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방콕, 가장 W다운 W호텔

W 방콕 (W Bangkok)

by wwestin

W 방콕 (W Bangkok) / 태국 방콕

현존하는 가장 W호텔다운 W호텔 중 하나,

단순한 과함이 아닌 '로컬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


이제 '라이프 스타일 호텔', '부띠크 호텔'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글로벌 체인이라면 브랜드 포트폴리오에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가 하나씩은 있어야 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아예 '라이프 스타일 호텔', '부띠크 호텔'만 취급하는 호텔 기업들도 있다. 과연 이 흐름의 시작은 어느 브랜드일까? 바로 W호텔이다.


W호텔의 정체성은 메리어트 인수 전과 인수 후로 나뉜다. 스타우드가 메리어트에 인수된 후, W호텔의 브랜드 정체성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기존 메리어트 소속이었던 에디션 호텔(The EDITION Hotels)과 구분 짓기 위해 리브랜딩을 거쳤고, W호텔은 새롭게 태어났다. 에디션 호텔을 키우기 위해서는 W호텔의 기존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유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굴러 들어온 돌인 W호텔이 에디션 호텔을 집어삼킬 수 있는 상황었다.


메리어트 인수 전 W의 정체성 '로컬을 현대적으로 과감하게 재해석'하는 것이었다면, 메리어트 인수 후 W의 정체성은 '일반 호텔에서 보기 힘든 과감한 컨셉을 선보이는 것'이 되었다.


지금의 W호텔은 모든 면에서 과감하다. 과감함을 넘어서 과함도 있다. 하지만 본래의 W가 추구하는 과감함은 약간 결이 달랐다. '단순한 과감함'이 아닌, '로컬 문화, 전통, 라이프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함'이 주된 포인트였기 때문이다. 로컬 특성을 살리는 이러한 전략은 사실 메리어트가 가장 싫어하는 부분이다. 프랜차이즈 확장을 할 때 표준화를 하기가 어렵기 때문.


아무튼 이런 관점에서 아직 기존의 W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고 있는 프로퍼티가 몇 곳 있다. 한국 주변으로는 W홍콩, W타이베이, W상하이. 동남아시아에서는 W 방콕이다. W방콕은 2012년 오픈했다. 동남아시아 최초의 W는 아니지만, 리조트 형이 아닌 도심 호텔형으로서는 동남아 최초의 W이다.




#1. 역사와 현재의 공존, 더 하우스 온 사톤과 W호텔

입구부터 W스럽다. 이런 곳에 힙한 컨셉의 W호텔이 있다고?를 되뇌며 가다 보면 담벼락 사이로 작은 출입구가 나온다. 출입구 정중앙에 들어서면 W 사이니지가 고객을 반긴다.


W 사이니지 기준으로 왼쪽이 호텔 건물. 오른쪽이 더 하우스 온 사톤(The House on Sathorn)이다. 입지부터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W호텔 다운 장소다.


더 하우스 온 사톤은 외관에서 느껴지듯이 역사가 상당한 건물이다. 태국에서 미술학적 가치도 상당하다. 1889년 사톤 경의 주택이었으며, 이후에 고급 호텔, 소련 대사관, 러시아 대사관으로 사용되었다. 지금은 W호텔의 후원으로 복원해 모던 타이 퀴진 레스토랑(Modern Thai Cuisine Restaurant)과 바(Bar)로 운영 중이다. 현재 국가 고고학 유적지로 등록되어 있으며, 엄연히 따지면 국가 재산이지만 W 방콕이 임대하고 있는 형태다. 더 하우스 온 사톤 내부 복도에는 소규모 박물관처럼 예전에 사용하던 도자기, 그릇 조각, 역사 소개 등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는 지금 'PAII'라는 레스토랑과 'BAR SATHORN'이 자리 잡고 있다. PAII 레스토랑에서는 단품요리와 애프터눈티 등을 선보이는데, 오후 5시 이후부터 주문 가능한 디너 단품요리들을 추천한다. 우리가 흔히 아는 다양한 태국 요리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전통 한식과 모던 한식의 맛이 다른 것처럼, 모던 타이 요리 역시 색다른 재미를 준다. 주재료는 태국의 농산물과 해산물. 우리가 태국 하면 떠오르는 다양한 해산물, 채소, 과일 등을 참신한 방식으로 요리한다. 물론 육류를 활용한 요리도 많다.


