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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멍때리기 Mar 02. 2022

푸틴, 독일을 건드리다

독일 스웨덴 등 ‘금기’ 깨고 무기 지원

3월 2일 쓰다.


전쟁. 살육의 현장.

참혹하다는 등의 말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언어로 표현조차 어려운 일들이,  잔인하고 고통스러운 일들이 벌써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비교적 젊은 세대에겐 역사책 속에서나 본 것이 전쟁이지만 사실 우리 주변을 둘러봐도 한국전쟁을 겪으신 분들 그리고 저 멀리 유럽에는 세계대전을 경험하신 많은 분들이 생존해 있습니다.

현재, 우리가 흔히 말하는 ‘국제질서’는 사실상 세계대전 이후의 질서입니다. 우리의 삶이 생각보다 ‘전쟁’과 가깝다고 느끼게 되는 이유입니다.


푸틴은 어디까지 상상했을까.

우크라이나가 며칠 안에 함락될 것이라는 기대,

나토 회원국이 아닌 우크라이나를 나토가 도와주지 않을 거라는 판단, 무엇보다 미국이 적극적으로 돕지 않을 거라는 생각 등이 푸틴을 움직였을 겁니다.


하지만 푸틴이 생각하지 못한  있었습니다. 그동안 중립을 지키던, 혹은 무기 지원을 거부하던 국가들의 적극적인 지원  대러 제재 동참입니다.

스웨덴, 핀란드, 스위스… 그리고 독일.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이른바 금기를 깬 국가들입니다.


#. “숄츠 총리와 집권 정부가 지난 몇 주 동안 독일 외교정책의 혁명을 이끌고 있다”

(제프 래스키 존스홉킨스대 미국현대독일학연구소장)


 하나의 금기가 무너졌다.  금기는 EU 전쟁에 무기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이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27(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EU 역사상 처음으로 공격을 받고 있는 나라에 무기와 다른 장비의 구매  보급에 재정을 지원할 이라고 말했습니다. 유럽연합의 금기를 깨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독일입니다.

러시아에 대한 다소 미적지근한 태도에 미국과 프랑스  서방국가들로부터 욕을 먹었던 독일이 자신들의 오랜 금기를 깨고 무기 지원을 하기로 결정한 겁니다. (독일은 '가스관 노르트스트림 2' 사업  여러 가지 이해관계로 러시아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전범국인 독일은 분쟁 지역에 무기수출을 하지 않는다는 대원칙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금기를 깨고 지난 2 26 대전차 무기 1 천정과 군용기 격추를 위한 휴대용 적외선 유도 지대공미사일 '스팅어' 500  자국 연방군이 보유한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보낸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존에 ‘헬멧 5천개만 보낸다 했다가 우크라이나 측으로부터 “다음에는 베개를 보낼 거냐!” 비아냥을 들었던 독일의  태세 전환입니다.


이와 함께 독일  숄츠 총리는 특히 독일 군대 현대화를 목표로 1000억 유로(약 135조 원)를 투자하고, 미국의 첨단 스텔스기 F-35 구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비를 대폭 늘리겠다는 결정입니다.


#.. 스웨덴.

러시아와 스웨덴은 발트해를 사이에 두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스웨덴과 핀란드는 유럽연합에는 가입했지만 나토에는 가입하지 않은 대표적인 비동맹 국가) 러시아와는  400 떨어져 있습니다.

스웨덴은 19세기 초 나폴레옹 전쟁 이후(1814) 늘 중립을 지켜온 국가입니다. 지난 200여 년동안 군사동맹도 전쟁 참여도 하지 않았었죠. 1·2차 세계대전에서도 중립을 지키며 뚝심 있게 버텼습니다. 1939년 소련이 핀란드를 침공했을 때를 제외하면 군사장비를 지원한 적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릅니다.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는 “러시아의 불법 침략에 맞서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고, 실제 스웨덴은 우크라이나에 5,000기의 대전차로켓을 비롯해 수천 개의 보호장비와 전투식량 등 군사물자 지원을 결정했습니다.

이같은 결정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을 묵과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크지만, 그 이면에는 러시아에 대한 공포도 도사리고 있습니다. 2016년 2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인용한 나토 보고서에 따르면, “3년 전 러시아 공군이 스웨덴을 상대로 수차례 모의 핵 공격 군사훈련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또 올해 들어서도 러시아가 발트해에서 군사활동을 강화하자 국방장관은 “스웨덴에 대한 공격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가 순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 ”핀란드에는 역사적인 결정이다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 2/28)

핀란드 정부도 돌격 소총 2500정, 총알 15만발, 대전차용 무기 1500대 등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스웨덴과 같이 핀란드도 오랜기간 비동맹주의 정책에 따라 철저히 군사적 중립 입장을 지켜왔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결정을 두고 “1956 소련이 2 세계대전 이후 핀란드 남부에 임차한 해군기지를 포기한 이후 비동맹국가의 이미지를 유지해온 핀란드의 정책 변화를 의미한다.” 설명합니다.


#..“러시아의 공격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며 이런 도발은 정당화될  없다전례없는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중립국가의 정책에서 벗어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이냐치오 카시스 /스위스 대통령)


‘중립국’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국가…스위스도 러시아 규탄과 제재에 동참했습니다.  

스웨덴 · 핀란드는 나토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유럽연합에는 소속돼 있어 한쪽 발을 걸치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스위스는 다릅니다. 절대 중립 국가입니다. 국제법상 영세중립국인 스위스는 EU 회원국도, 나토 회원국도 아니어서 더욱 눈길을 끕니다.

스위스는 EU의 제재 명단에 오른 367명 전원의 자산을 즉시 동결하고, 러시아 항공기에 대해 자국 영공을 폐쇄했습니다. 스위스 은행에 예치된 러시아 기업, 개인의 자산은 우리나라 돈으로 약 13조5306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스위스는 특히 검은 돈들이 모이는 곳이어서 푸틴을 포함한 푸틴 주변의 재벌들에게 심한 현타가 오는 일일 겁니다.

(예를 들어 러시아 재벌들이 제집 드나들 듯이 하는 영국에서, 러시아 개입/기업/기관들의 자산을 동결하겠다고 밝힌 것도 푸틴 주변 측근들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주기 위한 겁니다.)  


“(스위스의 제재 참여 결정으로) 1815년(스위스 영세중립을 인정한 빈 회의) 이후 유럽의 국제관계가 새 시대를 맞게 됐다”

(닐 제시 볼링그린 주립대 정치학과 교수)


푸틴의 상상력은 과연 어디까지였을까?

현재까지 상황을 보면 푸틴은 제대로 오판을   같습니다.


불만이 있을 수는 있어도 이처럼 명분 없는 전쟁까지 할 줄이야…

일부 서방 언론인들이 ‘푸틴의 정신건강’을 의심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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