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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na Cho Jul 06. 2023

방향의 차이

저는 오늘은 이 방향으로 가겠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내 안의 무언가를

끌어내기도 하고, 또 뭔가를 비우기도

하는 작업인 거 같다.


길고 어려운 문장의 글을 쓰는 건

아니지만, 자주 글을 쓰면서 느끼는

감정은 감사함이다.


우리 회사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

가끔은 일을 하다 보면 '아 어떻게 저렇게

싸가지가 없을 수 있을까'싶은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같은 팀도 아니고, 그냥

오며 가며 마주치는 사람인데도 내가

타려고 할 때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려고

하자 먼저 달려와 문을 잡아주는 사람,

내 이름 앞에 예쁜이란 단어를 넣어

인사해 주는 사람... 참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


이런 사람들 속에서 나는 어떻게 직장생활을

영위해야 할까를 생각해 보면 윗사람한테,

상냥하고, 가끔은 아부도 떨면서 지내면

좋겠고, 후배에게는 지갑을 열고,

말을 줄이면 좋은 사람이 될 수도 있을

거 같다. 물론 일도 잘하고 말이다.


여담이지만, 내 능력밖의 일이긴 한데,

윗사람에게 아부를  기가 막히게 하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와 정말 저것도 능력이다 싶을 만큼

가끔은 그 능력이 부럽기도 하다. 그런데

가만히 그 사람을 보면 자신의 영혼은

출근할 때 집에 놓고 왔나 싶을 정도로

의견이 없다.


또 거의 사무실 레이아웃이 비슷하겠지만

사람들이 쭉 앞/뒤로 나란히 앉아 있는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그중에서 자기보다 좀 더

힘 있어 보이고, 도움 될 거 같은 사람에게만

자기가 갖고 온 간식을 나눠주는 모습을

여러 번 보기도 한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그렇게 선택받아

간식을 받은 사람들은 정작 그 사람에게

별관심을 크게 두지 않는다... 물론

그 사람도 알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의

자기편 만들기는 아직 끝나지 않은 거 같다.


그리고 더 놀라운 건 자기가 필요할 땐,

간식을 주지 않은 나한테도 와서 간,

쓸 깨도 빼줄 거처럼 찾아와서 부탁을 한다....

이것도 정말 정말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어떻게 대놓고 건너뛴 나한테 와서 저런

부탁을 할 수 있을까.... 정말 각자 살아가는

방식이라면 방식이지만, 초등학교라면

이해가 가는데, 다 큰 성인이 모여있는

사무실 안에서 그려지는 풍경이다.


그런데 더 엽기적인 것은 내가 그 사람의

부탁을 긴히 들어준다는 것이다...

그냥 그렇게 한다... 이것도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라면 방식이라고 하자...


회사에서 누구를 붙잡고 감나라 배나라

할 수 없는 일이고, 어쩌면 저렇게

못하는 내가 바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나는 뭐 그렇게까지 살고 싶지 않고,

당신도 돈 벌러 여기 왔고, 나도 돈 벌러

여기 와서 내 시간을 팔고 있지만,

내 영혼까지 회사에 팔고 싶진 않다.


시간이 좀 지난 얘기이지만 나의 이런

대쪽 같은 성격을 보고 한참 어린 후배가

자기는 회사에 오는 순간 연기자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그래서 회사에선

자신은 없고, 연기자 후배가 있는

것이다... 요즘 세대들답게 당차고,

어찌 보면 나와는 사회생활은 타고난

아이구나란 생각이 든다.


어차피 사회생활을 할 거면 자기에게

좀 더 유리한 쪽으로 좀 더 편하게

사회생활을 할 수 있으면 좋은 거니까

나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이렇게 고된 사회생활을 10년 이상

하고 있는 나와 삼성 이재용 싸와

행복지수를 비교하면, 그 사람은 100인데,

나는 10이고 그럴 거 같진 않다. 각자

자신이 가진 거만큼 고통도 있을 테고,

그에 비해 나는 가진 게 많이 없어 좀 더

자유롭고 머리가 덜 아플 수도 있을 거 같다.


그냥 자기 자리에서 자신의 삶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의 방향 차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내 삶의 좀 더 좋은 쪽으로 보려 하고,

안 좋은 일이 생길 때도 그 순간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르지만 이 정도인걸

감사하려고 한다.

굳이 나의 인생의 방향을 좋지 않은 곳으로

돌리려 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조금씩

해내 면서 살아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다만 나의 이런 소소한 삶에 자주 태클을

걸어오는 것이 자주 아픈 것이다. 내가

언제, 어디가 아플지 예견할 수도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아프면 그 상태에서 최선을

다하기로 한다.

빌라촌에 작은 9평짜리 집이어도 전쟁 같은

하루를 끝내고 가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

쐬면서 누울 자리 있는 것도 감사하고,  추우면

덮을 이불도 있고, 나를 위로해 줄

반려식물들도 있고, 허기를 채워줄 음식도

있고...

낼 회사에 입고 갈 옷도 있고 출근하다가

당 땡기면 빵 하나 사 먹을 돈도 있으니...


나는 마구마구 행복한 사람인 걸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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