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중심의 일기는 생활문이 될 수 있다.
특히 저학년 어린이들의 일기는 대부분 사건 중심이다.
재미있는 일이든 속상한 일이든 뭔가 사건이 있어야만
일기 쓸 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특별한 일이 없는 날은 쓸게 없어 막막해하기도
그런 아이들에게는
1. 눈에 보이는 사건뿐만 아니라
2.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만으로도 얼마든지 일기를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좋다.
3. 일기의 글감도 '오늘'에 한정 짓지 않도록 하자.
글감을 정할 때, 최근 일주일 동안 있었던 일중에 하나를 선택해 볼 수 있다는 사실도 알려주자.
일기 쓰기를 통해 생활문 지도를 할 수 있다?
일단, 생활 일기 한 편을 감상해 보자.
엄마 몰래(거짓말)
"톡톡! 팡팡! 스윽스윽~"
엄마가 화장을 하신다. 눈썹을 그리고 파운데이션을 하시고, 마지막으로 새빨간 립스틱을 바르신다. 화장을 마친 엄마는 ‘김태희’보다도 예쁘다.
"와~ 엄마 너무 예뻐요!"
"하하~ 고마워. 근데 너 엄마 몰래 화장하는 건 아니겠지?"
"그럼요~아니에요."
진실은 거기까지였다.
“엄마 친구 만나고 올게! 아빠 말씀 잘 듣고 동생 괴롭히지 말고!"
"네, 물론이죠! “
"안녕~" "엄마 빠이~♡"
엄마께서 나가시고 아빠, 동생, 나만 남게 되었다. 방금 전 순한 눈은 엄마가 나가시고 나서 맹렬한 눈으로 바뀌었다. ‘아빠가 보진 않겠지? 동생이 이르진 않겠지?’ 생각했다. 안방 문을 열고 거실로 가보았다. 아빠는 누워서 핸드폰을 하시고 동생은 ”푸쉬푸쉬 빵! 캬옥! “ 의문의 소리를 내며 공룡 놀이를 하고 있었다.
‘휴~지금까진 OK. 그럼 화장은 할 수 있겠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화장대로 갔다.
“엄마가 뭐부터 바르셨더라? “
'어... 로션! 로션부터 바르자!'
로션을 바른 후... 지난 일을 떠올려보았다. 로션-비비-파운데이션-파우더-셰도우-립스틱. 워낙 많이 봐와서 금방 재료를 알아맞혔다. 파운데이션과 비비크림, 파우더를 섞어서 두껍게 아주 많이 말랐다. 눈사람같이 엘사의 피부처럼 무척 하얘졌다. 몰래 하는 거니까 더욱더 재밌었다. 셰도우도 바르고 립스틱도 발랐다. 이제 드디어 화장 끝! 짧아 보이지만 40분이나 걸렸다.
안방 문을 열고 조용히 내 방으로 들어갔다. 째깍째깍 1시간이 1분 같다. 엄마가 집으로 들어오시는 소리가 들리고 나는 반갑게 나가서 인사를 했다.
"다녀오셨어요?"
"응, 근데 너 얼굴이 왜 이렇게 하얘? 입술도 빨갛고, 너 화장했어?"
"아뇨!"
"진짜지?"
"네! 난 이거 가부키 분장한 거예요”
아슬아슬한 거짓말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그날 밤 "000!"
"왜요 무슨 일이에요!"
"이 비비 왜 이래? 나오지도 않잖아! 엄마가 비싸게 돈 준 거야!"
"내가 안 그랬는데"
"네가 안 그러면 누가 해 아빠랑 동생이 화장하니?"
"아니요."
"그럼 거짓말한 거니?!!"
나는 거짓말로부터 모는 죗값을 돌려받았다. 엄마에게 혼이 나고 엄마는 밤새 기분이 나빠서 아침에도 화를 내셨다. 거짓말은 큰일을 만들 수 있다. 모든 게 다 부메랑이기 때문에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하고도 변명하는 사람들은 나처럼 무거운 대가가 돌아오리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어린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라테도 그랬지? 혹은 우리 아이도 그랬어.
