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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은 Jul 09. 2022

달리면 넘어지고, 걸을수록 빨라지는 복리의 세계


안녕하세요. 젊은부자입니다.

한국 복귀 후 여러가지 사정으로 오랜만에 블로그로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다시 한 번 복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믿었던 미국 시장마저 인플레이션의 공포와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인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먼저,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를 한 번 봅시다. 

이번해의 금리인상은 1994년 이후로 가장 공격적인 금리인상이라고 합니다.


과거의 금리인상속도와 주가의 흐름을 살펴봤을때, 주황색 선, 즉 빠른 금리인상이 있던 시기에는 주가가 상승하지 못하고 하락과 반등을 반복하며 2년 넘게 횡보하는 시장이 될 수 있다는 통계자료가 있습니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시작한 22년 1월부터 그래프를 비교해보자면, 주황색선 보다 조금은 더 깊게 그러나 비슷한 추세로 하락세를 보여주는 듯 합니다. 


현재의 물가는 계속 상승하고 있는데에 반해, 10년 기대인플레이션은 하락을 하고 있는 상반된 양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지표만 보여주던 2021년 과는 반대로 지표 곳곳에서 경기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미시건대학의 소비자 심리가 최저를 찍고, 기업재고가 꾸준히 늘고 있으며(소비둔화를 예측), 무엇보다 미국시장이 엄연한 약세장으로 접어들었다는 것이 가장 투자자들을 위축되게 만드는 점입니다.


중앙은행의 공격적 금리인상이 이제 막 시작한 지점에서 벌써 이러한 흔들림을 보여주니 앞으로 금리를 더 올리게 되면 정말로 실물 경제가 망가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상승을 이야기하는 투자자들 역시 많습니다. 




미국기업들의 EPS는 여전히 꾸준히 상승세에 있으며, 명목GDP 역시 상승이 둔화되었을뿐 꺾이지 않았습니다(실질 GDP는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하락을 보여주었습니다), 무엇보다 PE RATIO는 이미 많이 꺾여 15수준으로 내려왔습니다. 


하락을 이야기해왔던 투자자들 역시 이미 많이 빠졌다는 데에는 동의하며 지금 파려는 사람들에게는 IT'S TOO LATE TO SELL(GET OUT)즉, 지금 팔기엔 너무 늦었다 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성장주 투자자로 불리는 켄 피셔는 인플레이션은 지금 당장에는 기업의 이익에 악영향을 끼치는 요인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결국 기업의 이익에 반영되는 요인이기에 공포의 순간에도 미래에도 꾸준히 이익을 가져다 줄 주식을 소유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제 본론으로 돌아와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20년, 21년 주식시장으로 유입되었던 투자자들에게 이번 하락은 공포로 다가오고 뼈아픈 손실의 경험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드디어 주식시장이 정상으로 되돌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주식시장은 단 한번도 조용한 날이 없어 왔습니다. 


2007-2008년 대폭락을 겪은 후 3년이 지난 2011년에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큰 하락을 겪으면서 투자자들이 공포에 투매를 하는 SELLOFF 현상이 벌어졌었습니다. 





바로 블랙먼데이(2011)였었죠. 




2018년에도 마찬가지로 급한 하락세가 나타나며 많은 투자자들이 투매를 했었습니다. 

이때의 공포는 우리가 증시를 보며 느끼는 공포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늘 투매는 세가지의 요소가 삼박자를 이루며 나타납니다.

1. 기업 이익의 둔화, 2. 예상하지 못한 이례적 사건 3. 미래의 불확실성



늘 경제학자라는 사람들이 여러가지 경제지표를 근거로 현재까지의 견고한 상승이 이어져올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한 근거를 늘어놓으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켜왔고, 예상치 못한 이례적 사건이 나타났을 때 그동안의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상황들이 펼쳐지며 불확실성을 키우게 됩니다. 이에 주가는 급하게 폭락하며 결국 마지막까지 버티던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실질 이익마저 떨어지는 모습을 보며 지금 보다 더 큰 폭락이 올 것이라는 공포에 손실을 무릅쓰고 투매를 하게 됩니다. 



우리는 종종 주식시장이 MANIAC 하다는 것을 망각하곤 합니다.

그래서 실수를 하곤 하는데, 그것은 바로 '빨리 가려는 시도'를 하는 것입니다. 

지나고 나야 이것이 고점에서의 탐욕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가 투자하는 주식시장은 복리의 시장입니다. 


연 수익률로만 보면 겨우 2~4%의 차이만 보이는데, 최종 수익액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바로 복리의 효과 때문입니다. 


한 기업의 실적이 매년 100%씩 상승한다고 합시다. (눈에띄는 효과를 위해 과장했습니다.)

100으로 시작했던 첫해의 기업의 수익은 200, 그 다음해에는 400, 그 다음해에는 800 이렇게 매년 배로 늘어나게 됩니다. 5년이 되는 시점에서는 1600으로 실적이 늘어나있겠죠. 

거기에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화폐의 가치가 꾸준히 하락하는 것까지 포함하면 투자로 얻게되는 명목액수는 더욱 상승하게 됩니다. 

달러의 가치가 5년전에는 1600만큼의 가치더라도 만약 화폐의 가치가 5년 전에 비해 50%로 떨어져있다면 1600은 3200이 되는 것이죠. 

(100원짜리 물건을 10개 팔아 1,000의 이익을 내는 기업이 5년 후에 똑같이 10개를 팔더라도 물건값을 200씩 받게 된다면 기업의 이익은 2,000이 되게 된다는 뜻입니다)


이처럼 주식시장은 우리가 복리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입니다. 


