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함이 강점이 된 순간, 기술과 노는 법을 가르치다
저를 아는 사람들은 제가 꽤 예민하고 불안도가 높은 편이라는 걸 잘 압니다. 드론 보조 강사로 처음 현장에 나갔을 때, 좁은 실내를 가득 채우는 날카로운 모터 소리는 제게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행여나 기체가 통제를 벗어나 누군가를 다치게 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에 조종기를 쥔 손에는 늘 땀이 배어 있었죠. 결국, 실무 현장에서 프로펠러에 손가락을 다치는 사고를 겪고 난 뒤, 저는 드론 1종 자격증 실기 시험을 과감히 포기했습니다.
누군가는 "드론 교육 연구소 대표가 조종이 무서워서 실기를 포기했다니 말이 되느냐"고 물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그 '포기'를 통해 비로소 새로운 길을 발견했습니다. 조종이라는 정복의 대상에서 벗어나자, 드론이 가진 '감각적인 가치'들이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 ‘무서운 기계’를 ‘다정한 친구’로 바꾸는 마법
드론 수업에서 뒷걸음질 치는 아이들은 사실 저와 같은 마음이었을 겁니다. "저게 나를 때리면 어떡하지?", "소리가 너무 무서워." 저는 그 아이들에게 조종기를 강요하는 대신, 드론과 안전하게 '노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오감발달 드론 탐구놀이'입니다.
[시각] 바람의 결을 보다:드론이 지면 근처에서 호버링할 때 일어나는 바람으로 가벼운 스카프나 종이 꽃가루를 날려봅니다. 보이지 않는 공기의 움직임을 눈으로 확인하며 아이들은 드론을 '위협'이 아닌 '현상'으로 받아들입니다.
[청각] 소리의 리듬을 듣다:무서운 소음으로만 들리던 모터 소리를 '날갯짓 소리'로 바꾸어 들려줍니다. 출력이 높아질 때와 낮아질 때의 음정 변화를 느끼며 기체의 상태를 소리로 이해하는 법을 배웁니다.
[촉각] 온기와 질감을 느끼다:전원이 꺼진 드론의 매끄러운 바디와 가벼운 무게를 직접 만져봅니다. 비행 직후 모터에서 전해지는 미지근한 온기를 통해 기계가 내뿜는 생동감을 체험합니다.
■ 관찰도 훌륭한 비행이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명확합니다. 기술을 두려워하는 아이들도 소외되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대로 미래 기술을 탐색할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조종기를 잡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드론이 그리는 궤적을 관찰하고, 그 물리적 특성을 오감으로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의 뇌에는 훌륭한 '경험의 가치(Value)'가 저장됩니다.
저는 지금도 드론 비행이 시작되면 습관적으로 안전 가드를 확인하고 아이들의 동선을 살핍니다. 저의 예민함은 아이들을 지키는 가장 촘촘한 그물망이 되었고, 저의 두려움은 무서워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보듬는 가장 따뜻한 손길이 되었습니다.
기술은 결국 사람을 향해야 합니다. 에토스미래교육연구원의 '오감발달 드론 탐구놀이'는 기술의 속도에 적응하지 못해 뒷걸음질 치는 단 한 명의 아이까지도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은, 엄마이자 교육자로서의 저의 간절한 답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