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을 기다리는 내가 싫어질 때

by 이백구십일

아아아닛!


원래 오늘 올라갈 예정이었던 활동기가 어젯밤에 올라가 버렸다.


PC에서도 예약 날짜 관련해서 제대로 변경이 안 되는 문제가 있던데. 모바일에서 시간 조정을 할 때는 또 날짜가 기존에 지정했던 날이 아니라 오늘로 강제로 바뀌어버리는 문제가 있더라. 내가 잘 확인했어야 하는 문제긴 한데, 그래도 좀 통일된 편의성으로 이런 실수를 방지해 줬다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 밖에도 커버 사진 같은 게 기존에 올렸던 건 저장돼서 지정해서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이라거나 그런 게 있으면 참 좋겠는데. 브런치 자체가 좀 여러 기능이 무겁게 탑재되기보단 가볍게 핵심 기능 위주인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지 싶다가도, 별로 어려운 것들도 아닌데 한 일주일 만 가서 개발해서 붙여놓고 나오고 싶단 생각도 든다.


이게 참. 뭘 모르면 원래 안 되는가 보다 하게 되는데, 어설프게라도 알게 되면 아니 이거 이렇게 저렇게 금방 여차저차할 수 있는 건데 왜 안 해주지? 너무해! 그렇게 되는 것 같다. 모를 때가 더 편했던 것 같기도 하고. 이상한 기분이 든다.


잠시 하소연을 하고 싶어서 주제를 잠시 벗어났는데, 이제 원래 가야 할 길로 돌아가 보자.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종종 고민한 게 있는데, 바로 알림에 대한 것이다. 나는 브런치를 접하고 시작하게 되면서 바로 앱도 함께 설치했다. 글을 쓸 때야 PC와 키보드가 편하지만 글을 볼 때는 모바일이 편하니까. 동시에 알림이 뜨는 것도 설레고 재밌고.


근데 이 알림이라는 게 한 번씩 보게 될 때마다 나를 웃게 만드는 건 참 좋은데. 감감무소식일 때는 괜히 언제 또 알림 안 오나 기대하고 기다리게 된다는 게 문제였다. 텅 빈 알림 창을 보면 괜히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하고. 뭘 하다가도 알림 안 떴나 하고 괜스레 핸드폰을 더 보게 만드는 것 같다.


소소한 부작용을 겪으면서 처음에 알림을 끌까? 그런 생각이 들었을 때 그렇게 하지 않은 건, 어차피 알림 꺼도 궁금함이 생기면 앱을 눌러서 들어가서 볼 거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그럴 거라면 차라리 앱 들어가서 볼 일 없게 알림 기능을 켜두는 게 낫지. 그런 생각으로 그냥 뒀고, 지금도 그런 상태다.


며칠을 그런 채 지내다가 다시 알림 끄는 게 좋겠는데 그런 생각이 든 건 처음의 이유와는 조금 다른 결이었다. 아무래도 요즘 내 관심사나 포커스가 브런치 쪽에 쏠리다 보니 브런치 관련한 이런저런 글을 보는 게 참 재밌었는데.


대체로 이런 글이었다. 구독자 상승 비법. 브런치로 수익 내는 법. 브런치 N년 후기. 몇몇 글은 어그로성 제목으로 낚시를 해서 별 내용이 없거나, 제목과 전혀 무관한 내용이 적혀 있었지만. 나름 팁과 재밌는 소회가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재밌게 읽고 그냥 흘려낼 수 있었다면 큰 문제가 없었을 텐데. 읽고 나면 꼭 불쑥 욕심이 샘솟는다는 게 문제였다. 구독자 관련 글을 보면 나도 구독자 좀 늘려보고 싶은데 방법 없나? 괜히 더 찾아보게 되고 고민하게 되고. 수익 관련한 글을 보면 나한테도 언젠가 그런 날이 오려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그 모든 건 내가 새로운 글을 쓸 때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애초에 내가 브런치를 시작할 때의 마음과 이런저런 이유로 흔들렸다가 다시 중심을 찾을 때 하는 생각은 같았다. 꾸준히 글을 쓰는 습관도 들여보고. 뭔가 시간을 그냥 흘리진 않고 뭔가 기록이라도 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남보단 나의 만족을 위해 글을 쓰자.


욕심이 치솟았다가도 곧잘 그 초심으로 돌아오곤 했는데, 욕심이 솟아서 휘청휘청하는 게 자주 반복되다 보니 이게 뭐 하는 짓이지 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특히 라이킷 알림이 참 중독적이고 영향이 큰데. 받을 땐 좋다가도 그 좋은 것에 취해 있다 보면 글을 쓸 때 라이킷을 더 받으려면 어떡해야 할까? 고민하게 됐다. 그렇게 해서 더 좋은 글이 나오고 더 좋은 성과가 나온다면 참 좋겠지만. 그러면 모두가 다 좋은 반응으로 인기 작가가 되지 않았을까?


무엇보다 나는 글로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걸 굉장히 갈구하면서도 그걸 거머쥐었던 적은 드문 사람이다. 아마도 애초에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적는 걸 더 좋아하고. 내 속에 있는 걸 꺼내놓는 걸 더 편하게 느끼고 좋아하는 타입이라 그런 거겠지.


어쨌든 내 만족을 추구해서 내 마음에 들게 글을 쓰는 건 내가 어떻게든 해볼 수 있는 거지만, 다른 사람의 관심을 끄는 건 나의 영역 밖이라는 생각이다. 노력해 볼 순 있지만 잘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고, 그걸 여태 부딪치고 깨지며 배워왔다고 생각한다.


