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릴 때부터 컴퓨터를 좋아했다. 가끔은 나도 대체 이게 왜 재밌고 흥미로운 거지? 싶을 정도로 IT 분야 뉴스를 즐겨봤다. 막 스마트폰이 나오던 시기에는 아예 그 시기의 모든 스마트폰 제품과 사양, 부품들을 줄줄 꿸 정도였다. 이제는 시들해졌지만 한참 스마트폰에 꽂혀 있을 때는 진짜 스마트폰과 관련된 모든 뉴스를 챙겨봤던 것 같다.
예전에 스마트폰을 디깅할 때만큼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AI 쪽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유명하다는 모델들은 한 번씩 써보기도 하고. 관련 뉴스 중에 큼지막한 것들은 찾아보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가끔 AI에 대한 글을 보면 댓글은 남기고는 하는데. 내가 가장 많이 반응했던 주제가 뭐였나, 생각해 보니 AI 시대에도 대체 되지 않을 직업은 뭘까? 혹은 AI 시대에 가장 유망한 직업은? 그런 거였다.
1~2년 전만 해도 약간 나중 일처럼 반은 재미로 그런 글들이 보이곤 했는데, 이제 진짜 나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AI가 코앞까지 오니 비슷한 글이 자주 보이지는 않는 것 같다. 어쩌면 이전에 유행처럼 휩쓸고 지나갔으니 이제는 식상해서 얘기되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AI 시대에 유망할 직업. 사람마다 다 의견이 있겠지만,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지금은 없고 AI 발전과 함께 새롭게 생겨날 직업이 가장 유망할 거라고. 그때 예를 들어 말했던 건 지금은 좀 언급이 적어졌지만 프롬프트 엔지니어였다. AI가 없었다면 그런 직업과 일이 있는지도 모르지 않았겠냐고 하면서, 프롬프트 엔지니어처럼 AI 시대에 맞게 새롭게 생겨날 직업들이 제일 유망하고 주목받을 것 같다고 했다.
AI 시대에 일자리를 잃고 힘들어질까 봐 걱정하는 사람들에게도, 컴퓨터가 나왔을 때도 사람들은 자기 일자리를 잃을 거라고 걱정하며 힘들어했을 거라고. 근데 컴퓨터가 나오고 발전하면서 컴퓨터가 없을 때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많은 일과 일자리가 생겼고. 스마트폰이 나오면서도 앱 마켓과 앱 개발자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고. AI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그런 말들을 했다.
그렇게 한창 낙관을 펴다가, 비슷한 이야기들이 줄고 나도 너무 같은 얘기만 보고 듣고 하다 보니 질려 좀 잊혔는데. 최근에 오랜만에 비슷한 글을 보다 보니 또 의견을 남기고 싶어져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유망 직종에 대한 의견은 전과 변함이 없었는데, AI로 일자리를 잃게 될 걸 걱정하는 글에 댓글을 남기다가 조금 다른 의견과 생각을 가지게 됐다.
최근의 AI는 정말 무시무시할 정도로 빠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한 5년은 넘게 남았을 줄 알았던 사람 대신 AI를 쓰는 시대가 어쩌면 올해부터 시작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 아직은 신뢰도나 정책 등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지만 기능적으로는 꽤 성숙한 단계에 접어든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해고되고 있기도 하고, 해고되고 재취업을 못 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그런 걱정과 불안에 대한 글을 보며, 전처럼 AI가 할 수 있는 게 많아지면 사람들은 또 그 AI가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새로운 것들을 찾고 만들 거라고. 그렇게 새로운 일과 직업이 생길 거라고 댓글을 달려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AI가 사람들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유능해진다면, 그 AI를 과연 회사만 쓸 수 있을까?
회사가 직원을 해고하고 쓸 정도로 똑똑한 AI가 있다면 우리도 그걸 쓸 수 있는 거 아닌가? 아이디어만 있으면 그 유능한 AI를 가져다가 내가 회사를 만들면 되는 거 아닌가? 어쩌면 본격적인 AI 시대가 되면 사람들은 취업 걱정을 하는 게 아니라 창업에 대해 고민하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