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불안에 대한 위험 분산 수단“
비트코인이 글로벌 거래소에서 단 6일 만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옵션 거래 개시와 지정학적 긴장 등이 주요 상승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2023년 11월 20일 오전 8시 55분 기준, 비트코인은 빗썸에서 전일 대비 0.5% 오른 1억2,960만 원대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날 새벽 미국 코인베이스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9만4,000달러(약 1억3,100만 원)를 넘기며 14일의 기록을 갱신했습니다. 국내 거래소에서는 아직 이전 최고가인 1억3,100만 원대를 돌파하지 못했지만, 시장은 상승세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급등 배경에는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옵션 거래 개시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블룸버그 애널리스트 제임스 세이파트에 따르면, 옵션 거래는 약 19억 달러(약 2조6,430억 원)의 거래량을 기록하며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린 주된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이와 함께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핵무기 언급 등 지정학적 위기가 가상자산을 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간주하게 만들며 투자 심리를 자극했습니다. CNBC는 “가상자산이 장기적 헤지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가상자산 시장의 투자 심리는 현재 ‘극단적 탐욕’ 단계에 진입한 상태입니다.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얼터너티브닷미에 따르면, 크립토 탐욕·공포 지수는 83포인트로, 극단적 낙관 상태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또한 블록체인 분석 회사 크립토퀀트는 거래소들의 비트코인 순입출금량이 7일 평균치를 넘어섰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는 현물 거래소에서 매도 압력이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과 인사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비트코인 및 가상자산 프로젝트 지지자인 하워드 러트닉을 상무부 장관으로 지명했으며, 가상자산 친화적인 정책을 예고했습니다.
특히, 가상자산 전문 변호사 테레사 구디 기옌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은 시장의 기대를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로빈후드의 최고법률책임자와 전 SEC 위원 등이 후보로 거론되며, 가상자산 규제의 완화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도 가상자산의 재산성을 인정하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상하이 고등법원은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의 개인 보유는 합법적이지만, 이를 활용한 사업 활동은 불법 금융 활동으로 간주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는 가상자산의 재산적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됩니다.
비트코인에 대한 전망은 낙관론과 우려가 혼재된 상태입니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는 “비트코인은 통화 가치 하락에 대한 대응 수단”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또 ‘돈나무 언니’로 알려진 캐시 우드는 5년 내 비트코인 가격이 50만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며, 강세장이 계속되면 100만~150만 달러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급격한 변동성에 대한 경고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앨리슨 슈레이거는 “비트코인 투자에는 여전히 높은 리스크가 따른다”며 신중한 접근을 조언했습니다.
비트코인의 급등세와 시장의 변화는 가상자산의 새로운 국면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지정학적 요인, 정책 변화, 그리고 투자 심리의 결합이 향후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