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단상] 전략기획 출신 교육자가 본 '드론 교육'의 오해와 진실
"선생님, 드론 자격증 몇달이면 딸 수 있나요?"
학부모님들을 만날 때마다 가장 많이 듣는 질문입니다. 그분들의 눈빛에는 우리 아이가 하루빨리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손에 쥐었으면 하는 조급함이 묻어납니다.
저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그룹사의 전략기획팀에서 숫자로 미래를 예측하고, 회사가 나아갈 방향(Strategy)을 설계하는 현장에 있었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자격증을 묻는 어머님들께 감히 되묻고 싶습니다.
"어머님, 아이를 '기능직'으로 키우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경영직'으로 키우고 싶으신가요?"
많은 부모님이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에 불안해하며 아이들에게 코딩을 가르치고 드론 조종법을 가르칩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바라봐야 합니다.
단순히 드론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보내는 '조종 기술'은 이미 AI가 인간을 넘어섰습니다. 자율주행 알고리즘은 날이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10년 뒤, 우리 아이가 사회에 나갈 때쯤이면 '드론 조종사'라는 직업은 지금의 '엘리베이터 안내원'처럼 사라지거나, 아주 낮은 부가가치만 남을지도 모릅니다.
계산기가 발명되었을 때 주판을 빨리 튕기는 기술이 무의미해졌듯, AI 시대에 단순한 'Tech' 습득은 더 이상 경쟁력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요? 저는 그 답을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에서 찾습니다.
기업가 정신은 당장 회사를 차리라는 뜻이 아닙니다. 기술을 도구 삼아 '세상에 없는 가치를 설계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Technician(기능인): "드론을 100m 상공까지 띄울 수 있어."
Architect(설계자): "이 드론을 100m 띄우면, 사람이 못 가는 산불 현장을 감시할 수 있지 않을까?"
전자가 'How(방법)'에 머무르는 사람이라면, 후자는 'Why(이유)'와 'What if(만약에)'를 던지는 사람입니다. 기업의 전략기획팀이 하는 일이 바로 이것입니다. 기술을 어디에 써서 돈을 벌고, 세상을 바꿀지 고민하는 것. 미래의 리더는 조종기를 잡은 손보다, 그 조종기를 움직이는 머리가 더 바쁜 사람이어야 합니다.
제가 분당에 '에토스미래교육연구원(Ethos Future Education Institute)'을 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곳의 교육을 받는 아이들은 드론을 날리는 시간만큼이나, 드론을 두고 토론하는 시간이 깁니다.
Story Lab: 드론을 통해 하늘 위 세로운 세상에서 관점을 바꾼 이야기를 만듭니다.
Rule-Maker Lab: 드론 사고에 대비한 보험과 법률을 아이들의 언어로 만듭니다.
누군가는 "드론 학원에서 왜 그런 걸 가르치냐"고 묻습니다. 하지만 저는 확신합니다. 이 융합의 과정(Convergency)을 거친 아이만이 기술의 지배를 받지 않고, 기술을 부리는 주인이 될 수 있다고 말입니다.
자격증이라는 얇은 종이 한 장에 안심하지 마세요. 그것은 아이의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대신 아이에게 '질문하는 힘'을 선물해 주세요. 드론이 추락했을 때 다시 날릴 수 있는 '회복 탄력성'을 심어 주세요.
그것이 전략기획팀 출신인 제가 드론을 통해 아이들에게 진짜 가르치고 싶은 'Mastery(숙련)'입니다.
에디터 프로필
오소라 | Master Teacher
경제학 전공 / 국제공인 영어강사 자격 / City & Guilds Barista / 드론 교육 지도자
(현) 에토스미래교육원(Ethos Future Education Institute) 대표
(전) 중견그룹 전략기획팀 근무
드론이라는 차가운 기술에 인문학이라는 따뜻한 숨결을 불어넣습니다. 분당에서 미래의 CEO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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