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대표 소형 SUV ‘쏘울’이 17년 만에 생산을 중단하며 긴 여정을 마무리합니다. 2008년 첫 출시 이후 전 세계에서 233만 대 이상이 팔리며 기아의 ‘수출 효자’로 불렸던 모델이었지만,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되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 속에서 결국 자리를 내주게 된 것입니다. 특히 쏘울은 미국 시장에서만 약 150만 대가 판매되며 기아의 글로벌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핵심 모델이었는데요. 그러나 급변하는 시장 환경, 모델 노후화, 전기차 라인업 집중 전략 등의 이유로 쏘울은 조용히 퇴장하게 됐습니다. 기아는 광주 2공장에서 생산하던 쏘울을 2025년형 모델을 끝으로 단종하기로 결정했으며, 국내 생산은 올해 10월부로 종료될 예정입니다. 그동안 쏘울은 독특한 디자인과 높은 공간 효율성으로 꾸준한 인기를 유지해왔지만, 신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판매량이 점차 감소했습니다. 누적 판매 233만 6000대 중 무려 95%가 해외 수출분일 정도로 글로벌 인기가 높았지만, 이제는 시대의 흐름 앞에서 멈춰 서게 된 셈입니다.
쏘울 단종의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는 같은 세그먼트 내 경쟁 모델과의 ‘내부 간섭’입니다. 기아는 셀토스와 니로 등 동급 SUV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쏘울의 입지가 애매해졌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셀토스는 2019년 출시 이후 꾸준히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고,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선보이며 친환경 트렌드에 발맞춘 반면 쏘울은 비교적 구형 플랫폼을 유지해 경쟁력이 약화되었습니다. 게다가 모델 노후화로 인한 상품성 하락도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디자인 역시 최근 트렌드에 비해 다소 보수적으로 평가받으며, 젊은 세대의 관심에서 점차 멀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기아는 판매 간섭을 줄이고 효율적인 생산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쏘울의 단종을 선택했습니다. 향후 기아는 셀토스의 완전 변경 모델과 하이브리드 버전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며, 니로 EV를 중심으로 한 전동화 라인 강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결국 쏘울은 브랜드 내부의 전략 조정 과정 속에서 스스로 자리를 내놓을 수밖에 없었던 셈입니다.
기아 쏘울 단종에는 단순한 모델 노후화 외에도 ‘전기차 전략 변화’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사실 쏘울은 2014년 국내 최초로 전기 SUV 모델인 ‘쏘울 EV’를 선보이며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반응은 점점 식어갔습니다. 2019년 미국 시장에서는 판매 부진으로 쏘울 EV가 이미 단종된 바 있으며, 내연기관 모델 역시 최근 몇 년간 판매량이 크게 감소했습니다. 기아는 이제 ‘파생 전기차’ 중심의 전략에서 ‘전용 플랫폼 전기차’로 무게를 옮기고 있습니다. 이는 현대차그룹 전체의 전략 변화와도 일맥상통하는데요. 현대차 역시 코나 일렉트릭 모델을 2026년형부터 단일 트림(SE)으로 축소하며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의 수입 전기차 고관세 정책도 쏘울 EV 단종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기존 3만 달러 초반이던 저가형 전기차들이 4만 달러 이상으로 오르면서 가격 경쟁력을 상실했고, 이로 인해 판매가 위축된 것입니다. 결국 쏘울 EV는 ‘전기차 전환기의 희생양’이 된 셈입니다.
기아의 이번 결정은 단순히 한 모델의 단종이 아니라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상징합니다. 내연기관차 기반의 파생 전기차는 이제 시대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올해 국내 시장에서 전용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무려 86.9% 증가한 반면, 파생 전기차의 성장률은 17% 수준에 그쳤습니다. 기아와 현대차는 현재 총 7종의 파생 전기차와 14종의 전용 전기차를 생산 중인데, 수치만 보더라도 앞으로의 중심축이 어디로 옮겨가고 있는지 명확히 드러납니다. 기아는 앞으로 EV 시리즈, 즉 전용 전기차 라인업(EV3, EV5, EV9 등)에 집중하며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쏘울은 이 거대한 전환의 흐름 속에서 점점 설 자리를 잃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쏘울이 남긴 유산도 결코 작지 않습니다. 독특한 디자인, 뛰어난 공간 활용성, 그리고 기아 브랜드를 글로벌 무대에 각인시킨 ‘수출 효자’로서의 역할은 여전히 평가받을 만합니다. 17년간 꾸준히 사랑받아온 쏘울의 퇴장은 단순한 단종이 아닌, 자동차 산업이 전동화 시대로 완전히 넘어가고 있음을 상징하는 장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https://autocarnews.co.kr/signboard-recognition-controversy-specification-inconveni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