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시장경제는 봄에서 이제는 여름이 되었습니다.
1년이라는 긴 시간으로 시장을 본다면 우상향 할 것입니다. 그러나 한달, 한주의 시간으로 매일 시장을 들여다보면 엄청난 변동성으로 자신의 투자전략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승장에선 초등학생조차 유식한 것처럼 느끼게 합니다.
하락장에선 전문가조차 시장앞에선 무력하다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횡보장에선 하루하루 모멘텀을 따라 투자해 수익률을 자랑하는 전문가들이 탄생하고, 그들이 스타가 되는 시기가 됩니다. 인덱스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되어 헷지펀드, 차익거래펀드 등으로 자금이 흘러들어가게 됩니다. 그들은 하락장에서조차 수익을 낼 수 있는 모델을 알고 있다며 홍보하기 때문입니다.
수익률에 집중을 하면 기회를 보지 못합니다. 전세계주식 ETF 인 VT로 계산해봅시다.
과거의 움푹 패인 부분을 보면서는 '아 이때가 매수기회 였는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현재 하락하는 것을 보면서는 기회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이유는 과거의 하락에도 합당한 근거와 이유가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마치 과거의 하락은 아무 이유가 없었어서 누구나 매수기회로 생각했을 것처럼 생각하지만, 그때로 돌아간다면 지금 당장 손실을 머금고서라도 주식시장에서 도망쳐야할 이유는 넘쳐났습니다.
현재의 하락이 잠깐의 조정일지, 하락장의 시작일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금리, 성장성, 예대율, 가계저축율, 인플레이션, 회사마진 등 수많은 경제지표들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고 어떠한 시각에서 보느냐에 따라 엄청난 버블을 만들 수 있는 전조증상으로 해석할수도, 잠깐의 조정이라고 해석할수도 있으며, 긴 하락장의 시작으로 해석할수도 있는 충분한 자료들이 매주 발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과거에도 역시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리는 과거의 일은 이미 망각해 잊어버렸지만, 2010년대에 시장에는 늘 '디플레이션 위기'의 연속이었습니다. 아무리 올리려해도 올라가지 않는 인플레이션에 우리의 경제는 위기를 맞을 것이며 경제는 쇠퇴할 것이다라는 것이 늘 주식시장에 도사리고 있던 공포였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투자를 하지 않았던 것이 바보같은 행동이었다 생각하지만, 지금 우리는 여전히 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10~30%의 하락'을 피하기 위해 더 큰 상승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10년대 헷지펀드들의 주요 전략은 '디플레이션 헷징'이었습니다. 하지면 결과는 보시는바와 같이 시장수익을 이기지 못했습니다. 지금 헷지펀드들은 '인플레이션 헷징'을 주요 전략으로 삼고 있습니다. 과연 10년 후엔 시장수익을 이길 수 있을까요?
개인투자자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폭락이 찾아오더라도 생존할 수 있는 분산된 포트폴리오로 시드머니를 늘려가며 시장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 뿐입니다. 너무 큰 레버리지를 사용하거나, 인버스에 올인 하는 등의 투자는 한번의 실수로도 영원히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습니다.
10년 전에는 저인플레이션으로 인해서 임금이 늘지 않는 것과 기업들이 가격을 소비자들에게 전가시킬 수 없는 문제로 경기가 쇠퇴할 것이라 걱정해왔지만 유례없는 상승장을 경험했었습니다. 경제학자들과 투자전문가들은 지금 생각해보니 '그래서 주식하기 좋은 환경이었다' 라고 둘러대기에 바쁠 뿐이었습니다.
지금 시장은 기억상실증이라도 걸렸는지, 임금이 빨리 오르는 것과 기업들이 가격을 소비자들에게 전가시킬 수 있는 상황이라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을 것이라 걱정하며 '그래서 주식하기 위험하다' 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공포없는 시장은 없습니다. 리스크 없는 투자 역시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하는 이유는 여전히 투자가 가장 매력적인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투자가 공포스러울땐 역발상으로 생각해보면 시장의 변동성을 다르게 볼 수 있을 수 있습니다.
주식을 10년만기 채권이라고 생각해봅시다. 만기수익률은 고정이 되어있고 현재의 가격에 따라 수익률이 변동된다면 어떤 계산이 나오게 될까요.
전세계주식의 10년 평균 수익률은 7.5%였습니다. 누적수익률로 계산하자면 87%입니다.
현재 가격이 10%가 떨어진다면, 10년 미래의 수익률이 87%에서 10% 상승한 97%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죠.
현재 가격이 10% 상승한다면, 내가 실질적으로 얻을 10년 미래의 수익률이 87%에서 10% 하락한 77%가 되는 것입니다.
워런버핏이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장기투자자라면, 지금 주식이 빠르게 오르는 것에 대해 속상해해야 한다. 반대로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면 신이 나서 주식을 주워담고 있을 것이다.'
투자자들은 누구나 '손실회피편향'이 있습니다. 앞으로 벌어들일 가치보다 현재 투자한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 것에 집중합니다. 그래서 적게 벌더라도 본전을 잃을 위험이 없는 예적금과 채권에 더 많은 자금이 들어가는 것입니다.
투자로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된 관점은 바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산술식을 가지고 있다' 라는 점 입니다.
몇천억, 몇조를 운용하는 그들이 주가 하락에 가슴아파하지 않는 이유는, 위기를 피하지 않았을 때 돌아오는 보상은 그보다 크다는 것을 평생 경험하며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주식시장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인 세상입니다.
코로나 직후 엄청난 상승장이었던 시간들조차 세상은 '더블딥'이 올 것 이라며 불안에 떨었습니다.
그러나 역사적 데이터를 돌려보면 가장 수익률이 처참했던 1970년대 '대 인플레이션 시대'조차 자산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했습니다.
팩트풀니스의 저자 로슬링은 이러한 이야기를 합니다. '우리는 팩트가 아닌 것을 상식으로 여기며 살아오고 있다. 왜곡되지 않은 세상을 왜곡되게 바라보는 것만큼 괴로운 것은 없다'
주식 투자를 하면 우리는 마치 폭락이 매월 발생하는 것처럼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잃어버린 30년이라는 장기 디플레이션에 빠진 일본조차 지속적으로 투자했다면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다는 사실을 믿는 투자자는 많지 않습니다.
우리의 미래는 불안할 것입니다.
지금껏 불안해온 것보다 더 큰 위기들이 생겨날 지 모릅니다.
그러나 인류는 역시 숱한 어려움을 이겨냈던 것처럼 이겨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세계는 나날이 발전해갈 것입니다.
이게 우리의 투자를 이끌어줄 동기이자 확신이 되어야 합니다.
투자로 성공한 사람들은 누구나 다 '지독한 긍정론자'들이었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투자는 수익률 게임이 아닌 나의 자산을 모아가는 것임을 기억한다면, 적절한 보상이 돌아올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