대표적인 메뉴는 똠얌꿍. 그런데 좀 다르다. 맑은 국의 농도가 아니라 김치찌개처럼 살짝 걸쭉한 농도를 가졌다. 새콤한 맛을 줄이고 매콤한 맛을 부각했다. 타이 밀크티를 활용한 '타이 티-라미수' 등도 인기다. 글로벌 고객 누구나 쉽게 맛볼 수 있도록 신경 썼기 때문에, 향신료에 민감해 태국 음식을 잘 못 먹었던 사람들도 쉽게 도전할 수 있다.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면 점심 12시 ~ 2시 한정으로 판매하는 3코스 런치를 추천한다. 모던 타이 요리를 애피타이저 - 메인 - 디저트로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3코스 메뉴가 한 종류가 아니라는 것이다. 각각 코스 단계마다 3~5가지 정도의 옵션이 있는데, 그중 하나씩 골라 3코스를 만드는 형식. 만약 두 명이서 간다면 한 번에 6가지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셈이다. 코스 요리가 시작되기 전 웰컴 스낵과 아뮤즈부쉬까지 주기 때문에 양도 넉넉하다. 가격은 1인당 한화 약 38,000원 정도. 메리어트 본보이 앱 회원인 것을 인증하면 10% 추가 할인도 해준다.




#2. 태국 전통을 재해석한 객실

왼쪽 건물로 들어오면 대형 W로고가 고객을 맞이한다. 로비 곳곳에는 태국의 전통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조형물이 놓여있다. 벽면 역시 자세히 보면 독특한 문양들이 새겨져 있다. 로비에서는 우아한 클래식이 아닌, 경쾌하고 빠른 비트의 음악이 흘러나온다.


W의 브랜드 표준 매뉴얼을 정석대로 잘 지킨다. 엘리베이터 홀에는 전담 직원이 자리 잡고 있어, 고객이 걸어오는 것을 보면 재빠르게 버튼을 눌러 엘리베이터를 잡아준다. 엘리베이터 바닥에는 W호텔의 시그니처인 발 매트가 깔려있다. 시간, 특별한 휴일에 따라 'GOOD MORNING', 'GOOD AFTERNOON', 'GOOD EVENING', 'GOOD NIGHT' 등으로 바꿔준다. 이 매트를 바꾸는 타이밍이 얼마나 기가 막히는지, 매트 교체 순간을 본 고객들이 거의 없을 정도다. 잠깐 밖에 나갔다 오면 문구가 바뀌어 있는 수준.


객실의 메인컬러는 태국 왕실을 상징하는 보라색과 금색. 커튼, 유리벽 등 곳곳에 포인트 컬러로 보라색, 금색이 사용되었다. 의자 위에 있는 쿠션에도 태국 전통 무늬에서 영감을 얻은 무늬가 새겨놓았다. 객실에 따라서는 무에타이 벨트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의 쿠션이 놓여있다. 이불 위에는 타이 글러브가 놓여있다. 한때 공연, 시사회 등으로 방콕을 방문한예인들이 타이 글러브를 끼고 인증사진을 찍었었는데, 그 타이 글러브가 바로 이 것이다.


W호텔답게 객실 분위기는 5성급 호텔치고 상당히 밝고 화사한 편이다. 또 베딩도 훌륭하다. 메리어트 그룹에서 베딩으로 가장 유명한 브랜드가 두 곳이 있는데, 한 곳이 웨스틴(The Westin) 그리고 다른 한 곳이 W(W Hotels)이다. 두 곳 모두 메리어트 출신이 아니라 스타우드 출신이라는 점이 특징인데, 스타우드가 호텔 침구류에 굉장히 많은 연구개발비를 쏟아부었었기 때문이다. 차이점은 W의 침구류가 웨스틴보다 바스락 거림은 덜하고, 매트리스는 더 소프트한 편이라는 것. 하드한 매트리스를 좋아하는 사람은 웨스틴 베딩을 보통 더 선호하고, 소프트한 매트리스를 좋아하는 사람은 W의 베딩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객실 종류는 일반 객실 3종류, 스위트 3종류, 펜트하우스 2종류를 보유하고 있다. 전체 객실의 콘셉트는 동일하며, 상위 객실로 갈수록 조금 더 태국 전통을 활용한 디자인 요소가 많이 가미된다. 뷰 역시 탁 트인 편. W호텔 객실의 특징 중 하나였는데, 다른 호텔에 비해 크기가 큰 통창을 많이 쓴다. 통창 너머로는 도시 풍경이 쫙 펼쳐진다. W방콕의 경우, 킹 파워 마하나 콘 빌딩 때문에 시야가 일부 가려졌지만, 여전히 많은 객실에서 방콕의 스카이라인을 즐길 수 있다.



