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ena Cho Jun 19. 2024

토리야 시간이 너무 빠르다.

카프페 디엠

토리랑 같이 자고, 출근하기 전에 토리

산책시키고, 밥 주고, 퇴근 후에 산책하고,

밥 주고, 토리 잠깐 마사지하는 정도가

토리랑 내가 함께하는 시간의 전부이다.


이것만도 충분하다란 생각은 안 했지만,

나한텐 벅차고, 힘들다란 생각이

들어서 어쩔 수없다고 생각을 하고

지냈는데, 힘은 좀 더 들겠지만 토리랑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시간을 더 낼 수 있다는 걸

근래에 깨닫게 되었다.


출근 전에 산책을 하려면 일찍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토리랑 나는 일찍 잠을

자는 편이다, 겨울엔 8시쯤 자고, 요즘처럼

낮이 긴 때는 9시쯤 잠자리에 든다.

물론 침대에 누웠다고 해서 바로 자는 건

아니고, 누구나 그렇듯 자기 전 휴대폰을

하다가 자게 된다. 여느 날도 평상시

처럼 불을 끄고 토리랑 침대에 누워

내가 웹서핑과 유튜브 세계를 열심히

넘나들고 있는 중에 은연중에

고개를 돌려보니 자는 줄 알았던

토리가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순간 산책하고, 밥 주는 게 전부가 아닌데,

나 힘들다는 이유로 토리랑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갖지 않는구나란 걸

알게 된 것이다, 토리가 사람이라면 얼마나

내가 한심해 보였을까란 생각과 함께

말이다... 물론 나도 힘들게 일하고 와서

잠자기 전에 당연히 휴대폰 좀 볼 수 있으나,

그 시간을 조금만 나누면 토리랑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평소보다 훨씬

많을 거 같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얼마나 편하면 이러고 자고 있을까하는...나혼자만의 착각은 아니길...

토리랑 함께 하고 나서 평소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낀 건에 두 배는 더 빨리 간다는

생각이 든다. 토리는 인간처럼 100세

시대를 함께 할 수없다고 생각하니

말이다.


입양 후 들른 병원에서 토리 추정나이가

5살쯤이라고 하니 그래도 지금은 어려서

그런가  내가 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에

계단 대신  높은 침대에서 그냥 펄쩍 뛰어

내리고, 뛰어 올라가거나, 흰 솜털 사이로

드러난 핑크빛 속살을  아직은 그래도

많이 어리구나를 느끼게 되는데, 강아지는

10살만 돼도 사람의 노년의 노년을

더한 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하니 토리의 노년에 대해 생각을 하다 보면

시간이 지금보단 조금은 천천히 가면

좋겠다란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나이가 들어도 사랑스럽고, 귀엽겠지만,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아진다는

것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먹먹해지기만

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집에 온 지도 6개월이 되어가니,

토리 입장에서도 자기 집이라고 생각하는지

집안 곳곳에 자신이 좋아하는 스팟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내가 출근 할때도 하루종일 여기 있으면서도 또 여기 이러고 있다....
혼자있고 싶어, 나가줄래?!;;;

내가  집안일을 하면 자신이 편한 곳에 자리를

잡고 나의 움직임을 살핀다.

그게 침대 밑일 때도 있고, 문 앞 자기 침대가

놓인 곳이거나, 화장실 문 앞, 소파 위 또는

소파 밑 카펫... 내가 움직임이 많을 땐 

문 앞에 놓인 자기 침대에 있고, 내가 화장실에

있으면 당연히 화장실 문 앞에 있는다...

내가 주방에서 일을 자기 밥그릇이

놓인 곳과 가까운 소파 밑이거나 위에 있다.

그리고 자기 몸이 피곤할 땐, 안방 우리가

자는 침대밑에 있는다.

이런 날은 애견카페에서 좀 많이 뛰다

온 날이거나, 조카들 아기들과 함께 했을

때이다, 이런날은 나라도 혼자 있고 싶을 거같다...

심지어 이곳은 내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보이지 않는 곳인데, 토리는 불꺼지 어두운

방 침대밑 카페 위에 조용히 엎드려 있는다.

토리 속마음: 혼자 있고 싶다...

그래서 나는 내 앞에서 토리가 보이지

않을 때 내가 하는 행동에 따라 내 시선이

토리가 있는 곳을 순차적으로 이동하는

것도 신기하다.


동물은 현재가 좋으면 그걸로 그냥

평온하고, 좋은데 인간은 현재가 좋아도,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하며, 현재를 즐기지

못하고 더 편하고 좋은 것을 찾기 때문에

삶이 고통스럽다고 한다, 사실상 이렇게

상상을 하다 보니 정작 좋은 것을 만나도

내 상상에 비해... 라며 실망하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동물은 상상을

하지 않다 보니 지금이 좋으면 그냥

지금이 좋고, 걱정이 없다고 하는데,

결국 인간은 상상을 하기 때문에 인생이

괴롭다고 한다. 그러면에서 나도 토리와의

먼 훗날 이별을 상상하며 걱정하는 시간을

중단하고 지금 건강하고, 귀여운 토리와의

일상을 만끽해야겠다.

좌:일산의 어느 한적한 길이였는데, 으쓱해서 무서웠다... 우측: 안산 자락길 초입

토리야 지금 네가 행복하면 나도

지금 행복해~카르페 디엠~!!

카르페 디엠~

매거진의 이전글 유해한 무해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