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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na Cho Jul 12. 2024

소중한 건 바로 나~~

내 일상은 직장 아니면 토리일 정도로

토리가 내 삶이 되어 가고 있다.

주변 지인이나, 친구들, 가족들과도

이야기를 나눌 때면 돌고 돌아 나의 화두는

토리이다.

누가 만나자고 해도 토리 때문에...,

밥을 먹자 해도 토리 때문에...

가끔은 나도 좀 신경 쓰이고, 불편

하기도 하지만 아직까진 토리랑

함께 하는 게 좋다.


토리는 참 똑똑하단 얘기를 많이

듣는다, 가는 병원마다 수의사들이나

토리를 좋아하지 않는 언니들도

똑똑하다고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눈치가 빤하게 너무

보인다, 가끔은 토리와의 기싸움에서

내가 지기도(?) 한다. 토리는 일상적으로

내가 하는 말을 잘 알아듣는다, 가끔

새벽 시간(2~3시)에 산책을 나갈 때가

있는데 그때는 집 앞에서 목줄을 하지

않고 짧은 산책을 할 때면, 내가 가라면

가고, 멈추라면 멈추기도 하는데 때로는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밖으로

나가자마자 냅다 뛰는 경우도 있지만,

내가 이리로 오라고 하면 가던 길을 멈추고

서 있거나, 다시 내 쪽으로 돌아온다.

어느 날은 지나가던 아저씨가 그 모습을

보더니 '강아지가 말을 잘 알아듣네라며'

말을 하고 갈 정도이다.


새벽 2~3시에 산책을 나갈 정도이면,

나의 화두가 당연히 토리일 수밖에

없을 거 같은데, 이 건 토리가 저녁산책

후에 뭔가를 좀 많이 먹었다 싶을 때

가끔 하는 거고, 그나마도 새벽에

어두 컴컴한 골목길이 토리와 내가

위험할 거 같아 하지 않기로 했다.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토리는

산책 후에 내가 '들어가'라고 말을 하면

화장실로 바로 들어가고, 때로는 내가

말을 하기 전에 화장실로 갈 때도 있다.

 토리 조인트는 소중하니까 온 바닥에 매트는 필수~

그런데 가끔은 산책을 좀 오래 했다 싶은

날은 나의 눈치를 보면서 화장실로

들어가지 않고 있을 때가 있다.

그런데 그 눈빛이 내가 지금 화장실

들어가야 하는 건 알지만, 들어가기 싫어

(발 딱기 싫어)라는 눈빛이 빤히 보인다.

하지만 발을 안 닦을 순 없어 내가

화장실에서  들어오라고 몇 번 말을

하면 결국은 실랑이 끝에 스스로 무거운

발걸음을 떼고 들어온다.


그리고 더욱이 내가 처음부터 토리 발을

닦을 때마다 앞에 발을 손이라고 교육을 했고,

뒤에 발은 발이라고 명명을 해놔서

앞에 발을 닦을 땐 '손'이라고 하면 앞에

발을 들고, '발'이라고 하면 뒤에 발을

들어준다.


그런데 가끔은 무의식 중에 내가

앞 발을 닦으려고 내 손을 앞발에

데고 있으면서 '발'이라고 하면

아이가 균형을 잡지 못하고, 앞발과

뒷발 중 어떤 걸 들어야 할지 뒤뚱 대며

고민하는 모습을 보일 때가 있는데,

참으로 귀엽다.

토리는 산책과 먹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다행히도 내가 아직까진 두 개다 실컷

해줄 수 있는 거라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물론 산책은 나도 다리가 아파서 할 때마다

무릎에 통증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하루

두 번 이상은 꼭 하고 있다, 역시 먹는 것은

정말 남 부럽지 않게 해 줄 수 있고, 이게

내가 직장 생활을 오래 해야 하는 이유

이기도 하다.


토리가 처음 왔을 때보다 살이 약 400g 정도

쪘는데, 살이 쪄서 좋을 건 없을 거 같아

먹는 걸 좋아하지만 적절히 조절해서

주려고 한다. 그리고 토리는 과일이나

채소도 좋아해서  가끔 수박이나, 파프리카

당근, 파인애플 참외등을 잘게 썰어

주는데, 오이랑 당근, 방울토마토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거 같다. 다른 것은

주자마자 환장을 하고 먹는데, 이 건

몇 개 먹고 안 먹는다...;;

그리고 블루베리는 매일 5알씩 주고 있다.

토리 밋밋한 맛의 스크램블 에그와 블루베리 간식,  방토는 나만 먹는걸로..

또 요즘 토리가 자주 듣는 말이 표정이 

좋아 보인다는 말이다, 표정은 정말 처음

왔을 때보다 표정의 변화도 많고,

정말 이 아이가 지금 좋구나라고

느껴질 정도로 표정도 많이 밝아졌다.

정말 감사하고, 다행이다.


예전엔 그냥 집-회사만 반복하는

삶에서 이제 토리가 포함된 내 삶에선 

집-회사-산책의 무한 굴레 속에서,

토리가 없을땐 집 주변 골목길은

이런 골목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내가 사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생소한

길이였는데, 이제 새로운 산책로를

탐색해야 할 정도로 집 근처 골목길은 

수백 번은 오갔을 테고, 한강은 일 년에 

두세 번 가면 많이 가는 거였는데, 

이젠 한강을 포함해 한강 둘레의

공원 및 산책로까지 모두 섭렵할 정도이다.


그러면서 알게 된 건데 서울에 참 갈 곳이

많고, 서울에 대한 이미지가 회색도시,

고층건물 등 이미지였다면 토리와 함께하면서

부터는 공원과 나무가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정말 요즘 월드컵 공원은 눈 정화하기

좋을 정도로 커다란 소나무, 푸른 잔디, 저수지,

계곡물 등... 거기다 중간중간 수많은 벤치에

한강까지도 도보로 갈 수 있어 시간이 많을 때

한 번씩 가서 바람 쐬고,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반복되는 일상이 재미없고, 뭔가 재밌는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 한 번씩

가까운데라도 가서 맑은 공기 마시며,

두 눈에 초록빛 잔디와 나무들 사이에서

월리를 찾듯이 파란 하늘 속에서 흰색

구름을 쫒다 보면 어느새 내가 조금 행복한

사람이구나를  느끼게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살다 보니 행운은 바라지도 않고, 행복

역시도 누가 갖다 주는 건 없다, 내가

지금 행복하다고 느끼면 그게 행복이고,

삶의 재미인 것이다. '나 자신' '알면 

실천하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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