#3. 레스토랑

레스토랑의 종류가 많지는 않지만, 나름 필요한 것은 다 갖췄다. W호텔의 경우 항상 인터내셔널 식당과 퓨전 일식당을 기본으로 가지고 간다. 이곳 역시 인터내셔널 식당인 키친테이블(The Kitchen Table), 퓨전 일식당 니카쿠(Nikaku)가 있다. 이 외에도 조금 더 건강식에 초점을 맞춘 팬트리(The Pantry), 로비바 W라운지, 더 하우스 온 사톤에 있는 PAII와 바 사톤 등이 있다. 바 사톤에서는 매주 목, 금, 토, 일 밤 9시부터 W호텔의 시그니처인 DJ Entertainment Time이 진행된다.


고객 응대 매뉴얼 역시 W 초기 그대로 잘 지켜지고 있다. W직원들은 명찰이 없다. 직원임을 알리는 W 모양의 뱃지만 상의에 달고 있다. 때문에 고객을 응대할 때 '좋은 아침이야. 내 이름은 OO이고, 내가 너를 어떤 이름으로 부르면 되겠니? 알려주겠니?'라며 스몰토크를 나눈다. 그 이후에는 친구처럼 고객의 이름을 부르며 대화를 하고 케어를 해준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 W호텔을 처음 방문한 고객들이 적잖이 당황하기 때문. 너무나도 친구 같은 서비스 때문에 이게 호텔이 맞냐?라고 컴플레인하는 고객도 꽤 있다. 때문에 지역에 따라 이런 방식의 서비스를 시행하지 않는 프로퍼티도 많아졌다. W뱃지 대신 이름이 적힌 명찰을 착용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W방콕은 오리지널 응대 방식을 그대로 잘 유지하고 있다.





#4. 부대시설

W호텔은 부대시설의 진심이다. 특히 피트니스 센터와 수영장, 스파에 진심인데, 각각 고유의 브랜드명까지 따로 있다. 피트니스센터는 FIT, 수영장은 WET, 스파는 AWAY스파. 프로퍼티의 사정을 고려해 규모가 작더라도 최대한 구색을 갖춰놓는다.


피트니스 센터는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쾌적한 편이다. 기구들은 종류는 다양하나, 종류당 개수는 많지 않다. 그래도 나름 유산소존, 근력운동존 등이 나눠져 있다. 수영장은 전형적인 W호텔 스타일. 본격적인 물놀이나 수영을 하기에는 사실 적합하지 않다. 그보다 야외 수영장 분위기를 내며 놀기에 적당한 곳. 또 풀파티나 기업&브랜드 런칭쇼 대관, 이벤트시 특별한 베뉴로 사용하기에 더 적합하다. 스파의 경우는 다양한 마사지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딥티슈, 핫스톤부터 타이 전통 마사지까지. 이곳의 테마는 4 컬러인데, 오일 및 방의 조명이 각각 그린, 핑크, 오렌지, 퍼플로 구성되어 있다. 컬러에 따라 릴랙스, 로맨틱, 에너지 등 테마를 갖추고 있다.


시대가 흐르면서, 그리고 W호텔에 대한 매력이 많이 줄어들고 있다. 부담스럽다는 평이 많아지고, 과거에는 신선한 디자인들이 지금은 너무 촌스럽다는 의견도 상당수. 리브랜딩으로 인해 신규 프로퍼티에서는 로컬을 느끼기도 쉽지 않아 졌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W호텔의 오리지널 아이덴티티를 체험하고 싶다면 W방콕은 참 괜찮은 선택이다.



*베개 : 중간 베개 2개씩

*매트리스 : 프트

*덮는 이불 : 게감 있는 편


*바닥 : 카펫

*TV : 유튜브 가능, 모바일 미러링 가능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럭셔리 호텔의 기준, 리츠칼튼 방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