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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na Cho Jun 27. 2023

여행 어디까지 가봤니~?

기안84와 내 여행기  비교 후기

얼마 전에 내가 MBC에서 하는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2'라는

프로그램을 보고 기안84라는 출연자에

관해 글을 쓴 적이 있었다, 첫회를 보면서도

기존 여행 프로그램의 출연자들과는 사뭇

다른 연출을 보여 주어, 흥미를 넘어

이게 연출인지 진짜 출연자의 리얼

모습인지에 대해 의문이었는데,

나는 지난 3회 차 방송을 보면서

그 기이함에 다시 한번 땅을 치며 웃을

수밖에 없었다.

 

정말 출연자가 인도 이곳저곳을 다니며

하는 행동이나 현지문화를 대하는 모습이

존중을 넘어 내가 봤을 땐 생경 그 자체였다.

1회에 이어 3회까지 그 기이한(?) 모습은

말로 이렇다 하게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나도 여행을 여기저기 많이 다녀본지라

여행지에서 물건을 살 때 충실히

호구가 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건 내가 어떻게 잘한다고 해서

호구가 될 수 있고, 없고 가 아니고,

그냥 그 낯선 분위기와 언어에 어느 정도가

적정 가격인지, 아닌지도 알 수가 없고,

설마 나한테?라는 생각을 하고,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그냥 넘어가거나,

여행지에서 실랑이를 하고 싶지

않은 게 가장 큰 요인이 되어 그냥

부르는 값을 치른 거 같다.


출연자인 기안84도 길거리를 지나가다가,

마사지사들에게 거의 연행되다시피 하여

마사지를 받는 장면이 나왔는데, 무려 5명이

기안84 한 명에게 서로 달려들어 팔, 다리

몸통, 머리등을 맡아 마사지를 하기 시작했고,

계산을 할 때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6명이 돈을 받아갔다.


결국 지나가던 한 명은 우르르 돈을 받자,

지나가다가 손을 내밀어 돈을 받은 경우이고,

그렇게 되자 마사지를 한 사람이 험한 얼굴로

뭐라 뭐라  하면서 그 사람의 돈을 빼앗자

기안84가 바로 지갑에서 돈을 꺼내

그 행인에게도 주면서 '싸우지 마세요' 

'Peace, 피스를 외쳤다'. 여기서 난 참 

기안84가 인간적이다란 생각이 들었다.


결국 자기는 한국 돈 가치로 한 사람당

나눠준 약 8000원이란 돈이 '본인한테

큰 가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여행지에서

실랑이를 하고 싶지 않아서 그렇게

나눠 줬다'라고 인터뷰하는 장면이 나왔다.


사실 기안84는 서울에 빌딩도 있고,

본인의 일에서도 오랜 시간 탑자리를

유지하는 꽤 자산가로 알고 있는데,

하는 행동이나, 행색이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 것도 그의 부를 일구는데

큰 몫을 했으리란 생각이 들었고,

그 반면에 쓸 땐(?) 쓰는 그의 모습이

가진 자의 여유와 본보기가 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게 어떻게 보면 여행지에서 전형적인 호구

역할이고, 다르게 보면 기안84의 인간다운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TV를 보면서 다음 여행자를 위해서

어느 정도 적정선을 지켜 주면 좋겠다란

아슬아슬한 생각이 들었다, 너무 야박하게

굴어 여행자의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마지노선을 지켜졌으면 하는

바람...


그도 12시간이 넘는 기차값이

500루피인 거를 알고 나서 그에 반해

마사지 같지도 않은(?) 마사지를

길거리에서 2~30분 받으며 한 사람당

500루피씩 서로 달려들어 받아 간 것에

대해  결국 그도 '화가 난다며 돈을 좀

아껴야겠다고 말을 했다.'


나도 수많던 나의 여행을 되돌아보면

특히 여행을 다니기 시작한 초반에 더욱이

나는 여행을 매우 즉흥적으로 숙소만

예약하고 가는 편이라 현지 물가나 돈

단위에 대해서도 잘 모르면서 다닌 적이

있다. 그러다 보면 제대로 호구가 된 적이

한 두 번이 아닌 거 같다. 특히 동남아에서

돈단위가 한국과 다르게 너무 큰 거에 비해

한국과 비교하면 물가는 또 싸고 해서 그들이

부르는 가격을 성큼성큼 내줬던 거 같다.

물론 'THANK YOU'라는 상냥한 말과 함께

말이다. 어찌나 그들의 표정이 즐거워

보였던지 아직도 그들의 얼굴이 생각이 난다.


그런데 여행지에서 가장 중요한 건

현지인들과 시비를 붙지 않는 것이

나는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알게 모르게 서로 연결이

되어있고,  금세 무리를 만들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해코지가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이 건 꼭 명심하는 게 좋을 거 같다.


그리고 나는 혼자 여행을 많이 다녀서

그게 습관이 되어 있긴 한데, 혼자

여행을 다닐 땐 특히 돈을 꺼내거나

할 때 많은 돈이 외부에 노출이 되지

않게 하는 게 좋겠고, 짐을 맡아 달라거나

어떤 물건을 줄 때는 설사 그 물건이 탐나거나,

주는 사람의 선한 의도가 있다 하더라도

그 의도까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쳐다보지도

않는 게 좋을 거 같다. 갑자기 돈을

요구할 수도 있고, 위험한 물건

일수도 있으니 말이다.


또 당연한 말일수도 있는데, 물건을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다, 여행지에서

물건을 잃어버리게 되면 그 여행을 망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여권,

지갑, 휴대폰등 여행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물건은 절대 내 눈에서

떨어지지 않게 두는 것이다. 정말

위에서 내가 말한 물건이 내 몸에서

벗어나는 순간 그냥 없어진다라고 생각을

하면 될 정도로 각별히 주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사진을 찍는다고 본인

짐을 어디에 두고, 사진 찍는데 정신이

팔리게 되면 그곳이 아무리 번화가라도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 물건을 주인 없는

짐 취급을 하기 때문이다.


내가 여행지에서 했던 행동 중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나의 행동 중 하나가 내가 혼자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어느 유명한

빠에야맛집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젊은 한국 남자가 와서 오늘

도착을 했는데, 핸드폰을 소매치기당해서

숙소를 찾아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핸드폰을 잠시 빌려 달라고 했다....;;


나는 다리가 불편해서 그가 내가 건네준

핸드폰을 들고뛰면 나는 그대로 나의

핸드폰과 여행 하루 만에 생이별이 되는 

상황이었는데, 나는 그의 애처로운 

표정에 일말의 고민도 없이 내 핸드폰을 

건네어준 적이 있다...

그런데 정말 다행스럽게도 그는 내 핸드폰을

들고뛰지 않았고, 몇 차례 인터넷 검색을

한 뒤 고맙게도 나에게 내 핸드폰을

돌려주었다... 그런데 나는 그가 뒤돌아

가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 건가 하는 생각과 안도감이 들면서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


물론 여행을 가서 우연찮게 감사하게도

현지인의 도움을 받은 적도 여러 번 있긴

하지만, 여행지에서 약간의 경계심을

놓지 않는 건 여행을 즐기는 거만큼 중요하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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