을 묻혀가며 머리도 매만지고 옷깃이 펴지도록 해보았다고 합니다. 마음속으로 ‘이거 좀 아닌데...’라고 생각을 하였지만, 시간이 없어 그대로 회의실에 들어갔답니다. 발표내용이 참 좋았으나, 지인의 머릿속은 온통 구겨진 옷깃과 덥수룩한 머리에 신경이 갔다고 합니다. 발표를 들었던 당시의 임원 중에 한 분이 나가면서 한마디 해주셨답니다.
"발표할 때는 항상 단정하게, 사람은 발표자를 발표내용보다 먼저 봐요. 발표는 잘했어요."
첫 샷이 OB(골프공이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나가 버리는 것)가 나고, OB티박스에서 3번째 샷(이곳에서의 샷은 분명히 3번째 샷입니다. 나중에 꼭 한 타를 빼고 게산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을 하는 느낌이었다고 합니다. 이후 그는 항상 완벽한 외모 관리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항상 지금 당장 결혼식장 하객으로 가도 될 정도로 깔끔하게 다니십니다.
리더십에서 첫인상이 갖는 의미는 매우 특별합니다.
리더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관찰과 평가를 받습니다. 리더의 첫인상은 단순히 개인적인 호감도를 넘어서 조직의 성과와 직결됩니다.
첫인상은 7초 안에 결정된다고 합니다. 미국 UCLA의 앨버트 메라비언(Albert Mehrabuan) 교수는 시각정보를 통하여 빠르게 상대방의 인상을 형성한다는 이론을 제시하였지요. 그의 연구에 따르면, 커뮤니케이션에서 말의 내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7%에 불과하고, 목소리 톤이 38%, 바디랭귀지가 55%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리더의 첫인상에서 비언어적 요소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Mehrabuan, 1967).
또한, 하버드 대학의 에이미 커디(Amy Cuddy) 교수는 첫인상에서 사람들이 두 가지 질문을 던진다고 말합니다. "이 사람을 믿을 수 있는가?"와 "이 사람을 존경할 수 있는가?"입니다. 첫 번째는 따뜻함(warmth)과 관련이 있고, 두 번째는 능력(competence)과 관련이 있습니다(Fiske, S. T., Cuddy, A. J. C., Glick, P., & Xu, J, 2005).
사람은 첫눈에 반합니다. 경험해 본 분들 많을 겁니다. 그렇죠?
"너무 어려 보여도?"
제가 잘 아는 분의 아들이 KAIST를 졸업하고 IT 스타트업의 28세 CEO로 투자유치 면담에서 겪은 일입니다. 면담에 들어갔을 때, 바로 들었던 말이 "뭐야? 고등학생 같은데..."라는 말이었다고 합니다. 면담 자체가 청년 CEO를 위한 투자 설명회였지만, 이 친구는 젊어 보이다 못해 어려 보인 거지요. 이 면담에서 이 친구는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지인은 아들에게 비즈니스 컨설팅을 하는 다른 지인을 소개해 주었답니다.
컨설턴트의 조언으로 그는 이미지 메이킹을 시작했습니다. 편안한 대학생 스타일에서 정장 스타일로 바꾸고, 안경을 착용하고, 헤어스타일을 단정하게 다듬었습니다. 또한 말하는 속도를 조금 늦추고, 목소리 톤을 낮췄습니다. 몇 개월 후 같은 내용으로 다른 투자자들을 만났을 때, 드디어 투자유치에 성공했습니다. "같은 내용이지만, 포장이 달랐다"라고 이야기하더군요.
리더의 첫인상이 단순한 개인적 매력을 넘어서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가 되겠지요.
"악수도 기술“
이것은 제기 잘 아는 선배 교수님의 사례입니다. 저는 사람의 얼굴과 이름을 매치하여 익히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 중에 한 사람입니다. 이 교수님도 얼굴과 이름을 매치하여 기억하는 것이 쉬운 편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노력해서 안 되는 것은 없지요. 특히, 신입생이 대거 입학하는 신학기에 교수님은 최대한 빨리 정확하게 학생들의 얼굴과 이름을 익혔습니다. 보통 신학기 한 달 이내에 학과 상견례가 이루어집니다. 신입생들과 선배들의 첫 대면식이 되지요. 이때, 교수님을 신입생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불러주며, 학교생활을 잘하고 너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하자고 이야기를 해 줍니다. 학생들이 느끼는 감동은 생각보다 훨씬 크답니다. 2~3초간 눈을 마주치며, ‘000 학생, 반갑습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적절한 힘으로 악수를 곁들이게 되면 그 또한 감동이 배가 됩니다.
나중에 졸업한 학생들이 가장 많이 찾아오는 교수님으로 유명했고, 많은 학생들이 그 순간 우리 대학에 이런 교수님이 계신 것에 감사와 자부심이 느껴졌다고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름을 기억하며 함께하자는 인사와 작은 악수가 만든 기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티샷이 페어웨이를 놓쳐도 두 번째 샷으로 만회할 수 있다 “
한 금융회사의 신임 지점장의 이야기입니다. 첫 직원 미팅에서 실수를 범했습니다. 전임 지점장과 비교하며 "저는 전임 지점장님만큼 경험이 많지 않지만..."이라고 시작하면서, 전임 지점장의 사례를 많이 들면서 이야기를 진행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그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이전 책임자의 언급으로 직원들이 자신의 첫인상은 좋지 않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다음 주 팀별 미팅에서 그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각 팀의 업무를 꼼꼼히 분석하여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여러분의 노고를 높이 평가합니다. 제가 가진 경험과 여러분의 전문성을 결합하면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야기의 중심을 자신과 자신의 비전, 그리고 지금 자신 앞에 있는 구성원들 중심으로 바꾼 것입니다. 이때부터 직원들의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연말이 되었을 때, 그 지점은 이전 지점장이 있을 때 보다 훨씬 뛰어난 성과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TV의 골프 중계를 보면, 어려운 상황에서 기가 막힌 삿을 구사하여 오히려 멋진 결과를 보여주는 선수들이 있지요? 정말 멋있습니다.
리더의 첫인상은 단순한 개인적 매력을 넘어서 조직의 성과와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우리가 지폐 속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에서 느끼는 위엄과 신뢰감처럼, 현시대의 리더들도 첫인상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첫인상이 단순히 외모나 말솜씨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진정한 리더의 첫인상은 그 사람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성과 준비된 모습에서 나옵니다. 앞서 살펴본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이 보여주듯이,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가 모여 강력한 첫인상을 만들어냅니다.
리더십의 여정은 첫인상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첫인상이 만들어내는 신뢰와 존경은 리더가 조직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됩니다. 준비된 리더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첫인상의 힘, 그것이 바로 성공적인 리더십의 첫 번째 열쇠입니다.
좋은 첫인상을 만드는 돈을 부르는, 하지만, 돈 안 드는 방법 하나 제안합니다. 항상 웃으시면 됩니다. 세상에 웃을 일이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웃으면 됩니다. 억지로라도 웃으면 됩니다. 그러다 보면, 웃을 일이 생깁니다. 가벼운 미소도 좋습니다. 할 수 있습니다. 하지 않는 것일 뿐.
오늘도 여러분들의 굿삿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