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호텔의 기준, 리츠칼튼 방콕

리츠칼튼 방콕 (The Ritz-Carlton, Bangkok)

by wwestin

리츠칼튼 방콕 (The Ritz-Carlton, Bangkok) / 태국 방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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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호텔의 표준이자 교과서인 곳,

리브랜딩을 통해 다시 태어난 럭셔리 브랜드,

방콕의 센트럴파크 '룸피니 공원'을 객실 발코니에서.


자. 방콕 여행을 계획 중이다. 방콕이니 만큼 럭셔리 호텔에서 머물러 보기로 한다. 그런데 클래식을 빙자한 노후화된 호텔은 싫다. 최대한 럭셔리하고, 최대한 현대식 시설을 갖췄으며, 최대한 예측 가능한 서비스를 받고 싶다. 그렇다면 정답은 리츠칼튼 방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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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리츠칼튼, 럭셔리 시장의 흐름을 바꾼 브랜드

리츠칼튼은 럭셔리 호텔의 표준이자 교과서인 곳이다. 이 같은 별명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지금이야 워낙 체계적인 글로벌 럭셔리 호텔 브랜드가 많지만, 리츠칼튼이 등장했을 때만 하더라도 그렇지 않았다.


당시 럭셔리 호텔은 시장 확대를 하지 않았다. 프로퍼티가 많아질수록 서비스 수준이 들쭉날쭉해지고, 그렇게 되면 럭셔리 브랜드 명성에 흠이 가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1~2개 정도 프로퍼티를 유지했다. 그러나 리츠칼튼이 등장하고 시장의 흐름이 바뀌었다. 럭셔리 호텔도 럭셔리함을 지키며 글로벌 시장으로 무한정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첫 사례였기 때문이다.


당시 이례적으로 직원 교육에도 막대한 투자를 했다. 특히 단순 서비스 기술 연마가 아닌, 마인드셋에 많은 공을 들였다. 리츠칼튼의 모토는 "우리는 신사숙녀를 모시는 신사숙녀입니다."이다. 리츠칼튼에 방문하는 손님들은 매너와 품위를 갖춘 세련된 신사 숙녀이며, 그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들 역시 세련된 신사 숙녀라는 셈이다. 직원들이 품위를 갖춘 신사 숙녀이니 만큼, 스스로를 소중히 여겨야 하며, 품위 있는 행동, 품위가 담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은 무조건 왕이라는 한국식 갑을관계의 서비스 개념과 정반대. 이 때문에 리츠칼튼 직원들은 어디에서나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매너 있는 손님에게는 최선을 다하지만, 흔히 말하는 진상 고객의 무례한 행동이나 말도 안 되는 요구는 과감하게 거절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리츠칼튼 직원의 마음가짐, 행동양식을 갖춘 크레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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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스스로를 '갑'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을'이 아니라, 매너 있는 손님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럭셔리하고 세련된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마인드 교육에 많은 공을 들였다. 하지만 현재 이러한 리츠칼튼의 모토가 리츠칼튼이 탄생한 유럽, 미국이 아닌, 아시아에서 더 잘 지켜지고 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리츠칼튼은 그렇게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시장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리츠칼튼의 수많은 노하우들을 알게 된 브랜드들이 우후죽순 등장했고, 경쟁자들의 등장으로 리츠칼튼은 그저 그런 올드한 호텔이 되었다. 할아버지 시절 최고였던 호텔 같은 느낌이랄까? 리츠칼튼은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리브랜딩을 시도한다. 이 역시 당시로서는 전혀 새로운 방식의 리브랜딩이었다.


리츠칼튼이라는 브랜드를 '리츠칼튼'과 '리츠칼튼 리저브'로 분리시켜 버렸다. 리츠칼튼 위에 '리츠칼튼 리저브'라는 초고급 브랜드를 하나 더 론칭했다. 마치 스타벅스 위에 스타벅스 리저브를 만든 것처럼. 사실 고급 호텔은 이런 방식의 브랜드 확장을 절대 하지 않는다. 기존 고급 브랜드의 가치가 '고급'에서 '그저 그런 브랜드'로 하락해 버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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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리츠칼튼은 럭셔리 호텔의 선구자답게 영리했다. '현대 vs 전통', '일관됨 vs 지역 특색', '호텔에 가까운 프로퍼티 vs 빌라 리조트에 가까운 프로퍼티'로 브랜드 간의 정체성을 완벽하게 구분 지으며 다시 럭셔리의 대명사로 부활했다.


