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의 기술이 대체되는 시대, 1%의 인간다움을 증명하는 법
최근 입시 현장에서 가장 차갑게 불어오는 바람 중 하나는 이른바 ‘손탄세특(컨설팅의 손길이 닿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대한 경계입니다. 문장은 유려하고 주제는 화려하지만, 정작 그 안에서 ‘아이의 숨결’이 느껴지지 않는 기록들. 소위 명문대라 불리는 서연고의 입학사정관들은 이제 이런 ‘기획된 완벽함’을 가차 없이 걸러내고 있습니다.
챗GPT가 1초 만에 뽑아낸 뻔한 AI 주제, 전문가가 대필해준 듯한 알고리즘 분석... 이런 것들은 더 이상 아이의 역량을 증명하는 무기가 되지 못합니다. 오히려 독이 될 뿐이죠.
기업이 도태라는 실존적 위기 앞에서 영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끊임없이 재편하는 치열한 현장을 최전선에서 목격했습니다. 그 생존의 사투 속에서 제가 깨달은 가장 냉혹한 진리는 이것이었습니다.
“누구나 자본으로 살 수 있는 기술은 결코 독점적 해자가 될 수 없다.”
이 진리는 교육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대치동에서 수백만 원을 주고 만든 화려한 포트폴리오, 남들이 다 하는 드론 조종 기술은 결국 ‘돈으로 산 기술’일 뿐입니다. 99%의 기술이 AI로 대체될 미래에, 이런 지식은 유통기한이 짧은 소모품에 불과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은 무엇으로 자신을 증명해야 할까요? 사정관들이 갈구하고, 미래 사회가 원하는 ‘상위 1%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올까요?
저는 그 해답을 [인문학적 통찰]에서 찾았습니다.
진짜 실력은 ‘어떻게(How)’ 날리느냐가 아니라, ‘왜(Why)’ 날리느냐에서 판가름 나기 때문입니다.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동기’입니다. 단순히 드론 자격증을 따는 것이 목표인 아이와, "우리 동네 독거노인분들께 따뜻한 도시락을 배달할 수 없을까?"라는 고민에서 드론을 잡은 아이의 세특은 시작점부터 다릅니다. 이 ‘인간에 대한 애정’은 컨설팅 업체가 결코 만들어낼 수 없는 아이만의 고유한 서사입니다.
결과보다 빛나는 것은 ‘과정의 실패’입니다. 매끄럽게 돌아가는 코드 한 줄보다, "왜 이 드론은 자꾸 왼쪽으로 기울까?"를 고민하며 밤을 새우고 물리 법칙을 뒤져본 시행착오의 흔적. 입학사정관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은 완성된 성공이 아니라, 문제를 마주하는 아이의 ‘논리적 사유’와 ‘인내’입니다.
지식보다 강력한 것은 ‘성찰’입니다. 기술을 배우며 "이 도구가 누군가의 사생활을 침해하지는 않을까?" 혹은 "이 경제적 효율성이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지는 않을까?"를 고민하는 인문학적 깊이. 이것이 바로 ‘손탄세특’의 냄새를 지우고 아이를 ‘진짜 인재’로 보이게 만드는 힘입니다.
제가 운영하는 ‘에토스미래교육연구원’의 이름처럼, 저는 아이들이 자신만의 에토스(Ethos, 품격과 신뢰)를 가진 인재로 자라길 바랍니다. 99%의 기술은 AI가 대신하겠지만, 그 기술을 어디에 쓸지 결정하고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며 문제를 정의하는 ‘1%의 인문학적 사유’는 오직 인간만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부모의 정보력이 아이의 성적을 결정한다는 시대, 저는 그 정보의 비대칭을 허물고 싶습니다. 대치동의 전유물이 되어버린 입시 문법을 넘어, 대한민국 모든 아이가 미래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자신만의 나침반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제가 아이들과 함께 드론을 날리는 진짜 이유입니다.
비싼 컨설팅보다 더 강력한 힘은, 아이가 직접 도구를 다루며 던지는 ‘진짜 질문’에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아이에게 어떤 질문을 허락하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