그러나, 이 복리의 효과를 누리지 못하게 막는 요인이 하나가 있는데, 이것은 바로 '과도한 레버리지로 인한 시장에서의 퇴출'입니다. 

우리의 투자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과거의 주식시장을 살펴보면 언제나 투자자들을 설레게하는 순간들이 존재해왔습니다. 

빨간 순간들만 봐도 아주 짧은시간안에 주식이 두배가 되는 순간들이 즐비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때 저를 포함한 투자자들이 걸리는 유혹이 바로 '과도한 레버리지'입니다. 

대개 이러한 급등은 1-3년동안 유지됩니다. 첫 1년동안은 의심의 눈초리로 레버리지를 사용하지 않다가 2년째, 3년째가 되는때에도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시장에 머물다보면 레버리지로 벼락부자가 된 투자자들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FOMO에 시달리게 됩니다. 마치 레버리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보같은 투자자인 것처럼 느끼게 되는 것이죠. 또 투자 전문가들은 매일 뉴스에 나오며 '우리는 기술의 발전, 과학의 발전으로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다.(NEW ERA) 그렇기 때문에 기업의 가치상승 또한 과거와 비교해서는 안된다' 라는 새로운 이론을 주장하고 많은 투자자들이 이에 수긍하며 편안함을 느끼게 됩니다.



물론 주식시장을 아주 긴 역사로 놓고 보면 약세장의 길이보다 강세장의 길이가 훨씬 깁니다. 주식시장에서 생존해있기만 하다면, 천재같은 영민함이 없더라도 은퇴하기에 충분한 자금을 만들 수 있죠. 


그러나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약세장 뒤엔 상승장이 따라오듯이, 상승장 뒤엔 약세장이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무도 그 시작이 언제인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통 약세장은 아주 짧고 강하게 불어닥칩니다. 

대개 레버리지 투자자들이 힘을 얻는 시기는 강세장이 강하고 길어지는 시기 그 끝에서입니다. 

그들의 논리는 '지금까지 숱한 어려움이 있어왔지만 결국 지금처럼 높은 시기가 왔기에 어떤 어려움이 오더라도 이겨내기만 한다면 부자가 되어있을 것이다'입니다. 


이들이 놓치는 것은 '지금까지의 강세장의 역사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까지도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여주는 나스닥은 3배 레버리지로도 아직 높은 수익을 보여주지만, 긴 횡보장을 보여주었던 일본, 한국은 처참한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매년 꾸준히 10%씩 매수했다 하더라도 만약 횡보장에서 강세장으로 회복하지 못한다면 원금보다 낮은 수익을 기록하게 됩니다. 

이는 강세장이 아니었던 일본, 한국 투자자들에겐 레버리지가 아닌 시장 ETF 사모으는 투자자보다도 훨씬 낮은 투자액이 되는 것입니다. 


레버리지의 가장 큰 약점은 의지할 기반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지금까지 가장 수익률이 좋았던 미국 시장에는 레버리지 투자자들이 많은 데에 비해 긴 횡보장을 보여왔던 한국 시장에서 레버리지 ETF로 장기투자한다는 사람은 좀처럼 찾기 힘듭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한 것은 10년을 주기로 가장 높은 수익을 보여주는 시장은 계속해서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지금까지 많이 올랐기에 레버리지를 장기투자해도 된다는 것이나 지금까지 많이 안올랐기 때문에 레버리지를 장기투자하면 안된다는 것 모두 실제로는 잘 들어맞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다소 난잡했던 글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투자하는 주식시장은 복리의 세계입니다. 


물론 매일매일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빨리 지금의 생활을 청산하고 싶은 마음에 더 빠른길을 찾고 싶은 유혹은 늘 찾아옵니다. 


그러나 마음의 여유를 갖고 긴 시간을 놓고 보면 미국이든, 유럽이든, 아시아든 상관없이 장기적으로는 우상향하는 놀라운 복리의 세계에 우리는 우리의 돈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굳이 뛰려고 하지 않더라도 어느순간 기업의 이익은 복리로 상승해있고,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화폐가치의 하락으로 돈이 쌓이는 속도는 배로 거듭되게 됩니다. 


그러나 아주 짧은 강세장의 순간에 (몇 십년 후에는 점으로 찍혀있을 그 시기에) 탐욕으로 인해 과도한 레버리지를 사용하게 된다면, 우리는 강하고 짧게 지나가는 약세장을 이겨내지 못하고 시장에서 퇴출되게 됩니다. 


저 역시 관리가능한 일정 금액의 레버리지는 투자에 있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자동차를 운전할 줄 아는 사람에게 자동차 키를 쥐어주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혹여나 사고가 나더라도 대처할 수 있는 충분한 힘을 가진 어른에게는 오히려 그 나머지 시간동안에 자동차가 가져다주는 편리함의 이익이 더 클 것입니다. 

그러나 자동차 운전을 하지 못하거나 해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 자동차 키를 쥐어주는 것은 자칫 큰 위험을 낳게 할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은 뛰지 않아도 되는 세계입니다. 아니 다시 말하면 마음 놓고 뛰기에는 충분히 안전하지 않은 세상입니다.  

강세장이 이어질때에는 굳이 언제 뛰어내려야 하나 조마조마하지 않고 마음껏 즐겨도 되는 것처럼, 약세장이 이어질때에는 언제까지 이 하락이 이어질까 조마조마하기보다는 세일기간에 저렴하게 꾸준한 수익을 내주는 기업들을 사들인다는 마인드로 천천히 자본주의를 음미하시는 투자자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오른다는 이유로 빚내서 투자하지 않고 떨어진다는 이유로 팔지 않는 것만으로도 상위 3%의 투자자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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