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워해도 괜찮아', 기다림이 만든 용기
드론 수업이 시작되고 프로펠러가 힘차게 돌아가면 교실은 순식간에 아이들의 환호성으로 가득 찹니다. 하지만 저는 그 소란함 뒤편, 벽에 붙어 서서 겁먹은 눈으로 기체를 바라보는 한두 명의 아이를 먼저 발견합니다. 윙윙거리는 모터 소리와 빠른 움직임에 본능적으로 뒷걸음질 치는 아이들. 대개 이런 상황에서 강사들은 "괜찮아, 안 무서워. 한 번만 잡아봐"라며 조종기를 들이밀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모든 아이가 지금 당장 조종기를 잡아야만 교육일까? 무서워하는 아이에게 억지로 기계를 쥐여주는 것이 과연 올바른 성장일까?”
유치원 보조 수업에서 만난 한 남자아이가 떠오릅니다. 덩치는 산만 했지만 수업 시작 초반 부터 무섭다며 안하고 싶어 했습니다. 그때 그 아이의 담임 선생님이 아이에게 다가가 아무런 연결도 되어 있지 않은, 전원이 꺼진 ‘여분 조종기’ 하나를 가만히 건네주었습니다. 저희가 구석에 놓은 조종기를 조용히 가져가시더니 아이를 뒤에서 안아주며 함께 조종기를 잡고 이리저리 만져보며 조작하게 해주셨어요.
아이는 한참 동안 그 조종기의 버튼을 눌러보고, 스틱을 만져보며 탐색했습니다. 드론이 날아오지 않는 안전한 거리에서 조종기라는 도구와 먼저 친해질 시간을 가진 것이죠. 놀랍게도 수업이 끝날 무렵, 그 아이는 스스로 조종기를 들고 선생님께 다가왔습니다. 해보겠다고 먼저 용기를 냈어요. 아이는 자기만의 공간에서 조종기를 충분히 만져보며 탐색했고, 그 작은 '익숙함'이 결국 용기가 되어 그날 누구보다 신나게 비행을 마쳤습니다. 반친구들 중에서도 제일 신나서 손에서 조종기를 놓질 못하고 또 하고 싶다며 아쉬워했어요.
■ 관찰도 훌륭한 비행이다
아이들마다 기질과 성정은 모두 다릅니다. 어떤 아이에게는 도전이 즐거움이지만, 어떤 아이에게는 신중한 관찰이 생존 전략입니다. 저는 끝까지 무서워하는 아이를 억지로 비행선 위에 세우지 않습니다. 대신 드론이 만드는 바람의 결을 느껴보게 하고, 기체가 공중에 떠 있는 원리를 멀리서 지켜보게 합니다.
기술을 무서워하는 아이가 그 두려움을 인정받고, 안전한 거리에서 탐색할 기회를 얻는 것. 저는 이것이야말로 ‘정서적 안전망’이 전제된 진정한 기술 교육이라고 믿습니다.
사실 누구보다 드론을 무서워했던 사람은 바로 저였습니다. 보조 강사 시절 프로펠러에 손가락을 다치고, 1종 자격증 실기를 봐야한다는 불안감에 필기 합격을 하고 끝내 실기는 도전하지 않았어요. 제가 겪었던 그 예민함과 두려움은 저를 무능한 조종사로 만들었을지 몰라도, 아이들의 떨리는 손을 가장 먼저 발견하는 ‘섬세한 교육자’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에토스의 교실에서 '무서움'은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신중함의 다른 이름이며, 더 높이 날기 위해 바닥을 살피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우리는 아이의 속도에 기술을 맞춥니다. 조종기를 잡지 않아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미래를 배울 수 있다는 믿음. 그것이 엄마의 마음으로 설계한 에토스만의 기다림입니다.
"저는 조종 실기 시험을 포기한 대표입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조종기를 잡지 못하는 아이의 떨리는 손'을 가장 먼저 발견하는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기술은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속도에 맞춰 친구가 되는 것입니다. 에토스는 아이가 용기를 낼 때까지 기다려줄 줄 아는, 가장 안전하고 따뜻한 기술의 정거장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