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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멍때리기 Jul 31. 2023

'바다 위 둥둥 태양광'
재생에너지 돌파구 될까?

대한민국 합천댐에 가면 꽃송이 모양의 무언가가 물 위에 둥둥 떠있다. 사진으로만 봐도 호기심이 발동한다. 이는 다름 아닌 수상태양광이다. 합천군을 상징하는 매화 형상으로 태양광을 만들었다고 한다. 2021년 당시 문재인 정부는 탄소 중립과 지역발전을 동시에 잡는 기술로 대대적인 홍보를 하기도 했다.

세계 각국에서 수상태양광에 대한 개발과 투자가 급증하자 2022년 과학전문지 <네이처>도 그 잠재력과 함께 환경적, 사회적 문제 등을 함께 조명한 바 있다. 수상태양광은 해상 풍력과 함께 한국, 싱가포르처럼 영토가 제한적인 국가들에 특히 매력적이다. 저 넓은 바다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한 단계 뛰어넘는 대담한 도전도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댐과 저수지'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아예 육지에서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바다'로 나간 것이다. 대표적으로 중국과 노르웨이 개발업체가 손잡고 실험에 나섰다. 거친 바다에서 해상태양광 실험이 성공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잠재력, 장단점을 잠시 알아보자.



#. 태양광, 바다로 나가다. 


중국 산둥성 해안에서 약 30킬로미터 떨어진 황해 한 가운데 두 개의 원형 태양광 패널이 일렁이고 있다. 중국 최대 재생에너지 개발업체인 국영전력투자공사(State Power Investment Corp.)와 노르웨이에 본사를 둔 개발업체 Ocean Sun AS가 함께 한 프로젝트로 2022년 말부터 전기 생산을 시작했다. Ocean Sun AS의 CEO인 보르게 비요네클레트는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일부 지역과 싱가포르, 홍콩 등 많은 지역에서 토지 사용에 제약이 있기 때문에 "적용 가능성은 사실상 무한하다"고 강조한다. 


베이징 남쪽의 산업 허브인 산둥성은 2025년까지 11기가와트 이상의 해상태양광 발전소를 추가하고 향후 노르웨이의 현재 발전 용량보다 많은 42기가와트를 건설할 계획이다. 인근 장쑤성은 12.7기가와트 추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네덜란드, 말레이시아도 시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Ocean Sun


세계적으로 중국 인도 이스라엘 일본 등은 호수, 저수지, 양어장, 댐 등을 이용해 수백 개의 수상태양광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 1월 최대 규모의 수상태양광 프로젝트(뉴저지의 Canoe Brook 정수장)를 가동해 지역 주민 1,4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 기대


선전 남방과학기술대학의 부교수인 쩡젠중 연구팀은 지난 3월 한 논문에서 기존 저수지에 태양광 시스템을 추가하면 이론적으로 124개국에서 6,200개 이상의 글로벌 도시와 지역사회가 자급자족 전력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농지를 차지하기 위해 싸울 필요도 없고 숲을 벌목하거나 사막으로 갈 필요도 없다"고 강조한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893-023-01089-6/ 남방과학기술대 논문]


앞서 <네이처>지는 '저수지'에 태양광패널을 설치할 경우 △ 패널에서 나오는 열을 즉각 물로 식힐 수 있고 △ 패널이 태양을 가리면서 수분 증발을 막아 수력발전과 식수, 관개를 위한 수자원을 보호하며 △ 전력망 인프라를 이미 갖춘 수력발전 시설을 이용하면 송전 비용도 적게 든다고 지적했다. 육지 기반 패널에 비해 수상태양광 패널의 효율성이 약 5% 높고 산림훼손도 당연히 없다는 게 장점이다. <네이처>는 전세계 저수지 총면적은 프랑스 영토와 비슷한 크기로, 이 중 약 10%에 수상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경우 4000기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현재 전세계에서 운영되는 화석연료 발전소의 용량과 맞먹는 규모라고 한다. 


저수지가 아닌 바다에 나가서도 일부 유용한 기술들이 응용된다. 풍력발전 단지 옆에 해상태양광을 짓는 방식이다. 지난 1월 BBC 보도에 따르면 네덜란드-노르웨이 회사인 SolarDuck은 독일 에너지 회사 RWE와 협력해 북해 풍력 단지에 해상태양광 발전소를 건설 중이고 2026년경 완성 예정이다. 이 태양광은 기존 풍력 발전소용 케이블을 사용해 전기를 육지로 보낼 수 있고, 바람이 세지 않은 날 풍력 발전소에서 전력 공급이 떨어질 때 보완용으로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 우려

<블룸버그NEF>의 추정에 따르면 해상용 패널 개발은 복잡한 설치비용과 값비싼 해저 케이블 등으로 인해 약 40% 더 비싸질 수 있다. 부식성 염분 또는 파괴적인 바다 바람의 영향 등 아직 극복해야 할 과제가 아직 많다. 


무엇보다 더 강한 돌풍과 더 큰 터빈으로 많은 전력을 생산하는 해상 풍력에 비해 발전량이 크지 않다는 점도 지적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 해상 태양광 발전은 땅이 부족한 해안 도시에 주로 공급되는 틈새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국내에서도 논란이 있었다. <동아사이언스>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정부, 학계, 시민단체 등이 네 차례에 걸쳐 환경안정성평가를 진행한 결과 수질오염, 용존산소량, 생태계 영향 등은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국내 일부 환경 단체는 수상태양광이 새들의 배설물 등으로 발전 효율이 떨어지고 해결책도 없다며 비판한 바 있다. 


#. 과제들


전문가들은 파도를 이겨내는 그리고 부식을 이겨내는 기술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파도의 흐름에 따라 구부러지는 받침대 위에 태양광 패널을 놓는 플로팅 리그(floating rig) 등이다. 인도네시아 연구팀은 파도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태양광 패널 옆에 부유식 방파제를 설치해 파도를 약 90%까지 낮추는 기술을 연구 중에 있다. 



한편, '저수지'의 경우 수상태양광 패널 사이즈를 얼마나 할 것인지(저수지를 너무 많이 덮으면 곤란하다), 같은 면적이라도 패널 배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따라 수중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절별, 장기간에 걸쳐 각종 연구와 실험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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