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회장님의 비서, 재무회계 담당자라는 단어 속에 살았지만, 회사를 나온 제 손에 쥐어진 것은 아이들을 위한 영어 교재와 낯선 드론 조종기였습니다.
영어 강사로서 단상 위에 설 때마다 저는 지독한 이방인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문법을 설명하고 단어를 외우게 했지만, 퇴근길 차창에 비친 제 얼굴을 마주하는 일은 고통스러웠습니다. 내 실력의 밑바닥을 스스로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아이들의 순수한 질문조차 제게는 날카로운 화살처럼 느껴졌습니다. 겉으로는 선생이었지만 속으로는 매일 자격지심에 시달리는 연기자에 불과했습니다.
새로운 돌파구라 믿었던 드론 교육 현장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윙윙거리는 기계음과 속에서 저는 다시 한번 벽에 부딪혔습니다. 매뉴얼대로 기체를 날리고 정해진 커리큘럼을 반복하는 과정은, 제가 꿈꿨던 미래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습니다.
제 머릿속엔 다시 한번 물음표가 가득했습니다. 영어와 드론, 인문학적 언어와 차가운 기계라는 공통분모라곤 전혀 없을 것 같은 이 두 세계 사이에서 저는 길을 잃은 채 서 있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형편없는 강사'로서의 고민과 '적성에 맞지 않는 기술'과의 사투가 만나자 새로운 축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기술만 가르치는 교육은 영혼이 없고, 언어만 가르치는 교육은 동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몸소 깨달은 것입니다.
그 쓸모없어 보이던 시간의 파편들이 하나로 뭉쳐지며 '인문학 기반의 미래 기술 교육'이라는 확고한 실체가 되었습니다. 그것이 지금의 에토스(Ethos)라는 세계의 시작이었습니다. 이 브랜드는 제 화려한 성공의 결과물이 아닙니다. 오히려 정답을 찾지 못해 비틀거렸던 시간들에 대한 가장 솔직한 반성문이자 기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