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율주행 경쟁에서 중국이 한 발 앞서 나갔다. 중국 정부가 레벨3 자율주행차의 실제 도로 주행을 공식 허가하면서, 자율주행 기술 경쟁은 실증 단계를 넘어 본격 상용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반면 한국은 규제와 안전성 검증 문제로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충칭·베이징서 번호판 발급, 일반도로 주행 시작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12월 15일 창안자동차의 SL03과 베이징자동차(BAIC) 산하 아크폭스의 알파S 모델에 대해 레벨3 자율주행 ‘제품 진입’ 허가를 승인했다.
이는 해당 차량을 국가가 정식 자동차 제품으로 인정한 것으로, 양산·판매·번호판 등록이 가능해졌음을 의미한다. 충칭시는 12월 20일 창안자동차에 중국 최초 레벨3 자율주행 번호판 ‘渝AD0001Z’를 발급했다.
시속 50~80km 구간에서 운전자 개입 불필요
레벨3 자율주행은 ‘조건부 자동화’ 단계로, 특정 조건에서는 운전자가 핸들을 잡지 않아도 차량이 스스로 주행한다.
창안차 SL03은 충칭시 주요 고속도로에서 최고 시속 50km까지, 아크폭스 알파S는 베이징 징타이 고속도로 등에서 최고 시속 80km까지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사고 발생 시 제조사가 1차 책임을 지도록 명시돼, 실질적인 상용화 기반이 마련됐다.
현대차는 2028년 목표, 5년째 지연 중
중국의 빠른 행보와 달리 현대차그룹은 레벨3 자율주행 상용화 일정을 거듭 미루고 있다. 당초 2022년 제네시스 G90에 고속도로 자율주행(HDP)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목표 시점은 2028년으로 6년이나 늦춰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최근 “기술 격차보다 안전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지만, 업계에서는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중 양강 구도 굳어져, 한국은 제도 발목
자율주행 주도권 경쟁은 미국과 중국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중국은 베이징, 우한 등에서 이미 레벨4 로보택시를 시범 운영 중이며, 화웨이·BYD·샤오미 등 주요 기업들도 레벨3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반면 한국은 UN 1958 협정에 기반한 안전 기준과 개인정보보호법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주행 데이터에서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해야 하는 규정은 보행자 인식 정확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본 다이와증권은 중국의 레벨3 허가를 계기로 2025년 중국 내 자율주행 차량 판매량이 27만 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규제 완화와 기업 내부 의사결정 속도가 맞물리지 않을 경우, 자율주행 주도권이 미·중에 완전히 넘어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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