얻을 수 없는 걸 바라고, 그걸 위해 노력하다 보면 지치고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법. 겨우 편하게 글을 쓰는 법을 알게 됐고, 기분 좋게 털어내는 법을 알게 됐는데, 이걸 욕심이란 얼룩 때문에 상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자꾸만 찾아보던 브런치 관련 글도 이제는 이만하면 다 본 것 같다. 그런 생각으로 멀리하기로 했고. 알림도 가능하면 안 보는 게 좋지 않을까 그런 쪽으로 생각이 기울기 시작했다.


과연 알림을 끄고 내가 중심을 잘 잡고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일단 시도해 보면 결과를 알 수 있겠지. 그러고 보면 모종의 이유로 하루에 딱 한 번만 브런치 알림을 보는 것으로 스스로와 규칙을 정하고 잘 지켜냈다는 작가님의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참 대단한 분이었다는 게 새삼 느껴졌다. 그리고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 역시 있구나 하는 생각도.


원래 오늘 올라갈 글이 미리 올라가 버리는 바람에, 오늘을 벌충할 글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쓰게 됐지만 나름 남겨둘 가치가 있는 기록 같다. 과연 한 달 후, 반년 후, 1년 후에도 나는 알림에 대한 충동과 초심에 대한 흔들림으로 싸우고 있을까? 궁금하다.


참, 나한테 익숙했던 웹소설 식 문단 나누기를 하다가 오늘 본격적으로 예전에 하던 형태로 개행을 최소화하는 형태를 써봤는데. 어쩐지 이게 더 글이 술술 나오는 느낌이 드는 건, 내가 지금 이 주제에 할 말이 많아서일까 아니면 낯선 형태를 오랜만에 쓰다 보니 신이 나서일까? 일단 더 써보다 보면 알게 되겠지?


그러고 보니 지금 이 글은 이제 쓰자마자 맞춤법 검사만 돌려서 올릴 것 같은데, 이렇게 살아있는 날 것 상태로 바로 냅다 올려버리는 건 처음 있는 일 같기도 하다. 대부분 예약 시간 걸어서 나중에 올렸던 것 같은데. 이것도 좀 낯설고 새롭게 느껴져서 기분이 좋았다.


몰랐는데, 생각보다 내가 낯선 것을 경험하고 알아가는 걸 좋아하는 성향이 있다는 걸 브런치를 쓰면서 알게 됐다. 이전에 그런 성향이 발현되었던 순간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면서 다시 깨닫기도 했고, 이렇게 새로운 자극에 기분 좋아하는 걸 직접적으로 느끼기도 했다.


글을 쓰면서 뭔가 내 속에 가라앉아 있던 것들을 많이, 자주 발견하게 되는 것 같은데. 이렇게 회복이 되는 건가 싶어서 얼떨떨하기도 하고, 내가 너무 뭘 안 하고 살아서 나조차 나에 대해 잊어가고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최근에 나중에 발행할 에세이 몇 개를 쓰면서 분량이 꽤 적어서 걱정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냥 가볍게 시작한 이 글이 생각보다 길어진 게 조금 당황스럽다. 문단 형태가 좀 더 이게 나한테 적합한 건가 라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든다. 다음 글에서도 비슷하게 한 번 꼭 시도해야겠다.


아, 어제 본의 아니게 오전 8시, 오후 8시에 각각 비슷한 성격의 글을 쓰게 됐는데. 그래서 직접적으로 연재 시간에 대한 비교가 됐다.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오전에 좀 더 반응이 좋았고, 오후에는 조금 덜했다. 글 내용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시간의 영향인 것도 없진 않을 것 같아서, 지금 이 글도 가능한 오전 시간대에 올리려고 한다. 오늘 글로 좀 더 확신을 얻을 수 있겠지.


아무튼. 이런저런 노이즈에 휘둘리지 않고 초심을 잘 지킬 수 있길 빈다. 이 기록이 나의 마음을 고정해서 조금이라도 지켜주길 빌지만, 이미 다른 글에서도 몇 번 제발 남 눈치와 반응 좀 신경 쓰지 말고 쓰고 싶은 글이나 막 써라. 일단 쓰고. 또 써서 쓰다 보면 나중에 더 잘 써지겠지. 지금 당장 잘 써서 남들 반응 얻고 싶고 노리고 싶고 그런다고 그게 되겠냐? 에세이 쓴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글도 맨날 썼다가 말았다가 했는데? 그런 식의 내용을 꽤 적었던 적이 있어서 효용이 있나 싶긴 하다. 그래도 썼던 걸 기억은 하고 휘청이다가도 금세 돌아오게 됐던 걸 보면 영 쓸모가 없었던 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오늘도 다짐대로 일단 편하게 자유롭게 막 써보기로 다시 한번 새겨본다. 대체 브런치 쓰면서 이런 비슷한 얘기를 몇 번이나 더 하게 될지 나중에 꼭 세어봐야겠다. 지금 약간 주저리주저리 모터에 발동이 걸린 것 같은데, 이대로 있다간 만 자 단위로도 넘어갈 것 같으니 급하게 끝내 보기로 하겠다.


여담이지만 옛날에 어떤 날은 이 모터가 잘못 발동 걸려서 누군가와의 메신저 대화에 폭탄 같은 텍스트 테러를 했던 적도 있었다. 나중에 호기심에 글자수 세어주는 홈페이지에 붙여 넣어 보니 만 자가 넘었었다. 뭔가에 대해 의논하는 게 아니라 그냥 편하게 스몰톡하는 것이었는데도 그랬다. 지금도 뭔가 이상하게 끝내기가 아쉬워서 더 말을 잇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빨리 정리해야지 대참사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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