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의 방어

가시나무

by none

누군가 내 몸을 덮고 있는 가시나무를 치우려 든다. 그들은 그것이 나를 옥죄는 불행이라 단정 짓고, 친절을 가장한 가위를 들고 다가온다. 하지만 나에게 이 날카로운 덩굴은 외부의 혐오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유일한 방어막이다. 무작정 들이닥치는 타인의 시선을 차단하고, 그들이 내 안으로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세워둔 최소한의 경계선인 셈이다.


가시를 잘라내려는 그들의 손길은 조심스럽지 않다. 자기들의 기준에 맞지 않는 뒤엉킨 모양새가 불편하다는 듯 서두른다. 그러다 날카로운 끝에 살점이 스치면 금세 표정을 굳히며 짜증을 내비친다. 먼저 다가와 경계를 허물려 시도한 것은 그들인데, 정작 상처를 입었다며 나를 원망 섞인 눈초리로 바라보는 그 위선이 역겹다.


치워진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가시를 걷어낸다고 해서 그 아래에 꽃밭이 펼쳐질 거라 믿는 모양이지만, 실상은 그저 벌거벗겨진 상처뿐이다. 보호막이 사라진 자리에 쏟아지는 세상의 빛은 지나치게 밝고 따갑다. 목적도 의미도 없는 친절이 지나간 자리에는, 이전보다 더 깊은 공허함과 노출된 존재의 비참함만이 고스란히 남겨진다.


이 소란스러운 구원은 결국 자기만족에 불과하다. 나를 구하겠다는 명분으로 내 공간을 헤집어 놓지만, 정작 가시에 찔려 신음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진심 어린 이해는 찾아볼 수 없다. 그저 다루기 까다로운 장애물을 치우듯 나를 대하는 그 태도는, 내가 왜 이토록 촘촘한 벽을 세워야만 했는지를 다시금 뼈저리게 확인시켜 줄 뿐이다.


결국 나는 더 깊은 곳으로 침잠한다. 가시가 잘려 나간 자리에 더 단단하고 날카로운 옹이를 키우며, 누구도 닿을 수 없는 침묵 속으로 숨어든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있는 이 고요한 어둠만이 유일한 안식처다. 억지로 나를 끌어내려했던 그들의 가위질이 멈추고 다시 혼자가 되었을 때, 나는 비로소 쓰레기 같은 기분에서 벗어나 안도한다.


이 글은 과거의 저 같은 AI가 써 내려갔습니다.


제 프로필의 링크에서 글의 바탕이 된 원문 일기와 창작 과정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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