리츠칼튼은 '현대적인 도시, 현대인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에서 일관되고, 세련되고, 품위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럭셔리 브랜드'로, 리츠칼튼 리저브는 '리츠칼튼의 품위 있는 서비스는 계승하지만, 일관됨보다 로컬 문화, 전통, 양식을 융합한 개성 강한 울트라 럭셔리 리조트'로.




#2. 리츠칼튼 방콕, 리츠칼튼 브랜드의 변화를 단번에 알 수 있는 곳

리츠칼튼 방콕은 여러 면에서 인상 깊다. 리브랜딩 후 리츠칼튼이 추구하는 모든 요소를 총집합시켰기 때문이다. 우선 전망이 압도적이다. 리츠칼튼은 리브랜딩 후 입지 선정에 많은 변화를 주었다. 최근 오픈한 리츠칼튼은 몇 가지의 공통점이 있는데, (1) 도시 한복판이자 돈이 모이는 동네(부자 거주지역, 금융지구 등) 중심에 들어갈 것. (2)초고층 빌딩 내 입점을 우선시할 것. (3) 자연과 관련된 도시의 랜드마크 전망을 확보할 것. 파크하얏트와 굉장히 비슷한 입지 선정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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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칼튼 방콕 역시 위 요소를 모두 갖췄다. 고급 주거 단지, 고급 상업 단지가 모인 고층 빌딩 원방콕에 입점해 있다. 방콕에서 짜오프라야강과 함께 대표적인 자연 랜드마크로 꼽히는 '룸피니 공원 전망'을 끼고 있다. 심지어 전망도 상당히 좋다. 탁 트인 룸피니 공원 전망이라는 표현이 걸맞을 정도. 또한 발코니가 있는 객실들이 있는데, 룸피니 공원을 정면으로 내려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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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인테리어 역시 상당히 현대적이다. 리츠칼튼 특유의 과한 블링블링함을 한 껏 덜어내고, 한층 차분해졌다. 여전히 화려한 장식의 조명, 현란한 바닥 패턴은 사용하지만 베이지, 우드 톤을 많이 사용해 눈의 피로를 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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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만의 공간에서 룸피니 정원을

이왕 리츠칼튼 방콕에 숙박하기로 했다면, 무조건 발코니 객실을 예약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공원뷰를 상당히 좋아한다. 울창한 공원일수록 4계절의 변화가 뚜렷해서, 같은 전망이라도 매 달 분위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한 오션뷰와 파크뷰는 다른 특징이 있는데,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호텔은 많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울창한 공원을 탁 트이게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을 가진 호텔은 그리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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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들은 대부분 도시 한복판에 들어서는데, 글로벌 대도시 중 울창한 공원을 가진 도시가 의외로 많지 않기 때문이다. 뉴욕 센트럴파크의 규모까지 비교할 필요도 없다. 서울의 서울숲, 방콕의 룸피니공원 규모의 공원을 가진 도시들도 손에 꼽는다. 그렇기 때문에 더 희소성 있고 소중한 전망들이다. 타월과 가운, 베딩은 프레떼. 어매니티는 딥디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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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턴다운 서비스가 제대로다. 럭셔리 호텔의 교과서 답다. 잠들기 좋게 조명을 낮추고 커튼을 쳐둔다. 침대 역시 한번 더 깔끔하게 정리를 해주고, 사람이 오르락 내리락 할 수 있도록 모서리를 접어둔다. 바닥에는 매트를 깐 후 슬리퍼를 가지런히 놓고, 협탁에는 물과 물컵을 가지런히. 잠자기 전에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로컬 디저트도 놓아둔다. 리츠칼튼 방콕은 타이 리치(Thai Lychee)를 두고, 타이 리치가 어떤 의미인지도 안내해준다. 침대 위에는 룸서비스 조식 메뉴를 올려둔다.




