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을 앞둔 아이들에게 주고픈 말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브~!^^
아이들과 작은 파티를 열었다.
나는 아이들 그룹을 짜는 데만
조금 손을 보탰다.
아이들은 이번에
각자 먹고 싶은 음식을 가져와
함께 나누어 먹는 파티를 제안했다.
마치
동네 친구들이 각자 집에서 음식을 해 와
자연스럽게 한 상을 차리던
우리 엄마들의 풍경처럼. ^^
아침에 문 여는 김밥집에서 사 온 돈까스 김밥부터,
편의점에서 사 온 불닭볶음면,
집 냉동고에 있던 핫도그에
어제 배달시켜 두었던 엽떡까지.
파티 기분은
그야말로 제대로였다.
교사로서 부담이 거의 없는 파티였는데,
아이들은
선택권이 온전히 자신들에게 주어졌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유난히 신이 난 듯 보였다.
어제 하교길에
선생님이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냈더니,
몇몇 아이들은
자기 몫의 간식에 더해
손편지와 함께
선생님 쿠키까지 챙겨 왔다.
그 중에는
아이 어머님이 직접 써 주신
손편지도 있었다.
참 감사했다.
세상이 각박하다고들 말하지만,
서로 마음을 나누어 온 시간들의 총합은
이렇게도 끈끈하게,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한순간에 부드럽게 만들어버린다.
이제
6학년 우리 반 아이들과 함께할 날은
고작 8일이 남았다.
올 한 해를
아주 가까이에서 함께했기에
아이들 각자의 성향과
지금의 습관, 에너지들을 떠올리면
중학교 생활이
기대되기도 하고,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 하나는
이 아이들의 꽃이 피는 시기를
나는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류시화의 책 속에서 만난 문장처럼,
꽃이 피면 알게 될 것이다.
자신의 현재 모습에 대해,
그리고 자신이 통과하고 있는 계절에 대해
굳이 설명할 필요도,
괜스레 주눅 들 필요도 없다.
시간이 흘러
결실을 맺게 되면,
사람들은
자연히 알게 될 것이므로.
그러니
우려, 염려, 걱정, 조바심,
앞서가는 조언보다는
든든히 믿고
보내주려 한다.
그리고 남은 날 동안
나는 어른으로서
무엇을 주어야 할까.
흔들림 많은 나날 속에서도
자신을 지킬 줄 알고,
그 누구보다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알며
자기만의 꽃을 피워내는 데
힘이 되어 줄 교사의 언어.
세상의 눈과 소리들 속에서
‘나’라는 사람이
아무 가치 없어 보이는 순간이
분명 올 것이다.
성적, 비교, 평가,
타인의 말 한마디에
스스로가 작아지는 날들.
그러나 그때에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진짜 나는 나로서
이미 충분한 가치를 지닌 사람이라는 것을.
구겨진 5만 원권 지폐가
더럽혀지고, 손때가 타도
그 가치가 사라지지 않듯이,
너라는 사람의 값어치는
상황이나 타인의 시선,
그 날의 결과로
줄어들지 않는다.
꽃은
비교 속에서 피지 않고,
재촉 속에서도 피지 않는다.
자기의 때에,
자기의 자리에서
피어난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말고,
너 자신을 의심하지 말고,
때가 되면
피어날 너를
스스로 먼저
믿어주기를.
그렇다.
꽃이 피면,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