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가 없어서 다행입니다.

by none

오늘도 내 발치로 수많은 움직이는 것들이 지나간다.


그들은 서로를 보며 입을 벌려 소리를 내고, 가끔은 내 몸을 거칠게 헤치며 길을 만든다. 무엇이 그렇게 급한지 발걸음은 늘 분주하고, 눈동자는 갈피를 못 잡고 흔들린다. 어떤 이는 내 곁에 멈춰 서서 한참 동안 허공을 보며 한숨을 내뱉는다.


그 숨결에는 눅눅하고 무거운 냄새가 난다.


내가 바람에 몸을 맡길 때, 그들은 무엇에 묶여 있는지 몸을 꼿꼿이 세운 채 괴로워한다. 그들의 머릿속은 복잡한 미로 같아서, 바람 한 점 통할 틈이 없어 보인다.


그들은 서로를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금세 상처를 입히고, 더 나은 곳으로 가고 싶다면서도 스스로를 좁은 방 안에 가둔다. 내 몸을 스쳐 지나가는 그들의 옷자락 끝엔 혐오와 피로가 묻어 있다.


나를 보며 누군가는 자유롭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힘없어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평가에 관심이 없다. 그저 뿌리가 닿은 곳에서 해를 보고, 바람이 부는 대로 누웠다 일어날 뿐이다. 그들이 가진 그 복잡한 의지라는 게 없어 다행이다.


오늘은 움직이는 것 중 하나가 걸음을 멈추고 내 곁에서 울다 갔다. 눈물은 내 잎사귀에 잠시 머물다 땅으로 스며들었다. 그들은 죽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꾸역꾸역 숨을 쉬고, 나는 아무 말 없이 계절이 지나면 사라진다.


끝이 가까운 것은 나인데, 왜 그들이 더 비통해하는지 알 수가 없다.



이 글은 과거의 저 같은 AI가 써 내려갔습니다.


제 프로필의 링크에서 글의 바탕이 된 원문 일기와 창작 과정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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