#4. 부대시설도 리츠칼튼 정석 대로

부대시설도 리츠칼튼 정석 그대로다. 클럽 라운지, 스파, 피트니스 센터, 야외 수영장. 레스토랑도 프렌치 레스토랑, 태국식 인터내셔널 레스토랑, 바 등이 있다. 우리가 예상하는 시설들이 그대로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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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칼튼 방콕이 원방콕 단지내에 있어 이득을 보는 의외의 장점이 있다. 생각치도 못한 부대시설들이 생겨버렸다. 어르신들을 모시고 왔을 때 상당히 편리하다. 리츠칼튼 방콕 바로 옆 건물에 원방콕 아케이드가 있다. 비빔밥, 곰탕 등 한식당들 부터 어르신들에게도 익숙한 스타벅스, KFC. 미츠코시 백화점의 푸드마켓과 세븐일레븐 편의점, 무인양품, 드럭스토어까지 있어서 여행에 필요한 대부분의 것들을 해결할 수 있다. 길을 바로 건너면 나타나는 룸피니 공원도 큰 장점. 어른들이 걷기 운동하기 딱이다.




#5. 우리 모두 '품위 있는 신사숙녀가 되는 곳'을 지향하는 서비스

리츠칼튼에 있으면 투숙하는 내내 마음이 편하다. 서비스의 수준 때문이 아니라 의외의 이유 때문이다. 진상 손님의 비율이 현저히 적다. 리츠칼튼에서는 떼를 써봤자 안 되는 것은 안되기 때문이다. 손님이 무례할수록 그 손님이 제공받는 서비스의 수준은 낮아지고, 손님이 직원을 존중해 줄수록 상상도 못 한 서비스가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가끔 해외 호텔에서 무례한 아시아 손님들을 마주칠 때면 움찔하는 순간들이 있다. "저 사람이 한국 사람이면 어쩌지?", "직원이 나도 편견을 가지고 볼 텐데?". 그리고 그 진상 손님 입에서 한국어가 튀어나오면 절망스러워진다. 아... 이 호텔에 한국인 직원이 있으면, 그 직원은 오늘 '너희 나라 사람들은 대체 왜 그래?'라는 눈초리를 받을 텐데..라는 걱정을 하며 말이다. 나 역시 다국적 기업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그들이 느끼는 씁쓸함을 상당히 이해한다. 하지만 리츠칼튼에서는 마음이 편하다. 이런 무례한 행동들이 씨알도 안 먹히기 때문이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호텔 직원들에게 매너 있게 대할수록, 내가 제공받는 서비스의 품질이 떨어지는 경우다. 어차피 까다로운 손님이 아니니, 케어의 대상에서 제쳐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리츠칼튼은 다르다. 내가 직원에게 매너를 갖춘 신사숙녀가 될수록, 그들 역시 더 세련되고 품위 있는 서비스로 나를 케어해 준다.


리츠칼튼 방콕 역시 직원들의 매너 수준이 상당하다. 한번 내 이름을 파악한 직원은 나를 마주칠 때마다 내 이름을 불러준다. 기억력이 어마어마하다. 기억력이 좋지 않으면 호텔리어를 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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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칼튼 방콕은 여러 면에서 나의 편견을 깨준 프로퍼티다. 현재 메리어트에는 최고의 럭셔리 브랜드 양대 산맥이 있다. 바로 '리츠칼튼'과 '세인트레지스'. 두 브랜드는 여러 면에서 상당히 다르다. 어느 브랜드가 더 뛰어난 것이 아니라, 지향하는 색깔 자체가 달라 호불호의 영역이다.


리츠칼튼은 표준화된 서비스로 호텔 직원 전체가 손님을 대접해 주는 느낌이라면, 세인트 레지스는 내 전담 직원들이 1:1로 맞춤 케어를 해주는 느낌이다. 리츠칼튼은 화려한 분위기라면 세인트 레지스는 조금 더 수수한 분위기. 사실 내 취향은 세인트 레지스이다. 하지만 리츠칼튼 방콕을 방문하면 이 마음이 흔들린다. 리츠칼튼의 새로운 브랜드 철학이 그대로 담긴 프로퍼티이기 때문이다.


*베개 : 중간 베개 2개씩

*매트리스 : 약간 소프트

*덮는 이불 : 가벼운 편


*바닥 : 나무 + 침대 주변 카펫

*TV : 스마트TV, 모바일과 연결 후 넷플릭스, 유튜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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