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표현, 일, 공부, 입시, 표현방식, 태도
대치로 이사 후 입시 설명회를 기회가 될 때마다 들어보고 있다. 오늘은 영재학교 입시에 대해 특화된 설명회다. 아이가 영재고를 준비하는 것은 아니다. 설명회를 듣고 보니 이런 학교를 보내려면 정말 장기간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아이의 성향을 미리미리 파악하는 부모의 판단력과 가이드와 아이들의 지속적인 동기부여 및 확신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현재 우리 아이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이런 시간도 일부러 내려고 하면 어렵다. 가능할 때 부지런히 들어보자.
수학은 기본이오, 일명 물. 화. 생. 지(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의 선행과 KMO를 비롯한 각종 경시대회를 준비한다. 영재학교 준비 모의고사 시험문제를 얼핏 살펴보니 서술형으로 기술하는 문제들이 대부분이다. 문제 하나에 A4지 반페이지를 (그 이상 되는 것도 있고) 기술한다. 이런 초중등학생들이 이런 답지를 채운다고?! 으아...
실제로 입시사례를 예를 들어주는데 머리를 한 대 맞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과학 답안에 국어가 숨어있다. 생각을 풀어낼 때의 표현하는 방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번 입시 설명회를 들으면서도 느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__영재고 서술형 문제
블라블라(앞에 내용은 보이지도 않고 들어도 잘 모르겠다.)
ooo전류를 잘 흐르게 하기 위한 방법을 기술하시오.
학생의 답안: 블라블라 (역시 잘 모르는 내용이다.ㅡ.ㅡ)... 코일을 촘촘히 감는다.
이 답안은 틀렸다. 0점이다.
‘코일을 많이 감는다’ 도 정답이 아니고 가산점이 일부 주어진다.
정답 예시는 ‘기존에 감았던 코일의 량이 ㅇㅇㅇ 였다면 기존량 보다 코일을 얼마만큼 더 많이 추가해 나사못의 어느 부분까지 촘촘히 감는다.’였다.
이게 뭐야 말장난이야? 하는 것 같지만, 이렇게 구체적으로 그리고 정량적인 표현을 해야 한다. 하는 것이 포인트다. 촘촘히 의 사전적 정의는 아래와 같다.
촘촘히 :틈이나 간격이 매우 좁거나 작게.
이 단어 안에 는 량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답의 핵심은 량을 늘려라 는 것. 촘촘히라는 단어만으로는 답안이 충족되지 않았다.
책 <당신은 일을 못하는 게 아니라 말을 못 하는 겁니다> 에도 실려있는 내용이다.
일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일하면서 얼마나 모호한 표현에 기대어 말하는지 말이다.
구체적이고 정확한 표현이 중요하다. 량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수치화해서 표현하자. 모호함은 잘 모르는 것과 같다. 나 역시 늘 경계하는 부분이다. 여전히 다듬고 있다.
일하면서 애매한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은 일을 다시 하게 하는 수고로움 가져온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상대에게 잘 전달되는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커뮤니케이션은 내가 무슨 말을 했느냐가 아니라 상대가 무슨 얘기를 들었느냐이다.
피터드러커의 말이다.
#대치동 #대치 #입시설명회 #표현능력 #일잘러 #말하기 #말표현 #일 #공부 #표현 #방식
#태도 #구체화 #수치화 #정확성 #피터드러커 #커뮤니케이션 #서술능력 #표현방식
#규희작가 #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