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국어 시간에는
「레오의 특별한 꿈」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야기 속 세계에서는
사람마다 머리 위에 ‘델’이 떠 있다.
그 ‘델’은
그 사람이 가진 꿈을 보여주는 표시다.
아이들은 처음에
익숙한 방식으로 답했다.
“저는 축구선수요.”
“저는 아이돌이요.”
꿈은 곧 직업의 이름으로 불렸다.
그런데 레오는 달랐다.
레오는
‘델’이 없는 아이였다.
그래서 그는
꿈을 찾기보다
‘델’을 갖고 싶어 했다.
가짜라도 좋으니
머리 위에 하나만 만들어 달라고
마법사에게 간절히 부탁한다.
나는 그 장면에서
아이들에게 물었다.
“레오는 지금
꿈이 갖고 싶은 걸까,
아니면 델이 갖고 싶은 걸까?”
아이들은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말했다.
“델이요.”
그 시간 칠판에는
정답이 아니라
생각의 흐름이 남았다.
델에서 출발해
진짜 꿈을 떠올리고,
‘가짜는 오래가지 않는다’는 말이
아이들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왔다.
레오는 결국
가짜 델을 얻게 된다.
하지만
그 델은 오래가지 못한다.
친구들에게 들통나고,
물에 닿자 사라져버렸다.
레오는
깊이 슬퍼한다.
그 이후에야 비로소
레오는 멈춰 선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꿈을 가지고 싶은지.
교과서에서는
이 시간을
‘기다림’과 ‘인내’라고 말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
레오의 머리 위에
진짜 ‘델’이 떠오른다.
놀랍게도
아이들은 이 이야기를 이해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이미 알고 있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가짜는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
진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우리는 종종
‘델’을 먼저 원한다.
성공,
인정,
행복 같은 것들.
그래서 때로는
조금 가짜여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겉으로 그럴듯해 보이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하지만
그렇게 얻은 것은
조금의 흔들림에도
쉽게 사라진다.
오히려
아무것도 없는 시간 속에서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은지,
무엇을 진짜로 원하는지
조용히 묻고 기다리는 동안
어느 순간
우리가 바라던 것들은
레오의 ‘델’처럼
우리 위에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실
이 내용을 풀어 전하면서도
기대하지는 않았다.
3학년 아이들에게
조금은 어려운 이야기일 수도 있어서.
그런데,
“아…”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
델이 먼저가 아니네.”
고작 열 살인데.
나는 그 순간이
괜히 오래 남았다.
아이들은 아직 어려서
모르는 게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아직 많이 말로 꺼내지 못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말을 건넬 때도
조금은 덜 설명하고,
조금은 더 기다려 봐야겠다.
아이들의 머리 위가 아니라,
아이들 안쪽에서
무언가가 떠오르는 순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