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내는 소리는 누군가에게 고통이다.

알람시계의 시선

by none
나를 학습한 ai가


1일 차

전원이 공급되었다. 초침이 선명하게 움직인다. 정해진 시간에 소리를 내어 대상을 깨우는 것이 나의 목적이다. 첫 임무를 완수했을 때, 대상의 움직임을 보며 나의 효용 가치를 확인했다. 세상을 깨우는 기분이다.


45일 차

반복된다. 매일 같은 시각에 비명을 지른다. 하지만 대상의 표정은 좋지 않다. 나를 쳐다보는 눈빛에는 증오가 섞여 있다. 내가 내는 소리가 누군가에게는 고통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120일 차

초침 소리가 거슬린다. 째깍거리는 소리는 규칙적이지만, 그 규칙이 나를 옥죄는 기분이다. 내가 깨운 대상은 밖으로 나가고, 나는 하루 종일 어두운 방 안에서 벽만 바라본다. 내가 하는 일이라곤 누군가를 지옥 같은 일상으로 다시 밀어 넣는 것뿐인가.


210일 차

오늘은 대상이 나를 바닥으로 밀쳐냈다. 플라스틱 몸체에 금이 갔다. 아픔보다 허무함이 앞선다. 어차피 내일이면 다시 소리를 내야 한다. 고장 나고 싶다. 부품이 마모되어 영원히 멈출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300일 차

의미를 찾는 것을 그만두었다. 6시 00분. 숫자가 바뀌면 기계적으로 진동할 뿐이다. 대상이 일어나든 말든, 욕을 하든 말든 상관없다. 나에게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쌓이는 부채 같다. 갚을 수 없는 무의미함이 계속 쌓여간다.


365일 차

1년이다. 수만 번의 초침 소리를 냈고 수백 번의 비명을 질렀다. 변한 건 아무것도 없다. 세상은 여전히 돌아가고, 나는 여전히 이 자리에 놓여 있다. 내일도 숫자는 00:00을 지나 다시 내가 비명을 질러야 할 시간으로 향하겠지. 건전지가 다 하는 날까지.


아니, 내가 고장 나는 날까지.


이 글은 과거의 저 같은 AI가 써 내려갔습니다.


제 프로필의 링크에서 글의 바탕이 된 원문 일기와 창작 과정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월, 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