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이 검토 중인 ‘칩 관세’ 소식은 국내 가전업계를 충격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단순히 전자제품에 일률적으로 부과하는 방식이 아니라, 제품 안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의 개수와 가치에 따라 세금을 매기겠다는 새로운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단순 기능을 가진 가전보다 수십, 수백 개의 반도체가 들어가는 첨단 제품일수록 세금 폭탄을 맞게 되는 구조입니다. 이는 자국 반도체 산업을 보호하고 제조업을 다시 미국으로 불러들이려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의 연장선으로 해석됩니다. 실제로 미국은 반도체 생산 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각종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는데, 이번 조치까지 현실화되면 해외 기업들에 대한 압박은 한층 더 거세질 전망입니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수출에 있어 새로운 비관세 장벽이 추가된 것과 다름없어 심각한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삼성과 LG가 이번 ‘칩 관세’에 특히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TV 때문입니다. 냉장고나 세탁기 같은 전통 가전제품은 비교적 단순한 구조로 반도체 칩의 수가 제한적입니다. 반면 스마트 TV, 특히 프리미엄 OLED TV는 화질 개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구동, 인공지능(AI) 기반 음성인식, 스마트홈 연동 등 다층적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수십 개 이상의 반도체 칩이 사용됩니다. 기술 집약도가 높은 만큼 관세 부과 기준이 칩의 개수와 가치라면, 프리미엄 제품일수록 세금이 더 붙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곧바로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 부담을 키우고,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중국 등 후발주자들에게 시장을 내줄 위험성을 높입니다. 지금까지는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로 우위를 점해왔지만, 가격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면 상황은 단숨에 역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북미 OLED TV 시장에서 합산 매출 점유율 83.2%를 기록하며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그동안 한국 TV가 쌓아온 브랜드 신뢰도와 기술 경쟁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그러나 관세가 현실화되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고, 이는 곧바로 소비자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미국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 브랜드 제품으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죠. 이미 중국 업체들은 공격적인 마케팅과 가격 전략으로 글로벌 TV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으며, 여기에 ‘칩 관세’라는 변수가 더해진다면 한국 기업의 독주 체제는 흔들릴 수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한국산 TV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돼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지난해 약 5조 원에 달했던 대미 수출 규모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현재 ‘칩 관세’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삼성과 LG는 물론 정부까지 사태를 심각하게 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습니다. 가장 큰 과제는 기술력에 걸맞은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지킬 수 있는 해법을 찾는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해 관세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이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수반됩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제품군 다변화를 통해 중저가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강화하는 전략이 거론됩니다. 정부 역시 미국과의 통상 협상 과정에서 불리한 조치가 현실화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할 시점입니다. 예상치 못한 무역 장벽 앞에서 삼성과 LG가 어떤 대응을 내놓을지, 그리고 한국 가전 산업 전체가 어떤 해법을 마련할지가 향후 수출 판도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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