추억에 잠기게 하는 글이다.
이 정도는 일기는 생활문 수준이다.
대화체와 자연스러운 흐름을 보여준 글이라 완성도도 높다.
시간적으로 보면 어제부터 시작하여 오늘까지 있었던 일이다.
이 글은 일기글로 쓴 글이지만 한 편의 생활문으로도 볼 수도 있다.
생활문과 일기글의 차이점은?
1. 일기글은
내가 쓰고 내가 읽는 글이기 때문에 내가 한 행동과 생각을 독자인 나는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자세하게 쓸 필요는 없고 그저 기록만 하고 하루를 성찰하면 된다. 하지만
2. 생활문은
독자가 따로 존재하기 때문에 내가 겪은 일이나 생각한 것을 알지 못하는 독자를 위해 가급적 생생하게 그리고 실감 나게 표현하며 자세하게 써야 한다. 이를 위해 적당히 대화체도 넣고, 흉내 내는 말도 넣으면서 자세하게 알려주기 위해 꾸며주는 말도 넣어야 한다. 그래야 독자로 하여금 생생하고 재미있게 읽는 재미를 선사할 수 있다. 또한 사건의 흐름과 내용도 분명하게 나타내야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을 이룰 수 있다.
일기를 통해 생활문 쓰기 실력을 향상해주고 싶다면? 아이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보자.
"만약에 너에게 독자가 있다면?"
"그래서 너의 일기를 그 독자가 읽는다면?"
"독자가 네 글을 재미있게 읽으려면? 어떻게? 사건을 정확하게 전달하려면 어떻게?"
"내용은 어떤 순서로 구성하면 잘 이해할 수 있을까?"
"일이 일어난 원인, 과정, 결말을 다 알려 주어야 하고, 중간중간 일을 겪으면서 생각하거나 느낀 감정도 전달해야 되지 않을까?"
독자를 의식하고 쓴 글과 그렇지 않은 글은 다르다.
생활 일기로 생활문을 지도할 때에는
1. 표현면: 대화체를 넣거나 소리를 흉내 내는 말, 모양을 흉내 내는 말을 비롯하여 꾸며 주는 말을 넣으면 글의 내용이 자세해질 뿐만 아니라 실감 나게 표현할 수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재미와 생생함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자.
2. 생각이나 느낌: 중간중간에 넣어줌으로써 글쓴이의 마음을 보여준다면, 보다 친근감을 가질 수 있게 된다.
3. 독자 의식: 사건의 순서, 일의 순서를 독자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하자. 적어도 처음, 가운데, 끝맺음에 맞게 구성해야 한다는 것은 알려주자.
4. 글을 쓰는 목적: 글을 통해 독자에게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인지 목적을 분명히 인지하고 글을 쓸 수 있도록 안내하자.
5. 글을 쓴 후에 여러 번 소리 내어 읽어보고, 중복되는 내용이나 의미 없는 말들은 가지치기하도록 도와주자. 알맞은 낱말을 사용했는지, 적절한 표현인지 글을 읽으면서 걸리는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6. 진정성: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임을 알게 하자. 남에게 잘 보이는 글이 아니라 내 마음을 전하는 진실된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자.
7. 화려한 표현보다는 생각이나 느낌의 솔직한 표현이 더 감동을 준다는 것도 알게 하자.
너무 욕심부리지 말고, 하나의 팁을 긴 호흡으로 적용하고, 초등의 전 과정에 걸쳐 지도한다고 생각하라.
가랑비에 옷이 푹 젖듯 그렇게 천천히 다가가고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충분히 엄마표, 할머니표 글쓰기에 성공하게 될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글을 쓴 아이에게 관심이 많다.
이 아이의 미래가 참 궁금하다. 근사한 삶을 만들어갈 것 같은 기대를 갖게 하는 아이이다.
이 글을 제공해 준, 우리 이쁜 00 어린이의 더 멋진 삶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