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미국의 정책 변화가 한국 조선업계에 새로운 반전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고전하던 국내 조선업계가 미국의 전략적 견제 속에 오히려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죠.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17일, 중국 조선사와 중국산 선박을 운영하는 해운사에 미국 입항 시 별도의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추진돼 온 자국 해운산업 보호정책의 연장선에 있으며, 지금껏 ‘초저가 수주’로 세계 시장을 장악해온 중국 조선소들에 직격탄이 될 전망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의 71%가 중국으로 쏠렸던 상황에서, 이번 조치는 중국 편중 현상을 해소할 첫 단추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이 강세를 보이는 고부가가치 선종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IBK투자증권은 미국발 LPG 물동량이 오는 2028년까지 전체의 6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LPG 운반선 점유율 1위인 한국 조선소가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벌써 시장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최근 그리스 대형 선주 캐피탈마리타임은 한국의 HD현대삼호중공업, HD현대미포조선과 약 2조 2천억 원 규모의 대규모 선박 계약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에서는 이 거래가 미국의 수수료 정책을 염두에 둔 ‘선제적 선택’이라며, 중국산 선박 대신 한국산 고품질 선박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정책 변화는 실제 수치에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해운 전문 매체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조선소가 받은 벌크선 신규 주문은 단 13건으로, 이는 무려 32년 만의 최저치입니다. 전년 동기 143건에 비해 무려 90% 이상 감소한 수치로, 전 세계 해운사들이 본격적으로 중국산 선박을 회피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반면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3월 한국은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의 55%를 차지하며 중국(35%)을 제쳤습니다. 아직 1분기 누적으로는 중국이 49%, 한국이 27%로 격차가 남아 있지만, 미국의 입항 수수료 정책이 본격적으로 작용하면 이 간극도 급속히 좁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한국은 양국 사이에서 전략적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지난 16일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방문해 “한미 조선 협력은 양국의 공동 이익을 실현할 소중한 기회”라고 밝혔으며, 이는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업계 역시 긍정적입니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단순한 무역 제재를 넘어, 미국이 자국 해운산업 재건을 위해 공급망을 재편하겠다는 의지”라며 “한국 조선소가 그 전략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의 규제가 한국 조선업계에는 ‘재도약의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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