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

by 이백구십일

GPT 이후로 AI의 발전이 정말 하루가 다르게 되고 있다.

물론 맨날 새 버전 없나?

새 기능은 없나?

둘러보고 뉴스 찾고 하는 나로서는 정말 매일 다르냐? 하면 아니라고 하겠지만.


올해와 작년. 그리고 재작년을 비교해 보면 AI로 할 수 있는 일이 엄청나게 많아지긴 했다.

재작년보단 작년에 훨씬 똑똑하고 말귀도 잘 알아듣게 되기도 했고.

물론 여전히 헛소리하거나, 없는 말을 지어내고 우기긴 하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나쁘지 않다의 영역으로 왔고.

올해는 더 좋아지지 않을까? 란 기대감이 있다.


근데 AI가 정말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자본을 빨아들이면서 자주 보게 되는 것들이 있다.

몇 년 안에 특정 직업이 대체돼서 사라질 거라느니.

AI가 노동자를 모두 대체해서 대량 실업이 발생할 거라느니.

AI 시대를 대비해서 미리 어떤 능력을 함양해야 하고.

어떤 직업은 AI가 대체할 수 없으니 그 직업을 가져야 한다고 하기도 한다.


그런 것들을 보면서 나는, 컴퓨터가 없던 세상에 컴퓨터가 나오면서 저런 일이 있었겠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모든 문서를 수기로 작성하고, 그것을 관리하는 것도 사람이 하고, 그걸 찾는 것도 물리적으로 다 보고 다니면서 하고.

업무적인 조율이나 의견 교환도 무조건 서로 만나서 해야 하고.


그런 시절에 컴퓨터는 얼마나 파괴적인 도구였을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존에 하던 일을 잃게 됐을까?

아마 그때 그 시절의 사람들도 불안하고 걱정이 되지 않았을까?


근데 이젠 컴퓨터, 스마트폰이 없다는 걸 상상하기 어려운 세상이 된 지금.

컴퓨터가 모든 사람을 대체해서 대량 실업자가 발생했나?

컴퓨터 한 대로 100명이 할 일을 한 사람이 할 수 있으니, 기업들이 사람 한두 명만으로 굴러가나?

답은 모두가 알 것이다.


물론 모든 걸 수작업하던 시절보다 컴퓨터로 작업을 하는 지금.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양이 폭발적으로 많아졌다.

더 다양하고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만큼 또 다른 수작업 시대에는 알 수 없었던 수많은 일과 직업이 생겨나기도 했다.


컴퓨터가 없던 시절에 웹 개발자라는 직업에 대해 알았을까?

DBA는?

개인이 모바일 앱을 개발해서 마켓에 출시하고 그로 인해 엄청난 돈을 버는 것은?

아마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컴퓨터보다 AI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더 많은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파괴적인 도구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컴퓨터가 없던 시절의 컴퓨터도 지금의 AI와 같았을 거다.

원래 미지의 것은 알 수가 없어서 더 두렵고 불안하게 상상되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결국 AI도 사람이 필요해 의해 쓰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고.

상상도 못 할 엄청난 기능과 혁신으로 대단한 걸 할 수 있게 되겠지만.

사람의 욕심과, 세상 사회의 요구는 또 그에 맞춰 달라질 것이기에.

나는 AI가 발전되고 고도화되는 것에 불안 걱정 두려움 같은 건 없는 편이다.


오히려 지금은 이런저런 이유로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걸 AI가 대신해 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가 있다.

내 취향에 맞는 게 드물어서 맨날 목말라 찾아다니는 콘텐츠를 나에게 최적화해서 만들어줄 수도 있을 거고.

감히 엄두도 못 낸 여러 사업 아이디어를 실제로 실현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밖에도 지금은 모르고 상상도 안 되는 새로운 세상과 일들이 열리겠지.


가끔 AI 시대에 어떤 직업이 살아남을까?

그런 질문을 보면 나는 매번 똑같은 답을 적는다.

지금은 상상도 안 되고, 존재하지도 않는 새로운 직업.


미지의 세상은 두려운 것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설렘으로 가득하기도 하다.

나는 그런 세상을 기다리며, 올해는 AI가 또 얼마나 발전할지 기대하고 있다.


GPT가 막 나왔을 때는 그저 신기함, 정도의 감상이었다면.

최근 내게 AI는 꽤 익숙한 도구가 되었다.

개발 현업에서 떠난 지는 꽤 되었지만, 가끔 재미로 무언가 만들 일이 생기면 무조건 AI를 썼다.


이런이런 기능을 가진 이런 거 만들어줘.

요청하고 나온 결과물을 가지고 내가 필요로 하는 것에 맞게 조금 수정을 해서 완성해 내다보면, 전에는 며칠씩 걸렸을 일이 몇 시간 만에 해결되곤 한다.

아직은 딸깍, 만으로 완벽해! 를 외칠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귀찮고 번거로운 밑 작업을 미리 해주는 보조라니.

그것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니, 쓰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또 아, 이 단어 뭐였더라?

이 작품이 뭐였지?

생각이 온전한 형태가 아니라 뭉개져서 나는 것에 대한 해답을 찾을 때도 꽤 유용하다.

물론 완전 헛다리를 짚어서 날 열받게 하기도 하지만.

가끔은 정말 정확히 찾아줘서 가려운 곳을 바로 긁어낸 쾌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요즘 내가 가장 유용하게 사용하는 건 상담가로서의 AI다.

사실 이게 가능할지 조금 의문이었는데, 써본 결과 나에게는 꽤 잘 맞았다.

다른 상담은 아니고, 내가 이런 생각이 드는데.

혹은 이런 가치관이 있는데.

대체 왜 이렇게 생각하고 판단하게 됐을까?


고민해도 답을 알 수 없었던 문제들 일부는 AI와 대화를 이어 나가면서 답을 찾게 되기도 했다.

AI가 직접 이래서 이렇다,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질문하고 답변을 해나가다 보면 막힌 채 뻗어나가지 못했던 내 생각이 그 너머로 나아가 답을 찾을 수 있게 되기도 했다.


지금도 이렇게 유용한데, 다음 버전에서는 또 얼마나 좋아질까?

그런 걸 생각하면 매우 기대가 됐다.


물론 가끔 내가 생각해야 할 문제를 다 AI한테 외주준 것 같다거나.

별것도 아닌 잡스러운 생각과 의문을 질문하고 답변받을 땐, 내가 왜 굳이 이런 것까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원래 뭐든 완벽하게 좋기만 할 수는 없으니까.


아직 AI가 낯설 때는 대체 이걸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고.

이런 일도 가능한지도 모르겠고.

이걸 더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도 궁금하고.

그래서 사람들의 팁을 찾아다녔는데.


요즘은 그걸 AI에게 직접 묻곤 한다.

AI에 대해선 아무래도 AI가 가장 잘 알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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