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성장시키기로 했다.

by 온길

교직 초임 시절,

나는 늘 ‘끌어가야 한다’는 압박 속에 있었다.


수업은 내가 주도해야 하고, 아이들은 내 계획 안에서 움직여야 하며, 교실은 내가 만들어야 하는 무대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의 마음을 얻고 관계를 다져 가면서도, 내가 바라는 교실을 이루려면 여전히 많은 힘이 들었고 참으로 애를 써야 했다.

그런데도 교실은 자주 삐걱거렸다.
어떤 날은 반발과 저항이 돌아오고, 어떤 날은 내 의도와는 정반대의 무기력한 태도를 만나기도 했다.
나는 점점 지쳤다. ‘더 열심히’라는 말이 나를 옭아매었다.


그러다 내 삶에 아이가 태어났다.
엄마가 되고 나서야 깨달았다.
타인을, 그것도 한 사람의 마음과 행동을 통제하려 한다는 전제 자체가 얼마나 불완전한지를.


이 깨달음은 새로운 질문으로 이어졌다.
“내가 가르치는 이 분절된 지식이 아이들의 인생에 진짜 도움이 될까?”
“나는 이들에게 무엇을 전하는 어른이어야 할까?”

최근 몇 해 동안 5, 6학년을 연이어 맡으며 나는 교사로서의 방향을 다시 세웠다.

멀리 보고, 오늘 하루 한 걸음.

지금 시점에서의 모습만으로 학생을 평가하거나 단정 짓지 않기.
그들의 인생을 길게 바라보고 잠재력을 믿으며, 오늘 한 걸음을 내딛을 용기와 동기를 주는 어른이 되기.


그래서 이제는 아이들을 끌어가기보다 나를 먼저 성장시키기로 했다.
교사인 내가 어떤 태도로 배우고, 어떻게 실패를 마주하며, 어떤 말로 나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지를 삶으로 함께 하며 그들을 지지해주고 있다.


“선생님도 계속 배우고 있어.”
“실수해도 괜찮아. 중요한 건 이번에 배웠다는거야.”

"피곤할 수 있어. 오늘 딱 한 걸음만 내딛자."

"책을 읽고 배우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야."

"지금 이순간, 너에게 유익한 선택을 한 것이 대견해."


이 말을 먼저 나 자신에게, 그리고 아이들에게 건넨다.

놀랍게도 교실은 달라졌다.

아이들이 조금씩 자기 발로 서기 시작했다.

스스로 질문하고, 스스로 성장하려 애쓰는 모습이 보였다.

초임 시절에는 나 혼자 분주하고 힘이 잔뜩 들어가 늘 지쳤지만,
이제는 나는 힘을 빼고 한결 편안한데 오히려 교실 곳곳이 더 잘 돌아갔다.

한 사람이 끌어가기보다 함께 성장하는 공간이 된 것이다.


시간이 흘러 나는 동료 교사들 사이에서도 리더의 역할을 맡게 되었다.
처음에는 두려웠다. 아이들을 이끄는 것만도 벅찼는데, 어른들을 이끌어야 한다니.
하지만 곧 깨달았다. 원리는 같다는 것을.


리더십은 타인을 통제하는 힘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이끄는 힘이었다.
내가 나 스스로를 이끌어가며 일관된 원칙과 따뜻함으로신뢰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나는 이제 믿는다.
교사로서든, 리더로서든,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은
‘내가 얼마나 잘 이끄는가’보다

**‘내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에서 나온다.


그래서 오늘도 다짐한다.
아이들을 끌어가기보다, 나를 성장시키기로.

교사라는 이름으로, 한 사람의 삶으로, 더 단단하고도 따뜻하게.


아이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성장하고 싶은 마음에 불을 지펴 주는 것.

이것이 내가 믿는 진짜 교육이니까.


완벽하진 않지만, 오늘도 그 길을 걸어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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